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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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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호


BY 황영선 2007-01-25

                                         11

 1+1이면 2가 되지만 , 1-1은 0 이 된다.

 수학에서 0은 있고 없고의 차이겠지만, 나는 일에서 일을 더하면 둘이 되기도 하고, 일 빼기 일은 없음이 되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없음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냥 숨도 쉬지 않고, 바람처럼 가만히, 혹은 산처럼 그 곳에서 그냥 오래도록 있고 싶었다. 그러나 나의 현재는 무가 될 수도 없고, 무일 수도 없고, 은경과 둘이 되어버린 내가 진 짐은 두배가 되었을 것이다. 은경과 내가 합해질 수도 없지만 결혼이라는 제도가 함해지지 않았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은경이 아직 퇴근하지 않은 지금 국화차를 마시며 낮에 길에서 만났던 그들이 떠오른다.

 

나무 한 그루에

계절이 변화하자 발 밑에 오소소 낙엽이 부서집니다.

한 다리 절뚝이는 그는 톱으로 나뭇가지를 자릅니다. 그에게 다가가 내가 묻습니다.

-캐 내는 건가요?

그가 말합니다.

-아니요, 심는 겁니다.

잎이 죽어가는 나무 옆에 새싹을 틔울 나무 한 그루를 심고 있는 그들은 내 희망과 내 꿈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늘 나무 한 그루를 심는 그들처럼 오늘 나무 한 그루를 마음 속에 심고 살아갑니다

-나무야 나무야 어서 어서 뿌리를 내리렴, 새 봄에 싹 틔울 너의 모습 보고 싶구나. 그리고 너의 꽃과 잎도 싱싱하게 피워보렴. 나 네게 희망과 꿈을 걸게.

2006년 11월 22일 준호:워킹코스를 걷다가 나무 심는 그들을 만난날(나에게)

 

 

                              14

7*2는 14이다. 행운이 두배란 말이다.

 은경과 내가 던킨 도너츠에서 카페 라떼를 마시고 행운을 위로 올렸더니 운 좋게 4등 당첨이 되었다. 영어 로고가 세겨진 컵 두 개를 받았을 때의 기분이라니 날아갈 것 같아서, 올래 상을 받은 동방신기의 노래를 가볍게 틀었다.

 그리고 책과 누나들의 편지와 친구녀석들의 편지를 치우다 보니, 아주 오래된 손바닥만한 노트 한 권을 발견했다.

 아버지의 책을 뒤적이던 어린시절이었다. 1990.10.24 수요일 쌀쌀함.

 내가 뭘 알고 읽었을까?

< 은혜라는 여자와 은혜라는 여자의 딸과 명준이라는 그 남자가 자리 잡을 수 있는 광장이 있길 바란다. 가장 행복하였던 은혜라는 여자와 그의 남자였던 이 명준이라는 남자는 세상 속의 눈물이 되었다. 이제 나는 내 운동화에게서 자유스러워졌다. 나와 첫번째 운동화는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다. 준호>

 

 나는 부리나케 문학과 지성사에서 낸 아버지가 선물로 준 세로줄로 씌여진 최인훈 전집1을 꺼내본다.

 마지막 부분을 읽을 때면 어린 나는 가슴이 아팠다.

 

"최인훈의  광장 중에서"

밤중

선장은 도어를 두두리는 소리에 잠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얼른 손목에 찬 야광시계를 보았다. 마카오에 닿자면 아직 일렀다.

 "무슨 일이야?"

 "석방자가 한 사람 행방불명이 됐읍니다."

 "응?"

 "지금, 같은 방에 있는 사람이 신고해 와서, 인원을 파악해 봤읍니다만, 배 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선장은 계단을 내려가면 물었다.

 "누구야 없다는 게?"

 "미스터 리 말입니다."

 이튿날.

 타고르호는 흰 페인트로 말쑥하게 칠한 삼천톤의 몸을 떨면서 한 사람의 손님을 잃어버린 채 물체처럼 빼곡이 들어 단 남지나 바다의 훈김을 헤치며 미끄러져 간다.

 흰 바다새들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는다. 마스트에도, 그언저리 바다에도, 아마, 마카오에서, 다른 데로 가버린 모양이다.

 

 난장이가 쏘아 올리 작은 공이라는 제목의 조세희 소설집의 구절 역시 노트에서 찾았다. 1993년. 10월. 15일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중에서"

<그러나 아버지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아버지는 사랑에 기대를 걸었었다. 아버지가 꿈꾼 세상은 모두에게 할 일을 주고, 일한 대가로 먹고 입고, 누구나 다 자식을 공부시키며 이웃을 사랑하는 세계였다. 그 세계의 지배 계층은 호화로운 생활을 하지 않을 것이라 아버지는 말했었다. 인간이 갖는 고통에 대해 그들도 알 권리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곳에서는 아무도 호화로운 생활을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지나친 부의 축적을 사랑의 상실로 공인하고 사랑을 갖지 않은 사람네 집에 내기는 햇빛을 가려 버리고, 바람도 막아버리고, 전깃줄도 잘라버리고, 수도선도 끊어 버린다. 그런 집 뜰에서는 꽃나무가 자라지 못한다. 날아 들어 갈 벌도 없다 . 나비도 없다. 아버지가 꿈꾼 세상에서 강요되는 것은 사랑이다. 사랑으로 일하고 사랑으로 자식을 키운다. 사랑으로 비를 내리게 하고, 사랑으로 평형을 이루고, 사랑으로 바람을 불러 작은 미나리아재비꽃 줄기에까지 머물게 한다.  그러나 아버지가 그린 세상도 이상 사회는 아니었다. 사랑을 갖지 않은 사람을 벌하기 위해 법을 제정해댜 한다는 것이 문제였다. 법을 가져야 한다면 이 세계와 다를 것이 없다. 내가 그린 세상에서는 누구나 자유로운 이성에 의해 살아갈 수 있다. 나는 아버지가 꿈꾼 세상에서 법률 제정이라는 공식을 빼버렸다. 교육을 수단을 이용해 누구나 고귀한 사랑을 갖도록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아버지가 나에게 사랑이라는 기바ㅏㄴ을 주었다. 나도 아버지처럼 사랑에 기대를 걸었다.>

 

따뜻한 마음

 

 

사람들은 모릅니다.

따뜻한 마음만이 전부라는 것을 모릅니다.

따뜻한 마음만이 진실이라는 것을 모릅니다.

 

상대를 향해 열려있는 작은 마음이

상대를 향해 열려있는 작은 시선이

 

전부임을

진실임을

사람들은 모릅니다.

 

배우고, 못배우고

돈이있고, 없고

예쁘고, 밉고

키가크고, 작고

 

그런 잣대만이 전부가 아니고

그런 잣대만이 진실이 아닙니다.

 

전부는

진실은

따뜻한 마음 뿐입니다.

11월 23일 신준호.

<11편과 14편 끝>

 

 

* 서울 생활과 전국의 떠돌이 생활이 힘들었습니다. 저는 오늘 곰곰 저 자신을 봅니다. 잘 살고 있었나? 글쎄요? 시를 쓰면서 또 글을 쓰면서 영풍문고 앞 분수대를 제 집 들락거리듯 들락거리고, 분수대 앞에 않아 글을 쓰고 시를 썼습니다. 그러나 저는 늘 하트 즉 사랑에 기대를 걸어 본 조세희씨처럼 사랑에 기대를 걸면서 냄새나는 하천을 뒤로 하고 무지 많은 책들을 베낭 속에 넣어서 그 길을 왔다 갔다 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조세희씨의 글과 최인훈씨의 글을 좋아합니다. 베스트 셀러가 된 코엘료 작품도 좋아합니다. 이상하게 남자의 글이 마음에 드는 글 보면 제 자신이 여성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 글이   끝나면 단편과 중편을 각각 실을 거고 무리함이 없이 하루 분량씩 실을 계획입니다. 제 꿈이 작가인데 병동에서 강형경씨가 이 곳 아줌마 닷컴을 말해 주었습니다. 그녀의 병이 정신분열이든 아니든 그녀의 말을 다 믿고 면회를 가려고 했더니 형경씨 같은 사람들은 면회 사절이라드군요. 우리 형경씨랑 남희씨 저랑 세 사람은 호주제 폐지를 위해 어떤 모 후보를 대통령으로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 안의 생활은 정말 약물에 의존해 있는 신세, 그야말로 마루타처럼 신약의 강함을 경험했습니다. 저는 저 자신의 보호자가 저 자신이라 생각하고 아이가 학교에서 무엇인가를 가져 오면 보호자란에 꼭 제이름과 남편이름을 씁니다. 저 여성운동 하고 싶지 않으나 많은 눈물 흘리는 이들을 위해 뭔가 여성이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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