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던 그 시절...
결혼 사진 하나 없는 우리 부모님...
아버지 환갑을 기념해 제주도 가족 여행을 갔을때입니다
민속촌에 사진찍어주는 곳에서
두분 멋지게 그날 하루만은 왕과 왕비마마가 되었음 하는 마음에
사진을 찍어 드린다고 하였죠
평소 늘 근엄하시던 우리 엄마 거절하실 줄 알았는데
혼쾌이 찍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날... 처음 수줍어 하는 엄마를 보았네요
사진사 아저씨가 아빠와 포옹을 하라고 하니
부끄러워하시는 모습이
영락없는 소녀같더군요
우리 엄마도 갈래머리에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눈물이 주르륵 흐르던 그 시절이 있었겠지요
잊고 있었습니다
엄마도 나처럼 여자라는 사실을...
수줍어 할 줄도 알고 설레여할 줄도 아는 여자라는 사실을...
자식들 앞에서 늘 올곧고 강하던
그 모습 뒤엔 작고 여린 여자에 마음을 누르고 살아야했다는 걸
엄마 사랑합니다
그 여린 감성과 마음을 엄마라는 이름과 바꿔 살아온 세월...
고단하셨죠?
그 마음을 모랐던 딸... 아빠 앞에 수줍어 하는 엄마에 모습을 보며
얼마나 죄송스럽던지
앞으로 더 효도할께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