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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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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리 복없는년


BY 조 양 희 2011-06-08

사람을 소개하는 일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동안 몇년동안 그나마 그 일을 하면서 생활에 큰 보탬이 되었다.

 

소개비받고 또 아가씨들의 잔 심부름 해주면서 수고비로 받은 돈들이 꽤 되었다.

 

점점 일본들어가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일본의 사형이 한가지 제안을 했다.

 

"사형! 한국에서 조그마한 카페정도 할려면 얼마나 있어야돼요?"

 

"나름이지만 한 2,3천만원은 있어야 되죠.아무리 작아도..."

 

"그럼 사형 내가 3천만원을 융통해 줄테니까 한국에서 가게를 오픈하세요.

 

글구 아가씨광고를 내서 아가씨들이 오면 좀 괜찮은 애들이면 설득을 해서

 

내게로 보내주면 어때요?"

 

생각해보니 그리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사형 말은 고마운데요.제가 그돈을 갚을려면 시간이 좀 걸릴것 같아요.

 

생각대로 일이 진행될지도 모르겠고..."

 

"아니예요.갚겠다는 부담은 갖지 마세요.나중에 돈 많이 버시면 주셔도 되고

 

안주셔도 상관없어요.그동안 사형덕분에 좋은 아가씨들 소개해줘서 저 돈 많이

 

벌었어요.사형 덕분인데요.뭘.."

 

"그러면 제가 염치없지만 도움을 좀 받을께요.일단 남편이랑 의논해보고 연락드릴께요."

 

남편은 당연히 당신 좋을데로였다.

 

아이를 다시 데려왔는데 만약에 일을 시작하게되면 아이를 또 친정에 맡길수는 없다며

 

남편에게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했다.

 

"이제 당신도 내게 할만큼 했으니까 이제부터는 제발 정신차리고 앞만 보고 삽시다."

 

"내가 뭘...."

 

"나도 편한것 알고 사는 사람이예요.막말로 내가 팔자 고칠려고 재혼했지..이렇게 힘들줄 몰랐어요."

 

"내가 뭘 어쨌다고.."

 

"내가 당신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일지 몰라요.가게오픈하면 퇴근하면 곧바로 집으로 와서 나랑

 

교대해서 애를 좀 봐줘야해요.아마도 저녁 10시까지는 영업을 해야될것 같아요. 우리도 나이도

 

있는데 마냥 이렇게 발전없이 하루살이 인생으로 살순 없잖아요.한살이라도 젊을때 아이 더 크기

 

전에 기반을 다져야되잖아요.내가 부탁할께요."

 

"알았어. 그리 해 보자고..."

 

이렇게 철썩같이 약속을 해 놓고선 몇일을 넘기지 못했다.

 

아는 동생둘을 어렵게 설득을 하여 아침 10시에 문을 열어 저녁 10시면 마감하는 레스토랑겸

 

커피숍을 오픈했다. 주변에 관공서랑 종합병원을 끼고 있어서 낮에는 차손님,저녁이면 간단한

 

술손님으로 장사가 그럭저럭 가닥을 잡아가고 있었다.

 

한달쯤이 지나가자 회식이라며 퇴근이 늦어지고 나는 꼼짝없이 애를 돌보고 있어야했다.

 

가게에서는 거의 간단한 식사와 안주준비인 주방담당은 나인데...

 

하필이면 그런날은 가게에도 손님이 넘쳐서 동생들을 허둥지둥 하게 만들었다.

 

처음 한두번은 미안해하더니 어느날부터는 짜증을 내며

 

"맨날 내가 회식만 있다면 무슨손님이 그리 많냐?"라며 어거지를 부렸다.

 

아이를 어쩔수없이 가게로 데리고 나가는 날도 있었고 테이블 한쪽에 재워놓고 일을 하는

 

날도 점점 늘어났다. 가게는 오픈했고 아이는 봐줄사람없고...

 

이렇게 발버둥치며 나는 한푼이라도 벌려고 하는데 남편이란 작자는 이제와서 집에오면 마누라도

 

없는데 무슨재미로 일찍 들어오겠냐며 나가서 두푼을 쓰고 다닌다.

 

오픈된 가게를 하고 있으니 사흘이 멀다하고 시아주버님은 동네 백수건달을 다 데리고 와서는

 

회식을 시켜주고는 그냥간다. 아니 차비까지 줘서 보내야했다.

 

시어머니는 장사한답시고 당신에게 소홀하다며 유세 떨지말라며 한번씩 전화해서 울화통을

 

사정없이 건드린다.

 

왜?이러고 사는건지 나도 정말이지 회의가 온다.

 

이런 내가 딱해 보였는지 내게 호감을 표시하는 사람이 있었다.

 

팔자에 걸맞게 나는 처량한 곡을 좋아한다.

 

그날은 비도 엄청나게 쏟아졌다. 어김없이 청승곡을 틀어놓고 커피한잔을 마시며

 

고독을 마구마구 씹어면서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그는 비를 홀딱 맞고서 거의 뛰다시피 가게로 들어섰다.

 

나는 마른 수건 하나를 내주었고 그는 커피한잔과 토스트를 주문했다.

 

커피를 내주며 신문을 갖다주었다.차림새가 제비족 느낌이 들었다.

 

목걸이에 팔찌에 현란한 디자인의 남방 셔츠에....

 

시큰둥 그를 쳐다보며 눈을 내리 깔았다.

 

그야말로 비맞은 제비같았다.그와의 첫만남의 내 느낌이였다.

 

그날이후 그는 그렇게 거의매일을 들리면서 나를 지켜보곤했다.

 

제비가 나를 노리는듯하여 커피를 한잔 나누면서..

 

"저는 가진게 빚하고 시간밖엔 없어요."

 

"하하하하 저 보다 낫네요.요즘은 빚도 능력이라던데요..하하"

 

그렇게 서서히 그를 알아가고 있었다.

 

그는 현재 매형 건설회사에 상무로 있으며 딸아이 하나는 뉴질랜드 유학을 가있고 마누라는

 

디자인으로 일본 동경에도 매장이 있고 한국 명동에도 매장이 있어 거의 별거 수준이란다.

 

그는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녔고 술도 못마시고,카드도 없고.....

 

선입감하고는 다르게 점잖았다.매형이 병원에 입원을 해서 병문안 왔다가 나를 보게 된것이다.

 

아이와남편은 뒷전으로 일에만 매진하며 쫓아다니는 와이프랑 애를 데리고 발버둥치는 내가

 

아마도 비교가 되었었나보았다.

 

가끔은 그와 대화를 하면서 숨통이 트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는 서울 태생이라 그런지 말이 부드러웠고 언어구사 능력도 있었다.

 

뛰는 감정은 없었지만 그에게서 대리만족을 느낀다고나 해야되나?

 

그렇게 손님과 주인으로 ,말벗으로 그는 내게 서서히 자리매김 되고있었다.

 

6개월이 지나갈쯤 생각데로 아가씨는 쉽게 구해지질 않았고 사형도 급한일이 생겼다며 천만원만

 

좀 돌려 달라고 연락이왔다. 나는 사형과나의 중심에 오빠가 있었기에 실수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는중이였다. 오픈한지 한달부터 매달 백만원씩 적금을 넣고 있었다.

 

조그마한 가게에 여자벌이로 집세80만원.종업원 월급 2백만원.재료비 기타등등 백오십만원정도

 

적금 백만원....쉽지 않았다.커피와 맥주 몇잔 팔아서 그 지출을 꾸려가기란...

 

적금 6백만원을 깨고 현금서비스를 4백만원 받아서 원하는 날짜에 입금을 시켜주었다.

 

여기서 부터 문제는 시작 되었다. 곧바로 월드컵이 시작되었고 거의 한달 가까이를 손님이

 

없었다.너도나도 바닷가로... 큰 광장 호프집 같은데로 손님이 몰리기 시작했다.

 

한달이 실패하자 거듭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집세.애들 월급. 현금서비스 돌려막기가 시작되었다.

 

안간힘을 쓰며 버티기를 일여년... 안팎으로 너무 힘들어서 더 이상은 버틸수가 없었다.

 

그나마 보증금으로 2천만원 걸어둔것도 거의 절반을 융통해 써버렸다.

 

울며 겨자먹기로 가게는 쉽게 나가지 않았고 집세라도 줄여야했기에 가게문을 닫았다.

 

이를즈음 사형이 다시 내게 제안을 해 왔다.

 

"사형!지민 아빠랑 위장이혼을 하면 안되죠?"

 

"예?? 그게 무슨 말이예요?"

 

"아!진짜로 말고 위장이혼요.지금 일본에서도 비자 단속이 너무 심해서 이제는 관광비자로 들어오면

 

일하기가 힘들어요. 쓸려는 사람도 없구요.가능하면 위장이혼을 하고 오시면 내가 여기서 결혼비자를

 

만들어 드릴께요.그렇게만 되면 이곳에 있는 가게 하나를 사형이 좀 맡아주세요."

 

".................."

 

"아직은 일본 돈이 가치가 있으니 사형이 그렇게 노력만 하신다면 머지않아 금방 일어설수있어요."

 

".................."

 

"지민아빠랑 잘 의논해보세요.사형도 이제는 일본말도 제법하고 여기 사정을 잘아니까 충분이

 

희망이 있어요.남주기에는 아까운 가게예요.사형과 5:5로 합시다."

 

"...쉬운일은 아닌데 한번 의논해 볼께요.연락 드릴께요."

 

귀로에 서 있었다.

 

카드빚은 점점 이자를 더해서 불어나고 있고...남편은 남편데로 또 저질러 놓았고...

 

과연 남편이 어떤 대답이 나올지....

 

그에게 살짝 남의얘기처럼 이럴때는 어찌하겠냐고 슬쩍 물어보았다.

 

"말도 안되는 얘기입니다.물론 경제적인것도 무시할수는 없지만 내가 남편이라면 와이프를

 

팔아넘긴다는 죄책감에서라도 그 말은 들어줄수 없는거지요?"

 

"....그렇죠?"

 

"그 분이 누군지는 몰라도 그런 경솔한 의논은 않하는게 나을거라 생각되네요."

 

"저도 그렇게 말해줄려구요.말도 않되는 얘기지요? "

 

쓴 커피를 한모금 들이킨다.

 

그래! 이건 미친짓이다.아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