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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나무꽃과 라일락꽃의 웃음...(영상시-홈으로 옮김)
BY 얀~ 2001-04-22
***등나무꽃과 라일락꽃의 웃음 / 양동숙***
볼링장 담장에 기대선
보라빛 등나무꽃을 보았네
몇 걸음 들어서니
라일락꽃 향기가 코를 자극하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볼링장 북쪽 담장에서
둘이 싸우고 있었네
라일락이 말했지
"동여 매지 말아...숨막혀..."
등꽃은 말했지
"난 몸을 지탱하려면 어쩔 수 없어..."
라일락이 슬퍼서 말했지
"욕심쟁이 햇볕 좀 나눠 주렴..."
등꽃이 말했지
"많은 사람을 환영해주려면 난 더 뻗어야 해..."
라일락이 말했지
"주렁 주렁 니 꽃이 나를 감춰도 내 향기는 어쩌지 못해...."
한참 듣다가
"라일락꽃 친구도 등나무꽃 친구도 싸우지 말아요....."
코웃음으로 말해줬지
"비슷한 옷 입고 멀리서 보면..다정한 친구인데..."
둘이 살랑 바람에 흔들렸어요
"등꽃아 넌...사람이 오면 손을 뻗어 손짓하고...."
"라일락꽃아 넌....멀리 있는 사람에게 향기로 불러들이렴...."
둘이 즐거운 춤을 추었네
돌아선 발걸음이 가벼웠어요
"둘이 절친한 친구임에 틀림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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