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날
질팍한 세월속
당신의 젊음은 어디다 두셨나요
깊이 패인 주름살
못난 딸 걱정에
또 한뼘이나 들어가버린
어머니 고왔던 눈
야윈 가슴
에미 되고 보니 알겠네요
어머니 마음
이 맘때쯤
봄 소풍가던날
새벽부터 일어나
넉넉치 못한 살림에도
자식 위해 요것 조것
꼭꼭 다져 맛나게도 채워 말아주시던 김밥
그것이 어머니 사랑인줄도 모르고
먼저 한줄 드셔보라고 권해보지 못한것이
왜 이리도 후회스러운지요
어머니
전 괜찮아요
토끼 같은 녀석들 눈망울만 봐도
행복한걸요
저를 위한 걱정일랑 하지 마세요
조금 덜 부유하고
조금 덜 건강하다는 건
제가 세상 사는데 도리어 힘이 돼요
가진것 적으니 나태하지 않고
더 낮은곳 볼 줄 아는 지혜가 자라고
아파보니 겸허함도 배우고
일상의 자잘한 기쁨과 행복에
감사를 잃지 않고 살아간다면
이 또한 신이 주신 복이 아니겠어요
이젠 마음 푹 놓으시고
함박웃음 지으셔요 어머니
분홍 치마 저고리
비단결 까만 머리카락
쪽빛 고운 비녀 안 꽂아도
고우셔요 어머니
세상 누구보다도
이제는 제가 안아드릴께요
너무나 작아진 어머니 어깨
제가 보듬어 드릴께요
사랑하는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