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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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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 시작


BY 뚱이모 2014-05-13

늦게 들어오는 날이 비일 비재하고, 일찍 들어왔다고는 하나 그런날은 당연하다는 듯 시댁식구중 한사람이 와 있거나

아님 경이와 범이가 시댁으로 가야하는 날이다.

 

그러던 어느날..

결혼해 2개월 이 지났을 무렵

다가오는 금요일이 끔찍하리만큼 싫은 경이는 퇴근후 터벅터벅 집으로 가는데. 집안에 불이 꺼저 있었다.

순간 안심이 되고 집으로 들어가 샤워후 TV를 보며 모처럼의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12시 전에 범이가 들어왔다.

 

담배냄새 푹 쩔고, 술냄새 약간 나고... 모르는척하자.

범이는 욕실로 들어간다.

 

경이는 남편과 이야기하기 싫어 안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조금후 씻고 나온 남편이 어쩐일로 안방으로 들어오더니 살포시 경이를 안는다.

 

처음닿는 남편의 손길이 어색해 돌아다 보니..

남편이 아무말없이 안아 주었다.

그렇게 경이와 범이는 첫날밤을 치루었다.

 

연인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경이와 범이는 그저 친구처럼 스스럼 없이 대하는 날이 계속되었다.

주말에는 어김없이 시댁으로 향하는 경이와 범이..

그러던 어느 주말

시댁에 가니 시누이와 시누이 남편이 와  있었다.

시모의 생신이 돌아온다며 며느리도 있으니 이번에는 며느리가 밥상을 받을 수 있겠다고 하며 부축인다.

 

그러면서. 결혼한지 3달이 넘어가는데.. 무슨 소식없냐며 흘깃쳐다본다.

경이는 속으로 얼마전에 겨우 첫날밤 보냈는데 무슨...하면서... 소식은 무소식이냐며.... 얼버무리고 넘어가는데..

느낌은 ..........

 

시모의 생신이 준비로 바쁜데 누구하나 도와주는 이 없자. 답답한 경이는 시누이에게 이야기하자 알아서 해야지..하면 넘겨 버린다.

 

하는 수 없이 친정의 올케언니에게 도움을 청하자 ..

장도 함께 봐주고, 음식도 도와주었다.

그렇게 시댁가족들이 시댁이 아닌 경이네 신혼집으로 몰려왔고

1박 2일을 20여명의 가족들과 함께 보낸 경이는 결국

몸살이 나고 말았다.

어마어마한 식비와 생신선물을 하고 나니 그달의 생활비가 빵구가 났다.

범이에게 이야기 하자 그정도 가지고 뭘하며 넘어간다.

 

뭐든 대충 넘기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버린 가족들인 것같아 경이는 찝찝하다.

 

그렇게 또다시 시간은 흐르던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던 경이는 심한 어지럼을 느꼈다.

구토도 올라오고 몸이 천근만근 무겁다.

 

출근하는 길에 조금 일찍 나와 병원에 들러 보니

별일 아니라고 하며 혹시 모르니 산부인과에 가보라고 한다.

경이는 부정했다.. 설마 ...그럴일이 없는데..

 

며칠동안 계속된 피곤함에 결국 산부인과에 들렀다.

임신초기 조심하란다.

헉......

그러나 기뻤다.

 

저녁에 일찍 집에 들어가 남편을 기다렸으나 역시 또 외박.

새벽에 들어왔다.

 

아침에 일어나...범이에게 말한다..

우리 아이가 생긴것 같아..

그러자...범이는 아무말없이 출근한다..

그리고 전화가 왔다..

오늘 점심은 사무실서 해결한다고..

 

그렇게 범이는 며칠을 떠돌았다.

경이는 드디어 화가 나 싸움을 했다.

그러자 그대로 나간다.

다음날 출근한 경이는 며칠째 수면부족에 신경을 써서  그런지 기운이 없다.

결국. 학원에서 일하는 도중에 하혈을 한다.

서둘러 병원에 도착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병원에서 집으로 남편에게로  전화해도 받지 않는다.

연락이 안되어 결국 또다시 동생에게 전화했다.

허겁지겁 달려온 동생과 함께 퇴원했다.

 

썰렁한 집안의 기운이 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