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내리던 비가
하늘근처 먹구름 씌운 채 소리없이 내립니다<p>
모처럼 여유 부리며
늘 휴식처로 사용하던 세면장에서<p>
거리로 오가는 행인들의 한가로움과
테니스장의 생동감과 박력감이<p>
촉촉히 적셔주는 비로 인해
평화로움 마저 감도는<p>
그런 창 밖 풍경에 젖어
지나온 우리 둘의 삶이
새삼 뒤 돌아 보아지는군요<p>
우리 안식처를 마련한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은 어색하지만<p>
어둠과 함께 퇴근하여
돌아오는 당신을<p>
바쁜 핑계로
제대로 맞이하지 못하고<p>
얼떨결에 저녁상 마주 대할 때면
그제서야 얼굴 바라보고<p>
몇 마디 대화속에
웃음과 행복이 어우러짐을 느낍니다.<p>
칠흙같은 어둠속에서도
우리의 단 한칸 짜리 방안엔<p>
환한 불빛과 사랑이 충만되고
지치고 피곤한 육체를 가지고도<p>
건강하고 아름다운 정신으로
미소와 함께 잠이 들지요<p>
여명이 밝아올 무렵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뜨고<p>
잠든 당신 모습 바라보며
짧은 시간이나마 가슴 가득히 채워진<p>
말할 수 없는 무언가를 느끼며
나눌 수 있는 내 사랑은
모두 드릴것을 다짐해보곤 한답니다.<p>
봄과 함께 시작된 우리들의 삶
언제까지나 변함없는 사랑으로<p>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기를 소망하며
사춘기 소녀의 설레이는 마음으로
이 편지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