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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노인 기준 연령 높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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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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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8


BY 설탕 2025-01-07

" 엄마 ~~ 엄마 ~~~~"
딸 다혜의 부름에  순례씨는 정신이 들었다 .
" 엄마 ~~~ 이거 , 이거 왜 여깃어? "
" 응?.... 뭐가? ..."
" ㅎㅎㅎ 엄마 이거 .. 락스 스프레이가 왜 냉장고에 들어가 있냐고 .. ㅎㅎ..
엄마 요즘 정신 없구나 ...  모야 이거 ... 불에 뭐  올려 놓고 잊어 버리기도 하고 .. 이런거 냉장고에 넣어 놓기도하고 ... 아  ..또 있다 지난번에  손지갑 겨드랑이에 끼고는 없어졌다고 방 서랍 다 뒤지고 ..ㅎㅎㅎ 왜그러셔 엄마  ...."
다혜는 요즘 엄마의 행동에서 나이가 들어가는 엄마를 느낀다 .
' 우리 엄마가 이제 나이가 드네 .... ㅎ 우리 엄마 .. '
지난 30년을 하루도 맘 편히 자신의 바람대로 살아 본적 없는 엄마 .
그런 자신의 엄마가 다혜는 항상 맘에 있다 .
" 엄마 ... 우리 언제 한번 여행 갈까? "
" 여행은 갑자기 .... 무슨 여행 ...."
" 아니 ... 이제 나도 엄마랑 여행가고 싶은데? "
" ㅎㅎ 엄마랑 여행을? "
" 응 .... 엄마 내가 한번 일정 잡아 볼께 .. 엄마는 암때나 괜찬잔아 ..."
" 맘대로 하려므나 ... 근데 나가면 돈인데 뭐 그럴것 뭐 있나 ... 그냥 하루 나가서 바람 쐬고 오면 되지 .. 날 따듯할때 "
" 엄마 .. 날 따듯해지려면 아직 멀었거덩? ... 지금 낙엽떨어지고 가을 , 겨울 지나야 봄되서 날 따듯해져 .. 음 ... 그럼 우리 지금 초겨울 되니까 어디 ~갈까 ~~~  암튼 내가 찾아 볼께 ㅎㅎ"
딸이 여행을 가잔다 .. 여행을 ...

" 다혜야 ~~ 여기봐바 ... 엄마가 사진 찍어줄께 ..."
벛꽃이 흐드러지게 피던 봄날 두 모녀는 다른 가족들이 하는 봄꽃놀이를 하기 위해 집을 나왔다 . 
아이의 백팩에는 아이가 먹을 간식과 김밥 ...그리고 음료 ...
"엄마 .. 사람이 넘 많아 ... "
갓 중학교에 들어간 딸아이는 엄마와의 외출에 조금은 어색한듯 주위를 돌아보며 투정아닌듯한 투정을 부렸다 . 거기다 벛꽃 앞에서 드리대는 엄마의 카메라 ...
" 뭐가 많아 .. 우리 다혜 이제 중학생인데 이쁜 사진 하나 남기고 싶어서 엄마가 나오자고 한건데 .."
" 근데 엄마 ..  그럼 나와서 사진만 찍음되지 먼 내 가방에 간식이랑 김밥에 음료까지 ... 내가 애야? 어린이 소풍도 아니고 ..."
아이는 이제 더이상 어린애가 아니란것을 순례씨는 그때야 알았다 .
" 응? ....."
"........."
" 아 .... 그런가?... 엄마가 ...."
말을 잇지 못했다 . 뭐라 할말이 없었다 .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나서 딸아이와 제대로 한번 봄나들이라는것을 제대로 못했던터라 , 순례씨는 나름 지금에 순간에 딸 다혜와의 봄 소풍을 준비하였던것인데  아이가 이제는 철들어가는 사춘기라는것은 잊고 있었다 .
" ㅎㅎㅎ 그러네 ... 미안해 다혜야 ... 엄마는 다혜가 아직도 애기 같아서 ... 미안 ... 우리 사진찍고 들어가다가 짜장면 먹고 들어가자 ,,"
" 그럼 이건 어쩌고 ..... 엄마 ... 우리 저기 가서 이것 꺼내서 먹자 ..이왕 나왔는데 이거 먹고 가지뭐 ..."
딸은 바로 엄마의 마음을 읽었는지 순례씨의 마음을 혜아려 주었다 .
" 이리와 엄마 ... 요기 앉아 .."
공원 한편 벤치에  다혜는 자리를 잡아 순례씨를 앉게 했다 .
봄볕이 따듯했다 .
그때 ,바로 마주 보고 앉은 딸이 세상을 먼저 떠난 남편의 모습으로 오버랩 되며 순례씨의 가슴 한켠에 무언가 맺힌것 같은 멍우리를 만들었다 .
다정한 말한마디가 힘든 남편이었지만 순례씨에게 7년간 보금자리였던 남편 ...
그 모습이 마주 앉아 자신을 챙겨주는 딸에 모습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
" 엄마 ..... 괜찬아? "
" 응 ..응? 뭐가? "
" 이거 빨리 먹자 ..."
순례씨가 그날 아침 정성스레 싼 김밥 하나를 다혜가 순례씨의 입에 넣어 주었다 ..
" 맛있네 ... ㅎ"
갑밥을 입에 넣으며 주위를 돌아 보는 딸아이 ...
'그래 ... 너는 내가 세상에 부러움 없이 자라게 해줄께 .....이 엄마가 어떻게 해서라도 너만은 잘 지켜줄께 .....' 
순례씨는 다짐했다 .
나의 하나뿐인 딸을 위해 살것을 ...
이제 그렇게 살아가기를 .....
그렇게 순례씨는 삶의 목표를 정해 버렸다 .

" 엄마 ~~~ 우리 해외로 갈까 .. 아님 국내로 갈까? .."
딸은 열심히 여행 정보를 인터넷으로 찾고 있는듯했다  ...
순례씨는 따듯한 봄날이 그리워졌다 ...
오늘이 그날이었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