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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걸어왔네


BY 들꽃편지 2001-02-15


그대가 걸어왔네
앞마당에 봄기운이 잦아들 때.
그게 아마도 이 맘 때 쯤일 걸.
저녁해가 조금씩 길어지고
겨울이 저만치 빗겨가던 날.
내 이즈러진 가슴에
그대가 걸어왔네.

그릴 수 있을만큼의
동그라미를 크게 그리고,
버릴 수 있을만큼의
유리조각들을 골라내며,
우린 우리만의 공간을 만들었네.

묵직한 그대 목소리가
가볍게 다가오던 날.
낯설은 그대 얼굴이
살갑게 다가오던 날.
그게 아마도 이런 초봄이었네.

그대가 걸어가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우리만의 공간을 빠져 나가던 날.
그게 하필이면 겨울이였네.

낯설은 목소리로
가벼운 몸짓으로
기어이 그대는 걸어갔네.
처음 걸어왔던 그 길로
그대는 아무것도 다치지 않고
제자리로 걸어갔네.

이 텅빈 공간에
서늘한 허무만 남기고...
난 어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