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놓아 주어야지....
꽁꽁 언 강물
다 녹았으니
이젠 놓아 주어야지
두뼘짜리 네 수조는
너무나 작은 집이어서
많이 불편했을게야
그래도 우리와의 인연이
7년여의 긴 세월 이었기에
깊은 정 들어
헤어짐이 슬프지만
어쩌겠니?
이젠
넓은 대양을 가로지르며
네 삶을 펼쳐봐
너를 통해
포근함과 다정함
자상함과 넉넉함
그리고 건강한 꿈을
배우게 된
우리 아이들과
늘 함께 있어 주어
고마웠고 행복했다.
처음 우리집에 들어 온 날
두마디 손가락 크기였던 네가
이젠 어른 손바닥 만큼 자랐으니
거친 물살 얼마든지
헤쳐나갈 수 있을게야
장수의 상징인 널 키우며
안타까운 이별 예상했었지만
그래도
건강하게 별탈 없이 잘 자라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이니?
잊지 않을게
이젠 정말 놓아 줄게....
네 세상에서 힘껏 살아보렴....
7년 동안 키우던 거북이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