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하늘 깊고 푸른 호수속으로
그대가 성큼 들어섰오.
이제는 색바랜 일기장에 잠들어있는
향기잃은 마른꽃잎인줄 알았는데...
코스모스 웃음소리 자즈러지는 길목
차창으로 스치는 구름속에서 그대를 보았오.
진종일 내리는 빗속에도 그대가 있었고
신호등을 기다리는 건널목에도 그대가 있었오.
잊은줄 알았는데.....
지워진줄 알았는데.....
밤꽃이 흐드러진 산 중턱
어둠에 숨죽여 떨던 바다
추억의 갈피마다 그대의 숨소리
세월은 흘러도 이몸 함께 흐르지 못해
꿈으로 오는 그대 막을수 없었으니---
이제 내몸 쉬일곳은 해지는 들녘
향기짙은 꽃보다 마른 낙엽으로 날 덮어주오.
상처의 아픔보다 그리움의 노래로 남아주오.
-----2000년 시월, 별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