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숟갈 남은 고추장
간절일 때 찢어진 배춧잎만 모여있는 김치통
깜박 거리는 자동차 주유등
통장엔 잔액이 바닥 났다.
사내동생이 입은 티셔츠 안에서
살며시 고개 내민 누이의 러닝셔츠
작년에 신던 여름샌들 앞으로
삐죽이 밀려나온 발가락들의 웅성임.
가난은 어디서든 묻어난다
자유와 바꾼 가난.
자유와 가난은 공존할 수 있지만
자유와 모자람 없음이 공생하기 어려운 사회
그 현실에 살고 있다.
나는......
2000년 8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