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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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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나 2009-01-13

아주 오래된 단독주택집에서나 있었던 니스칠을 꾸준히 해야하던 반짝거리는 낡은 나무방문이 보인다.

쇠로된 동그란 손잡이까지....

낯설진 않지만 열어야한다. 조금씩 천천히 연다... 여긴 우리집이 아니니깐... 문이 조금씩 열린다.

열리며 낯익은 이와 낯선이가 보인다. 서있는 둘... 아니.. 낯익은 내 남편이 낯선 여인의 뒤에서 가만히 안고 있다... 마치 알을 품은듯한 모습으로... 자세히 보인다. 뒤에서 안고 있지만.. 그의 한팔이 그녀의 굵은 니트 안에 있는거 같다. 

아니... 그렇다고 잠자리의 광경은 아닌거 같은... 묘한....

 

반사적으로 머리에 박히는...

언제나 노래를 부르듯이 결혼생활 5년, 연애기간 언4년동안의 한결같은 내 신조는 "거짓말하거나 바람을 피면 바로 이혼"이다. 이 신념만이 머리속에 있다. 다른것은 다 멍하다.

 

"이혼해"

더이상의 할말이 없다. 결혼생활의 신념이니깐.. 내가 지키며 살아갈려는 내 생활의 마지막 선이니깐... 내가 남편과 결혼한 이유는 남편이 나와의 의리를 지킬꺼라는 믿음이지 않은가!!

 

남편은 말이 없다.

그녀를 보며 묻는다. "이혼해??"

어이없다. 자신의 이혼을.. 그녀에게 묻는건... 말이 안된다... 나한테 메달려야하지 않은가?!... 아니면 차라리 남자답게 너가 싫어졌다. 이혼하자. 이여자없이는 못산다. 그정도는 되어야하는거 아닌가. ...

너란 녀석은....나도 모르게 바르르떨린다. 주먹을 꼭쥔다.

달려든다.

그를 깔고 앉아 주먹을 날린다. 내 생애 있는 힘을 다해... 광대뼈를 세차게.. 계속해서... 배신에.. 비열하기까지한 모습에...

 

눈을 뜬다.

새벽4시... 꿈이다.. 아주생생한 꿈...

바로 전화를 건다. 전화 안받겠지 싶다. 요즘들어 술자리에 있으면 전화를 일일이 받길 꺼려한다. 받아봤자 빨리 오라는 소리밖에 없으니.. 나도 스트레스고 그도 스트레스니깐...이상하게 통화가 안될꺼라며 정리하는 기분으로 전화를 하면 받는다. 아는 형과 술한잔 하노라며.. 이렇고 저렇고 주저리 말하기엔 추접스러운거 같아 안좋은 꿈을 꾸었으니 되도록이면 일찍 들어오라한다.

 

이런 생활도 2년이 다 되어간다.

이런저런 사업을 하다 호프집을 차렸다.. 아주 번화가에... 수입은 별 걱정없이 잘돌아간다. 반면에 생활은 엉망이 되어간다. 4살된딸에게는 아빠의 존재가 없어지고 있다. 낮에는 피곤함에.. 저녁에는 일로.. 주말에는 더 바쁘니깐....

예전 비슷한 사업을 하는 가정의 부인이 돈이고뭐고간에 이 장사 끝냈으면 좋겠다 했는데.. 그땐 배부른 여인의 하소연이라 치부하며 그렇게 배부른 소리를 할정도의 경제력이 생겼음좋겠다며 은근히 부러워했다.

근데..  나도 이러다 배도 안부른데 그녀가 한 말을 내가 할수도 있겠다 싶다.

 

결혼을 하면.. 항상 남편이 함께 있으니 예전 부터 문득문득 찾아오는 깊이를 알수없는 우울함과 외로움이 덜할줄 알았다. 아니면 덜 찾아올줄 알았다.하지만 그도 나도 외로운 인간이니.. 둘이 결합하여도 외로움은 그리 크게 가시지를 않았다. 오히려 외로움을 달래줄 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로움을 안고 사는것에 더 외로움이 가중되었다.

이젠 누군가가 말하는 고독이 밀려든다.

외로움과 고독의 차이... 외로움이 삶이 되어가는 때.. 그게 고독인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