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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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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소리


BY 필리아 2000-11-06





이곳 산 속에 가만히 앉아 눈을 감는다.

그대로 누워 하늘을 본다.
바람 소리가 들린다.
바람의 무게를 그대로 느낀다.

나뭇잎새들 사이로 햇살이 비치고
난 손을 내밀어 바람을 쥐어 본다.
그 느낌은 얼마나 부드러운지...

그러나 남겨진 건 하나도 없다.

바람의 그 얼굴 본 적 없지만
그는 내게 소리로 다가온다.

나뭇잎 찰랑 거리는 소리
빈가지 사이로 불어오는 소리
구름 몰고 오는 소리
비를 몰고 오는 소리

내가 손 내밀면 늘 내게로 오는 바람
머문자리 없지만 떠나간 자리는 늘 크기만 하다.

내 안에 바람이 분다.

머물지 않으면서 떠난자의 자리는 커다란
바람의 흔적을 남겨 놓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