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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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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분다...늘..-마지막회-


BY 데미안 2012-06-26

 

1.

확 터인, 물맑고 공기 좋은 곳.

호수가 빛을 받아 눈이 부시다.

그 더넓은 공간에 분홍색의 건물 맨 꼭대기에는 <매기의 추억>이란 간판이 훤하니 자리한다.

건물은 그다지 높지는 않으되 상당히 크고웅장했다.

그 옆으로 재활병원이 있고 쉼터가 있고  복지관도 있다.

실버 센타가  <매기의 추억>이란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장여인과 유마담이 준수와의 상의끝에 건물을 팔고 그 돈을 그곳에 보태겠다고 했을 때 신여사가 제안한 것이었다.

그리고 장여인과 유마담은 그곳 식당에서 근무를 한다.  그곳이 근무처요 집인 것이다.

 

신여사는 이제 왠만한 사업에는 손대지 않는다.

명색이 신회장이지 전반적인 것은 거의 현수가 도맡아 한다.

거의 대부분 신여사는 실버 센타에서 지낸다.

준수의 아이들 유찬과 유빈을 보는 그 낙을 보태서 말이다.

 

신여사가 유빈의 재롱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웃을 때즈음  덩치 큰 준수의 차가 서늘한 나무 그늘 아래 주차 하는 걸 보았다.

운전석에서 준수가 재빠르게 내리더니 조수석의 설이 미처 내리기도 전에 다가가더니 거의 안다시피 하며 자신의 아내를 잡아 주는 걸 보았다.

자신의 아들 놈에겐 설이 언제나, 항상, 우선 순위라는 걸 안다.

놈이 조심스런 손길로 설의 허리에 손을 두르며 고개를 숙여 무어라 속삭이는 걸 보는 순간 신여사의 눈이 게슴츠레 뜨지면서 반짝거렸다.

[세째는...손자 놈일게야]

신여사가 말했다.

[네에?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회장님?]

옆에서 유마담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신여사가 빙긋이 웃었다.

[사돈. 내 짐작이 맞다면 말이지요, 아니, 확신하는데  우리 며늘애가 내년에는 우리한테 세째 놈을 선사할겝니다]

[예에?]

장여인의 놀라면서 왠 뜬금없는 소린가 한다.

신여사가 눈짓으로 가리켰다.

준수의, 아내를 만지는 손짓 눈짓이 유리그릇을 만지듯 어딘가모르게 조심스러워 보였다.

장여인과 유마담이 허걱 거렸다.

유빈이 낳은지 얼마나 되었다고...! 아유, 우리 김사장, 아니, 김검사 힘도 좋아요...

유마담이 속으로 키득거렸다.

 

[세째 손자 놈은 우리 유찬이를 보필하며 아마 큰 힘이 되어 줄게요. 준수 저 놈이 알게 모르게 지 형 현수에게 큰 힘이 되어 주고 있듯이 말이야]

신여사의 음성에는 행복감이 물씬 풍겨난다.

[아유. 우리 회장님 정말 욕심도 과하시지. 그렇게 좋으세요?]

유마담이 슬쩍 물어 본다.

[아암. 좋다마다. 며늘애가 들어오고부터 모든 게 술술이잖수. 여기 공사도 탈없이 마무리 짓고 회사 바이어들 며늘애가 알아서 처리해주고 거기다 손자들 숙쑥... 건강하게 낳아주고...그래서 내가 사돈에게 늘 감사한다우]

[아녜요, 회장님. 김서방이 좋아서 그렇죠. 다른 사람에게야 어떤지 몰라도 저렇게 한결같고 자상하고 너그러운 사람을 제가 본 적이 없어요. 제 딸을 사랑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오히려 제가 회장님께 감사하죠]

두루두루 좋은 말이 오간다.

준수와 설을 보는 신여사의 눈에 애정이 듬뿍이다.

 

놈. 세상의 좋은 복은 제가 다 타고 났어.

 

세 여인은 말없이 입가에 미소를 띄고는 흐뭇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참 더없이 맑은 하늘이다.

사는게 별건가...

사는 동안 즐겁게, 웃으면서, 내게 넘치면 베풀고 모자라면 모자란대로 그렇게 둥글게 살다 가는 게 제일 편하고 제일 행복한 게 아니겠는가.

있는 자 부러워 할 필요도 없고 없다고 해서 또 업신여길 필요없이 내 가진 것에 만족하며 그렇게 한 평생 살다가면 그것 또한 행복이지...

행복도 불행도 사람 마음먹기 나름이라 했다.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매기 같이 앉아서 놀던 곳

물레방아소리 들린다 매기 아! 희미한 옛생각

 

동산 수풀은 없어지고 장미화는 피어 만발하였다.

물레방아소리 그쳤다 매기 내 사랑하는 매기야

 

 

< 끝>

 

감사합니다.

어설프게 시작했다가 아차했지만  중간에 그만둘수가 없어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제 끝을 냅니다.

제 글이 심심한 일상에 조금이라도 설렘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제 여름입니다. 좋은 곳으로 많이들 여행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