봄빛 젖어든 山河 일렁이는 달 그림자
작은 여행 가방에 빛 바랜 기억을 담아
밤 열차 차창에 머릴 기대고
흔들리고, 흔들리며 잃은것, 잊은것을 찾아
나도 때로는 홀로 떠나고 싶다.
천년을 한 빛깔로 노래하는 해 뜨는 바다에
파도로 부서지고 물새로 날며
빈 조개 껍질 가슴 쓸어안고
처음으로 한번 목 놓아 울어보고
부둣가 선술집 아슴한 불빛 아래
비린내 풍기는 낯선이들 틈에서
젖가락 장단 안주삼아 탁주 한사발 마시고
그네들의 투박한 삶에
내 때절은 영혼을 부비고싶다.
흙먼지 뽀얗게 이는 산길
굽이굽이 감아돌아
진달래 만개한 산 그림자
봄 햇살 마당 가득 널려있는
어느 집 삽짝문 밖에서
심심함에 목이 긴 산골 아이의 졸음을
갸웃이 들여다보고
봄비라도 내리면 좋지
어느 가겠집 추녀 밑에서 비를 피하며
비속에 젖어드는 세상을 바라보아도 좋지.
시끌벅적 난장 벌린 오일 장터에서
막국수 한그릇에 허기 채우고
걸찍한 장타령에 장단 맞추다
길 떠난지 오래된 동무 한명 만나
그 님따라 저무는해 뒤로하고 재 넘으면 좋지.
도무지 가벼워지지 않는 삶의 등짐을
내 발길 닫는 곳마다 조금씩 내려 놓고
봄 푸르름으로
내 떠난 자리로 되돌아올 수 있다면
이 봄이 복사꽃 잎파리로 떨어지기전에
나 홀로 봄을 안고 떠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