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무를 사랑한것이다
푸른색의 싱그러움으로
빛나던 이슬의 생기로
풋풋히 적셔주던 가슴따스함으로
온전한 일치의 희열로
빛나던 태양을 향한 시선으로
억겁을 기다려온 지상에서의 만남으로
남아있는 생명의 아쉬움으로
비가 되어 스미고픈 소멸의 욕망으로
눈이 되어 감싸고픈 포용의 갈망으로
생성과 성장과 소멸을 거쳐
남은것 하나 없다 하더라도
말라 시들고 온기하나 없어지더라도
나 그 곁에서
뿌리 구석 구석 사랑으로 핥아
생기 되어 줄 수 있는
그 나무의 부분이 되고 싶었다
탯줄처럼 끈어지지 않는
그 나무의 흙이고 싶었다
양수처럼 편안할 수 있는
그 나무의 물이되고 싶었다
어느 계절에 서 있어도
어떤 모습으로 있어도
어떤 상태일지라도
나는
그 나무를 사랑한것이다
200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