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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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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아끼며 함께 하늘 그날


BY 소피아 2009-06-19

나는 분명 아기였다.

나는 어느 초가집의 방안에 앉아있었다.

엄마가 그집에 나를 데려간건지 내가 원래 그집에 살던 아이였는지는 나도 모른다.

그날 상황은 이랬다.

머리가 하얀 할아버지가 한분 계셨고

엄마말고 다른 젊은 여자가 엄마와 함께 마주 앉아있었다.

그 방 구석엔 새 이불보따리가 놓여있었다.

젊은 여자는 엄마앞에서 자기가 죽어야 된다고 말하고 있었고

엄마는 그 여자를 타이르는 듯 했다.

그 여자가 늙으신 홀아버지를 두고 시집을 가야되서

그렇게 우는 줄 알았다.

그 상황에서 내 기억은 그것뿐이다.

나는 오랜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어있을때

엄마가 나에게 해왔던 언행을 모두 떠올려보며

내가 그 여자의 딸이 아니었나 의심을 품게 되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내가 다 자라나도록 별 말씀이 없으셨었고

나는 마음을 잡을 수가 없었다.

집에서 누에를 키웠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때 당시 나는 너무 어린 꼬마였었는데 허리에 보자기를 둘러메고

뽕나무에서 뽕잎을 땄었다. 엄마말로는 나보다 네살아래인 동생이 태어나기전에 누에를 키웠었다는데

나는 너댓살의 꼬마였음이 분명한것이다.

아버지는 내가 어릴때 바른말을 잘해서 아버지께 매를 많이 맞았다고 하셨다.

어느날이었다.

집엔 엄마도 언니도 동생도 없었다.

아버지와 단 둘이 집에 있었다.

아버지께서 밥을 지어서 주시고

나를 데리고 동네아저씨댁에 가서 아저씨하고 말씀을 나누셨다.

아저씨께서 토마토 두개를 따서 주셨다.

아버지와 집으로 돌아오면서 한개는 내가 다 먹고

한개는 집에 돌아와 아버지께서 부엌칼로 반으로 잘라 설탕을 뿌려서

반쪽을 주셨다.

그땐 아무말도 안했는데 엄마는 어디 가셨던걸까?

왜 아버지와 나 단둘이만 집에 있었을까?

어린 시절의 스쳐지나가는 기억들이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