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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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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만행


BY 言 直 2000-09-22

가을 만행

전령사 떠난자리 음영은 짙어가고
염천에 얻은 신열 내려닿으니
검게탄 아해들은 한거풀 허물을 벗는구나

쪽빛아래 들녁은
흘린 땀방울 크기로 익어가는데
어느듯
내안에 웅크린 역마살은 일으나
만행길 승려를 닮는다

삶의 고뇌 바랑속에 밀처넣고
몸 정갈히 매만져
세상사 다 익히려 길 잡는다

먼 친구에게로가
속내 털어 깊이재고
이름없는 암자에 닿아
구도자 말꼬리 붙잡아 나를 견주며
낯선 도시
장터에 머물러
찌든 삶의 내음 맡으며 날 가늠한다

들판 가로질러 물가에 서서
우주를 넓혀낸다
깨달음을 얻은냥

신을 불러 여쭌다
채워지지 않는 가슴
비워야할 머리속
무엇으로 채우고 또 비워야 할지를.....
.
.
.
신은 그저 빙긋 웃을뿐
말내림이 없었다

채움은 사랑이요
비움은 욕망일진데
무얼그리 둘러 왔단 말인가.......

구월 스무이튿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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