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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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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축하합니다~~~


BY 주연 2006-08-28

드디어, 날이 저물기 시작했다.

아이들과 가벼운 저녁을 또 같이 먹고,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곳에

아이들에게 이끌려 이곳까지 도착한 서지원!

어느새 아이들은 만반의 준비를 하였다.

자신들의 가방에서 각자 준비해온 옷들로 갈아입고, 약간의 화장.

그리고 교복들은 다시 가방에 넣어 지하철 사물함에 넣고는, 사물함키를 들고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키득키득.

요즘들어 지원은 학기초에 자신이 나이들어보이게끔 입는 정장과 헤어스타일을

과감하게 포기!

이제는 자신의 이력을 알기 때문에 굳이 나이들어 보이게끔 하고 다니지 않고,

편한 스타일로 다닌다.

오늘도 무릎까지 내려오는 청치마와 흰블라우스차림.

긴 생머리는 예전과 같이 목뒤에서 하나로 묶은채.

 

반 아이들은 모두 들어가고 마지못해 지원이 들어가려는 찰라,

나이트 앞에 서있던 두명의 사내가 지원을 가로막는다.

" 학생! 여긴 미성년자 출입금지야."

무섭게 생긴 아저씨들이 지원을 가로막자, 금방 울음이라도 터트릴 것 같은 지원이다.

" 저기, 저 학생 아닌데요. 저 선생님인데요."

" 뭐라고? 푸하하하하."

" 이봐, 지금 이아저씨 놀리면 상당히 재미없어 지는데......"

" 진,진짜라구요. 저 미성년자 아녜욧."

한참을 기다려도 지원이 나타나지 않자 아이들이 하나둘씩 다시 올라왔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것 같은 지원을 보며 세찬이 나섰다.

" 뭐야? "

방금 우르르 내려간, 돈푼깨나 있어보이는 즉, 매상이 될만한 손님들이 다시 우르르 몰려오자 험악한 표정을 짖고 있던 한 녀석이 비굴한 웃음을 보인다.

" 에, 저기 여기있는 학생이 자꾸 들어 갈라고 그래서......

 미성년자는 곤란하거든요....."

" 뭐라고?"

그제서야 애들은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했다.

자신들이야 워낙 이런곳을  밥 먹듯 드나들어서 자연스럽게, 또 그런 복장차림이지만,

지금 지원의 모습은 맞다, 미성년자 모습이었다.

그렇다고, 지원이 자신의 담임이라고 말을 하면, 자신들이 오히려 미성년자가 되어 이곳에 못들어 가는 처지가 되는게 아닌가 말이다.

소연이 지원을 툭 치며 말한다.

" 신분증 보여주면 되잖아."

마치 친구인것처럼 말을 놓아가며~~

지원은 소연이 살짝 말을 놓은 것도 알아채지 못하고, 맞다 하는 표정으로 자신의 백에서

지갑을 꺼내 신분증을 보여주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까다롭게 검사하는 곳에선 퇴짜겠지만,

흐흐흐 오늘부터는 완전한 성년 아닌가 말이다.

지원의 신분증을 확인한 어깨가 그제야 슬슬 웃는다.

" 아, 예 전 워낙 동안이라서......

 그럼 재밌게들 노십시오."

앗싸 오늘 우리 가계 대박나게 생겼다.

'흥, 진작 그러게 나올 것이지.  가만, 그런데 왜 얘네들 신분증은 검사 안한는거지?'

지원이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어깨한테로 돌아가려는 걸 소연이 잡아 끌었다.

"자,자. 오늘 신나게 한번 몸 푸는 거다."

아이들의 환호성이 들려왔다.

 

" 아옷. 정말 왜 그러신데요?"

" 얘들아! 사랑스런 나의 제자들아!"

지원의 조용조용하고 진지한 모습에, 아이들은 전부 주목하고 지원의 다음말을 기다렸다.

" 내가 약속은 지켰잖니? 그런데, 너희들은 아직 미성년자야,그러니 술은 절대로 안된단다.

 그 말을 따를 수 없다면 지금 당장 다시 저문으로 나가는 거지."

자신들이 지나온 문을 가리키며 지원은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 아우~~"

" 아! 미치겠다."

아이들의 웅성거림에 한치의 흔들림없이 지원은 아이들을 바라보며 다짐을 받으려 했다.

" 좋아요, 대신에 선생니~임~~~~?"

" 응? 왜 그러니 지영아?"

" 오늘이 선생님 생일이라면서요? 우리 케잌이랑 샴페인 터뜨려요."

" 응? 어떻게 알았니?"

" 큭큭큭 저희가 누굽니까? 바로 선생님의 사랑하는 애제자들 아니겠습니까?"

아이들은 자신들이 준비해온 케잌과 샴페인. 그리고 각자 선물들을 내놓았다.

순간, 지원은 마음이 짠 해져 오는 느낌에 눈물이 주주룩 흘렀다.

'아, 이래서 교사생활을 하는 가 보구나.'

비록, 문제아들이라고 취급받는 아이들이지만 지원에겐 너무나도 사랑스런 제자들 아닌가 말이다.

" 어휴~~ 선생님이야, 애야."

지원의 눈물에 당황해진 아이들은 그러나, 기분좋게 지원의 눈물을 닦아주고,케잌에 초를 꼽았다.

그리곤,

"생일축하 합니다~~~ 생일 축하 합니다.~~

사랑하는 선.생.님! 생일 축하 합니다.~~~"

아이들의 축하노랫소리가 끝나고, 지원이 촛불을 끄자 박수소리가 났다.

30명의 축하곡 합창소리가 나자,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그곳으로 시선을 주고,

같이 축하의 박수를 쳐주었다.

 

지운은 누군가가 생일을 맞아 생일축하곡이 나오자 이상한 대목을 발견했다.

생일을 맞아 여러명이 이곳에 와서 축하해주는 일은 지극히 당연했다.

그.런.데....

선생님 이라구?

그 무리들을 아무리 둘러 보아도 선생님이라고  불려질 만한 사람을 도무지 찾질 못했다.

거기다 자세히 보니, 훌륭한 변장술에도 불구하고, 고딩티가 나는 무리들 아닌가 말이다.

참으로 이상한 그룹이다.

한명도 아니고, 무려 30 명이나 되는 인원들을 이끌고 온 선생이란 자를 찾을 수가 없으니 말이다. 축하곡이 지금 흘러나오는 이상 분명 그 가운데 있어야 하지 않을 까 싶은데 말이다.

지운은 더욱 집중을 해서 그룹을 한사람 한사람 훓어 보았다.

허걱!

지운과 같이 술을 마시던 정우는 긴장한 지운을 툭쳤다.

" 얌마, 너 이런데서도 직업정신 나오냐?

 오늘은 그냥 넘어가자."

"휴~~~ 어떻게 해야 하냐?"

" 왜 수배중인 범인 있냐?"

" 지원이 저기있다."

" 응? 어디? 근데 왠 한숨이냐?"

" 미치겠다. 지네반 학생들 다 끌고 왔다."

" 으잉?"

지운의 시선이 있는 쪽을 바라본 정우는 지원이 처한 상황이 매우 너무 재밌게 느껴졌다.

" 오늘 무슨 날이냐?"

" 지원이 생일! 거창하게도 한다."

지원의 생일이란 소리에 정우가 나갔다.

 

이 무슨 썰렁한 분위기란 말이냐.

지원은 자신의 잔에만 아이들이 준비해온 샴페인을 따라놓고, 아이들 앞엔 온갖 음료수들을

대절해놓았다.

" 흠, 흠 잠시 검문이 있겠습니다."

뜨악한 표정의 아이들.

불시검문인 것이다.

보통의 나이트경우, 미성년자들을 위해 검문이 있을 경우 미리 귀뜸을 해주는게 다반사인데.

아이들의 얼굴빛이 변하면서, 지원을 쳐다보았다.

자신이 한 말이 있어서....

자신의 죄가 크다.

30 명의 학생들 전부를  징계먹게 할 순 없잖은가 말이다.

지원은 큰 다짐을 하고 나섰다.

" 제가 이아이들의 선생님입니다. 제가 오늘 시험도 끝나고 해서 스트레스나 풀자고 해서

데리고 온거예요. 보다시피 이 아이들은 술도 마시지 않았어요."

지원의 울먹거리는 표정에 정우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훗, 서지원! 넌 선생님이 됬다면서 아직도 어린애 같냐?"

예상치 못했던 말에 반아이들 시선이 전부 정우에게로 쏠렸다.

지원은 고개를 들어 정우를 보곤 깜짝 놀랬다.

" 우이띠!

 뭐야, 정우 오빠 아냐? 언제 온거야? 누구랑?"

" 큭큭, 너네반 학생들이냐?"

" 엉, 그나저나 놀랬잖아. 누구랑 온거야? 혹시?"

" 응, 지운이랑 왔다. 자, 선물!"

정우는 뒤에 있던 자신의 손을 내밀었다.

새빨간 장미꽃 19송이.

" 생일축하해."

"유치한자식! 언제 가서 사왔냐?"

언제 왔는지 지운이 정우 옆으로 다가왔다.

" 뭐야 남자들 둘이서 여기서 뭐하는 거래?"

반아이들의 호기심어린 눈빛.

왜 아니겠는가. 지금 자신들의 앞에 서있는 저 늠름한 청년들을 보라.

지운을 알아본 세찬이!

" 형! 오래간만이예요."

지운을 아는 척하는 세찬일 부러움으로 가득쳐다보는 여자아이들.

"세찬아 누구야?"

" 선생님 오빠."

"으잉?"

그제야 아이들은 서로 자신들 옆에 앉으라고 난리들이다.

지원이 보다 더 확실한 보호자가 있어야 된다나 어쩐다나.

암튼, 그렇게 지운과 정우가 합석을 했고, 여전히 아이들의 앞엔 음료수뿐.

지원은 열심히 몸을 흔드는 아이들을 보며, 참으로 잘들도 논다 라고 생각을 했다.

저런 춤들은 대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배웠을꼬!

경쾌한 음악에서 조용한 느린 음악으로 바뀌자,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는 아이들.

같은 성끼리 끌어앉고 블루스를 추는 아이들.

갑자기 정우가 손을 내민다.

" 자, 오늘 같은 날 한곡 춰야지?"

정우의 손에 이끌려 무대로 나왔지만, 어떻게 추는 지 모르는 지원을 향해

" 그냥, 나한테 맡겨. 자"

정우의 어깨에 한쪽 손을 엊고, 허리에 다른 한손을 두른후, 정우의 발을 밟지 않기 위해

온 정신을 그리로 집중했다.

" 지원아!"

" 응?"

고개를 든 순간 정우가 입술에 '쪽' 하고 소리를 내며 뽀뽀를 한다.

" 혹시 장미꽃이 몇송인지 세어봤니?"

" 아니."

"후훗. 열아홉송이야. 왜 열아홉송인줄 아니?"

" 아니, 모르는데."

" 나머지 한송인 바로 이 뽀뽀가 대신이다."

" 우이띠, 그런게 어딨냐?"

다른 스무살의 여자완 다른삶을 살아온 지원이었다.

스무살을 맞는 성인식엔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알기나 했던 것일까.

" 우~~~~ 선생님!"

" 와! 선생님 멋있어요."

정우의 발만 보고 춘 블루스였다.

자신의 아이들을 깜빡했다.

'왜이리 낯이 뜨거운 거야?'

음악이 다시 경쾌하게 바뀌었다.

지원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서 뜨거워진 볼을 식히기 위해 시원한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댔다.

" 야, 서지원. 이거 물 아냐. 너 이런거 마셔본적 없잖아."

지운은 걱정스럽게 물어보았다.

" 쳇, 누군 엄마 뱃속부터 마시고 태어나냐? 나도 이제 어엿한 성인이란 말이지.

인제부터 이런것도 마시고 그럴거다 뭐."

" 큭큭큭."

" 선생님 오늘 너무 귀엽다. 내 동생삼고 싶다."

반 아이들은 오늘 지원의 모습에서 많은 걸 봤다.

자신들과 다른 삶을 살아온 선생님

자신들이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상을 지원은 신기한 것처럼, 굉장히 대단한 것처럼 대했다.

아이들은 이런 지원이 너무나 순수해보였다.

그리고, 자신들로 하여금 힘든일을 겪지 않도록 하자고 무언의 약속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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