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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노인 기준 연령 높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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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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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 9


BY 설탕 2025-01-12

"........아줌마 ... "
계산대 뒤에서 한여자가 순례씨의 등을 두드렸다.
"....?...."
"계산 하셔야죠 ... 아가씨가 기다리잔아요 .."
"......... 아 ..."
갑자기 자신이 서있는곳이 어디인지 순례씨는 주위를 돌아 보았다 .
'....아 ... 맞다 ...지금 여기 마트지 ...'
그리고 그녀는 계산대 위에 자신이 사서 올려놓았던 물건들이 자신의 장바구니안에 담겨져 자신의 결제를 기다리는 계산원과 함께 있는것을 보았다.
" ..칠만 삼천 이백원입니다 ...."
계산원은 아무런 표정없이 계산대에서 한동안 멍하니 서있던 순례씨의 반응에 피곤하다는듯한 말투로 순례씨의 물건에 합계를 말해주었다 .
" ....아 ....네 ..여기 "
잔돈을 받아들고 장바구니를 부지런히 챙겨들고 마트를 나왔다 .
" ........."
' 이거 뭐지? .... 왜 갑자기 ....'

"형님 ~~. 안녕하셨어요? "
큰 남동생 진수의 아내 영미다.
누나들의 보탬과 돌봄으로 공부도 잘하고, 인물도 좋고, 아무튼 집안의 다섯째이지만 당당한 장남 .. 진수.
내노라하는 서울의 대학에서 그 어렵다는 경영학을 공부하고 학교내에서 참하고 똑똑한  영문과 아가씨인 지금 아내인 영미를 만나 남부럽지 않게 아들 둘 낳고  집안의 가장인  큰동생 진수 . 
누나들은 그런 동생이 항상 자랑 스러웠다 . 졸업후 대기업에 무리없이 취업하고 지금은 회사 부장자리에서 임원까지 바라보는 동생 ... 그리고 지금은 교편을 잡아 교단에 있는 올케 영미까지 ...
"어 .. 어쩐일이야 올케? "
" 아 .... 네 형님  별일 없으시죠? ㅎㅎ 어쩐일이긴요 . 돌아오는 주말에 아버님 추도예배라 ... 형님들 오시라고 전화 드리는중이예요 ."
'아 ..... 벌써 아버지 기일 돌아오는구나 ....'

그날은 가을의 문턱을 다 지나고 쌀쌀한 찬바람이 부는듯한 날씨의 날씨였다 .  건강하던 83세 아버지는 갑작스러운 쓰러짐으로 오른쪽 한쪽을 못 움직이게 되면서 4년을 거동을 못하시다 돌아가셨다 . 그 간병에 당뇨에 신장까지 안좋았던 어머니는 그 여파로 아버지 돌아가시고 2년후 돌아가시고 ..  그날이 벌써 6년째로  지나가고 있었다 .

" 어 .... 그래 .. 올케 내가 뭐 도와줄것 있어? 올케 일 하면서 준비하려면 바쁠텐데 ... "
" 아니요 ... 그냥 편히 식구들 모여서 식사하는거니까 제가 몇가지만 하면 돼죠 뭐 ...ㅎ 제삿상 차리는거랑 다른거니까요 .. 그때는 저희 교회 목사님 하고 예배만 드릴꺼니까 부담없이 오세요 형님 ..."
올케 영미는 그렇게 전화 용건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
' ... 우리 할머니 아시면 무덤에서 흙걷어 내시고 뛰쳐나오시겠네 ... 돌아가시면 제사상 받으셔야한다고 아들 타령 무척 하셨었는데 ... 억울하시겠어 ㅎ'
그저 웃음이 나왔다 ... 
순례씨는 영미의 전화를 끊고 자신이 장바온 물건들은 식탁에 올려놓으며 잠시 계산대에서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서있었었는지 다시 생각해보았다 .
'... 음 ... 내가 .....'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
''내가  나이 들어가서 이런가? ... 아이구 어쩌 .... '
그냥 온몸에 피로감이 몰려왔다 .
자리에 눕고 싶었다 .
오늘 하루에 피로가 갑자기 밀려오는듯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