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으로 내려가는 기차.
혼자서 기차를 탔다.
외투속에 남아있는 겨울은 그대로인데
남쪽으로 남쪽으로 달려가는 차창밖엔
봄볕이 차분했다.
첫사랑 그대가 살고 있는 남쪽 바닷가.
이 길이 끝날때쯤엔
그대가 그 땅에 서 있을까?
대나무숲엔 저녁연기의 푸르름.
동백꽃의 붉은 떨림.
남쪽 땅끝엔 그대가 그때처럼 날 기다리고 있을까?
간이역전의 빛바랜 지붕.
비어있는 화단.
향나무 몇그루.
이런 간이역을 지나고 지나다보면
내가 내릴 역전이 가까워졌다.
햇볕을 등에 지고
계단을 내려 개찰구에 들어서면
커다란 그가 서 있었다.
내 손을 얼른 잡던 그가 있었다.
남쪽으로 내려 가는 기차.
이 길이 닿을때쯤 내 그리움도 끝이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