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는 왔다는데
천수답 지기 마음 타버리고
섬마을 사람 목줄 타는데
하늘 구멍은 이리도 더디게 열리는가
장마는 왔다는데
비 언제 올꼬
바닥난 개천엔 물고기 숨져 썩어가고
남새밭 푸성귀 노랗게 말라 버렸는데
땅거죽 아래 개미조차 집 옮겨 갔는데
죽음 뒤안길에 무슨 소용이라든가
비 구름은 왜 피어 오르는가
농심 애 태우려
어중개비 더위 식혀주려 하는가
장마는 왔다는데
하늘 넌 어찌그리 말 없는가
이러다
하늘 네게 바칠 제물 얻지 못하지
그러다
하늘 네게 감사하는 마음 잃고말지
유월 스무 사흘날 가뭄에 지쳐가는 사람 있다길래
내가아는 언직님의 자작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