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을 먹고 사는거야
구름이 가거나
바람이 불거나
작은 뿌리 땅속에 박고
비오면 빗물로 적시고
눈오면 눈속에 묻혀
풀로 그리 사는거야
구중궁궐도 아니야
호화 산정도 아니지
초가지붕 고드름
굼뱅이 보금자리
참새 멧세 재잘대는
돌담아래 거기서
풀로 그리 사는거야
이름이 무슨소용
눕고 잠자고
먹고 입는 모든 것들이
한울이면 그만이지
황금색이 뭐며
진초록이 무엔가
어우렁 더우렁
풀로 그리 사는거야
아이도 풀
엄니도 풀
남편도 풀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풀이름으로 그렇게
풀처럼 사는게
소원이야
너희 높은 의자가
우리 풀의
소원을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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