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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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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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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가드


BY 한상군 2006-02-19

 

 

 

 

 

 

   [언니, 오늘은 그냥 다 잊어버려.]

   현이를 얼굴 한 번 못본 채 떠나보낸 날 오후, 연희는 언니인 수희와 강남의 한 카페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말했다.

   [지난 일도, 그리고 앞날의 일도 다 잊고 오늘은 나랑 술이나 마시자구.]
   [.....]

   연희는 이미 떠나버린 아이의 흔적을 찾아서 인천공항까지 쫓아갔다가 되돌아온 수희를 환한 대낮부터 자기의 단골 카페로 끌고 왔다. 그리고 음울하기만 한 수희의 표정을 밝고 명랑하게 만들기 위해 분주하게 수다를 떨었다.

   [언니, 성민이 소식 들었어?]
   [아니.]

   술이란 얼마나 좋은가. 아무리 우울하고 슬픈 일이 있어도 술을 몇 잔 들이켜면 기분이 느슨하게 풀어지면서 약간씩 좋아지는 느낌이 든다.

   [성민이가 글쎄 지금 어떤 중학교 여선생님과 교제를 하고 있는데, 그 여자 집안이 많이 어려운 모양이더라구. 엄마가 그러시는 거야. 홀어머니 밑에서 커온 데다가, 학교 다니는 동생들이 밑에 줄줄이 딸려 있어서 당분간 결혼을 미뤄야만 할 것 같다고 말이지.]
   [그래서 성민이 결혼이 자꾸 늦어지는 거로구나.]

   얼굴에 발그레 홍조가 돌기 시작했을 때 이윽고 수희가 입을 열었다. 그날 아침 얼마나 울었던지 그녀의 눈매는 순환기장애를 앓는 환자의 얼굴처럼 퉁퉁 부어 있었다.

   [엄마를 생각하면 성민이가 어서 결혼을 해야 하는데, 정말 큰일이야.]  
   [.....]

   수희도 동감이라는 듯 조용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때까지 마신 술은 위스키 반 병 정도 되었는데, 두 사람 모두 콜라를 섞어 마셨기 때문에 술기운은 비교적 천천히 올라오고 있었다.

   [언니, 가게는 요즘 어때? 잘 돼?]
   [그저 그렇지, 뭐.]
   [나이트클럽에도 꽃을 납품하고 있는 것 같던데, 거래관계는 괜찮아?]
   [응.]

   사실 크레이지 호스가 지난 주부터 영업을 재개하면서 로즈가든에는 꽃주문이 연일 쇄도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 동안 거래를 끊었던 H호텔 나이트클럽에서도 주문이 폭주했는데, 영업직원을 통해 알아보니 그 이유는 뒷골목의 주먹세계 판도가 완전히 재편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가급적이면 그런 데 거래하지 마. 선배들이 그러는데 나이트클럽 같은 데에는 깡패들이 우글거린다는 거야.]
   [사업하는 사람이 찬 밥 더운 밥 가리게 생겼니? 아프리카 사막에 히터 팔고 에스키모한테도 냉장고 팔아먹는 게 영업 세계야.]
   [와, 우리 언니 이제 제법 사업가 티가 나네.]
   [내가 책임져야 할 식구들이 생겼으니까 당연한 거지, 뭐.]

   수희가 무표정한 얼굴로 술잔을 기울이자 연희는 그 모습을 미소 띤 얼굴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연희가 진지하게 말했다.  
 
   [나도 들은 얘기인데, 얼마 전 서울 강남지역을 장악하고 있던 거대 폭력조직간에 큰 싸움이 벌어졌던 모양이야. 소위 배회장파라는 조직과 노회장파라는 조직이 일대 혈전을 벌였다는데, 이 싸움에서 노회장파가 이겨서 배회장파 구역까지 접수했다는 거야.]

   여기까지는 수희도 자기 가게 직원인 정주임의 입을 통해서 대충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뒤 어떻게 전쟁이 수습됐는 지 구체적인 사실에 대해선 아무 것도 아는 게 없었다. 수희는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대? 배회장파는 어떻게 됐냐구?]
   [양 조직간의 싸움에서 배철묵 회장 형제가 큰 부상을 입고 도주했대. 일설에 따르면 배철묵은 목이 거의 잘리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데다가 아킬레스건까지 끊겨서, 여러 차례 큰 병원들을 옯겨 다니며 수술을 받은 끝에 일본으로 도주했다는 거야.] 
   [그 사람 동생은 어떻게 되었대?]
   [배회장에게는 배용묵이란 동생이 있는데, 그 사람도 노회장파에게 맞서다가 한 팔이 잘리워진 채 도망갔다는 거야.]

   전혀 몰랐던 얘기였다. 수희는 숨까지 죽인 채 조용히 연희의 입을 주목했다.

   [현재 노회장파의 고참 중간보스인 전현구라는 사람이 회장으로 등극했다는데, 그러나 실제로 전현구는 얼굴마담 회장일 따름이고 실세는 그 밑의 행동대장 출신인 강승민이란 사내라더군.]
   [!!]
  
   그렇구나. 그렇게 되었구나. 그 사람이 오만불손한 배철묵 형제를 쳐서 드디어 복수를 결행하였구나. 수희는 은밀하게 재편된 뒷골목 세계의 한 복판에 승민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는 길게 한숨을 몰아쉬었다.
   바로 그때 연희의 휴대폰이 끝없이 울려대기 시작했다. 언니의 눈치를 보다가 마지못해 휴대폰을 받아든 연희는 곧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거 어떡하지?]

   신문사 기자이니 얼마나 바쁘겠는가. 수희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언니를 위해 시간을 내준 연희가 너무 고맙게 생각되었다.
 
   [가. 내 걱정하지 말고 어서 가봐.]
   [그럼 언니 같이 나갈까? 내가 집까지 바래다줄게.]
   [아냐. 내 걱정 말고 가봐. 난 조금 더 앉아 있다가 들어갈게.]
   [그럴래?]

   카페 입구 쪽으로 발걸음을 몇 발짝 떼어놓던 연희는 문득 걱정스러운 얼굴로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럼 이따가 일 끝내고 내가 언니 집으로 갈게. 오늘 우리 오랫만에 같이 자자. 옛날 춘천에서 함께 지냈던 것처럼 말야.]
   [그래.]

   수희가 미소를 짓자 연희는 약간 마음이 놓이는 듯 이내 손을 흔들며 밖으로 뛰어나갔다.
   여동생이 카페를 나간 뒤 수희도 제 앞에 놓여져 있던 술잔을 비우고는 바로 일어나 로즈 가든으로 갔다. 낯선 손님이 한 명 가게로 찾아와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는 전갈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
  
   수희가 로즈가든에 도착해 유리로 된 현관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서자 사내 한 명이 소파에 앉아 있다가 거구의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듯한 사내였다. 수희가 어깨에 쌓인 눈을 양손으로 툭툭 털고 있을 때 사내가 성큼성큼 발걸음을 떼어놓았다.

   [오랫만입니다. 여전히 아름다우시군요.] 

   사내는 그녀 앞으로 다가서더니 빙글빙글 웃으며 커다란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수희는 그 손을 잡지 않았다. 그가 누구인지 뚜렷이 기억났기 때문이었다.

   [미스 조 퇴근해.]

   갑자기 화끈 달아오르는 얼굴 빛을 애써 진정시키며 수희는 여직원에게 말했다. 미스 조가 제 핸드백을 챙겨들고 총총히 밖으로 나가자 사내가 말했다.

   [햐, 찬 바람이 쌩 하고 부는군요. 불청객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요.]

   수희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금고 속의 돈을 자기 핸드백에 넣은 뒤 난로 불을 끄는 등 서둘러 퇴근 준비를 했다.

   [그래도 한 차례 뜨겁게 살을 섞은 사이인데 따끈한 커피 한 잔 정도는 대접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지금 가게 문 닫아야 하니까 어서 나가주세요.]
   [나 빚 받으러 온 사람 아닙니다. 그냥 근처에 왔다가 여기서 꽃가게를 한다시기에 잠깐 얼굴 좀 보려고 온 건데 이렇게까지 냉정하게 굴 건 없잖습니까.]
   [전 당신 같은 사람과 할 얘기 없어요. 나가주세요. 빨리 나가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겠어요.]

   수희의 얼굴이 술기운으로 벌겋게 물들었기 때문이었을까. 사내는 좀처럼 나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내가 뭘 어쨌다고 경찰을 부른다는 겁니까? 난 그저 애인 얼굴 좀 보려고 찾아온 것 뿐인데.]
   [애인?]

   수희는 책상 위 서류를 정리하다가 돌연 무서운 눈으로 사내를 쏘아보았다. 그날 아침 현이를 만나지 못한 채 돌아서야 했던 데다가 환한 대낮부터 카페에서 술까지 거나하게 마신 상태라 수희는 더 이상 무서울 게 없었다.

   [내가 당신 애인이에요?]
   [한강변 고수부지에서 서로 카섹스까지 즐겼으면 애인 사이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카섹스?]

   말이 통하지 않는 놈이었다. 완강하게 저항하는 여자를 차 안에서 강제로 겁탈해놓고 그것을 카섹스라고 주절거리다니, 이 얼마나 뻔뻔스런 일인가. 필경 놈은 그녀를 또 다시 범하기 위해 찾아온 게 분명해 보였다. 수희는 직원들의 책상 위에 굴러다니던 꽃꽂이용 가위를 얼른 집어들었다.

   [꺼져. 빨리 안나가면 정말 경찰을 부를 거야.]
   [흐흐흐. 발그레 술기운이 오른 모습을 보니까 더욱 구미가 당기는데.]

   짐짓 위협적인 자세로 수희가 가위를 치켜들었지만 사내는 전혀 겁먹지 않고 천천히 그녀 곁으로 다가섰다. 수희가 사무실 한쪽 코너에 몰리자 사내는 그녀에게 전혀 달아날 틈을 주지 않고 거구를 이용해 압박해왔다.

   [그걸로 나를 찌를 수 있을까? 찌를테면 어디 한 번 찔러보시지.]

   사내가 점점 가까이 다가서자 수희는 마침내 그를 향해 가위를 휘둘렀다. 하지만 사내는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동작으로 수희의 공격을 피한 뒤 재빨리 그녀의 손에서 가위를 빼앗았다. 운동선수는 수희를 제 가슴에 와락 끌어안으며 음탕하게 속삭였다.

   [고수부지에서 헤어진 뒤에 내가 당신을 얼마나 생각했는 지 몰라. 비록 잠깐 즐긴 사이였지만, 어찌 된 일인지 계속 당신이 생각나는 거야.]

   수희가 운동선수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칠 때였다. 그의 어깨 너머로 가게 밖 도로에 멋진 검정색의 중형 세단이 한 대 스르르 멈춰서는 게 보였다.

   [그날 정말 좋았었어. 당신의 달콤한 입술, 뽀얀 우유빛 젖가슴, 그리고 꽉꽉 물어주는 두 다리 사이의 또 다른 입술...]

   차는 독일산 최고급 BMW 같았다. 이윽고 세단의 운전석 문이 열리더니 검정 양복을 입은 한 젊은 사내가 뛰어나와 재빨리 우산을 펴고 뒷자리 상석의 문을 열었다. 그러자 어떤 사내가 차에서 내려 곧장 로즈가든의 유리문을 열고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실내에 무심코 한쪽 발을 들여놓았다가 사내는 자기 눈앞에서 두 남녀가 포옹하고 선 광경을 목격하고는 잠시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사람은 크레이지 호스의 영업상무 강승민이 분명했다. 배용묵을 때린 죄로 그들 형제에게 자기 손가락을 잘라 바치고, 수희가 병원 치료비를 들고 크레이지 호스로 찾아갔을 때 그 업소의 음습한 룸 안에서 그녀에게 뜨겁게 키스를 퍼부었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승민이 잘못 찾았다는 듯 겸연쩍게 씩 웃으며 몸을 돌리려는 순간 수희는 있는 힘껏 외쳤다.
  
   [도와주세요!]

   밖으로 나간 뒤 문을 닫으려던 승민은 힐끗 몸을 돌리더니 다시 실내로 걸어 들어왔다. 운동선수는 등 뒤에서 심상찮은 인기척이 느껴지자 수희를 붙잡은 채 돌아섰다.

   [넌 뭐야? 너와는 볼 일 없으니까 어서 꺼져.]
   [보아하니, 싫다는 여자를 강제로 붙잡고 있는 것 같은데 좋게 말할 때 놔주지 그래.]
   [뭐야? 이 새끼가 지금 누구 앞에서 함부로 혀를 놀리는 거야?]

   덩치로 봐선 운동선수의 체격이 훨씬 커보였다. 수희를 사무실 한쪽 코너에 밀어놓고 운동선수는 갑자가 승민에게 달려들어 불문곡직 주먹을 휘둘렀다. 승민은 재빨리 상체를 젖혀 운동선수의 주먹을 피한 뒤 그가 미처 자세를 수습하기도 전에 오른쪽 주먹을 상대의 안면에 정확하게 꽂았다.
   벌렁 뒤로 나자빠졌던 운동선수는 코피를 흘리며 비칠비칠 다시 일어났다. 그가 재차 덤벼들자 승민은 구두 끝으로 상대의 명치를 찔렀다. 그리고 허물어지는 그의 안면을 다시 무릎으로 통렬하게 걷어올려 깨끗이 잠재워버렸다. 그제서야 밖에 서 있던 검정 양복이 실내로 들어왔다. 승민이 그에게 말했다.

   [끌고가서 차 트렁크에 실어.]
   [트렁크에요?]
   [응.]

   검정 양복을 입은 젊은 사내는 운동선수를 질질 끌고 나가더니 승민의 명령대로 정말 세단의 트렁크에 던져넣었다. 승민이 수희에게 말했다.

   [괜찮습니까?]
   [네.]
   [아무래도 난 김사장님에게 필요한 사람 같군요. 만날 때마다 당신을 위기상황에서 구해주게 되니 말입니다.] 

   씩 웃는 얼굴 표정이 보기 좋았다. 손가락이 잘린 채 크레이지호스의 골방에 처박혀 있던 때와 비교하면 훨씬 좋아진 모습이었다. 머리를 올백으로 넘기고, 감색의 줄무늬 양복을 근사하게 빼입은 그는 흡사 할리우드 영화에 종종 나오는 이태리의 마피아 단원 같았다. 승민이 물었다.

   [그래, 저 친구와는 또 무슨 관계입니까?]
   [모르는 사람이에요. 얼마 전 여고 동창생들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한 친구가 제 생각을 묻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소개시켜주었어요. 그런데, 처음 만난 당일 저를 자기 노리개처럼 함부로 취급하려 들더군요. 다신 만나지 않으려고 했는데 오늘 우리 가게로 제 발로 찾아온 거에요.]
   [그렇게 됐군요.]

   두 사람은 곧 가게 밖으로 나왔다. 승민이 말했다.

   [댁이 어디십니까? 제가 모셔다드리죠.]
   [아녜요. 택시 타고 가도 되요.]

   혀가 약간 꼬인 듯 발음이 잘 안되자 승민은 씩 웃으며 BMW의 뒷자리 문을 열어주었다.

   [오늘 술 한 잔 하신 거 같은데, 괜찮으시다면 제가 오늘 보디가드가 돼드리겠습니다. 자, 타시죠. 댁까지 안전하게 모셔다드리겠습니다.]
 
   수희는 더 이상 고집을 피우지 않고 차에 올랐다. 승민도 그녀의 뒤를 따라 뒷좌석에 올랐다. 두 사람이 차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뒤 트렁크 안에서 뭔가 쿵쿵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차를 운전하던 검정 양복이 룸미러를 통해 승민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승민은 나직이 말했다.
  
   [이따가 말이지, 저거, 어디 인적 없는 야산으로 끌고가서 아주 파묻어버려.]
   [네. 형님.]

   수희는 깜짝 놀랐다. 그가 폭력조직의 중간보스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다시 인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마 그가 어떤 명령을 내리든 부하들은 곧 바로 실행에 옮기고야 말 것이다. 수희는 옆자리의 승민을 돌아보며 말했다.

   [안돼요. 함부로 사람을 해치면 벌 받아요.]
   [들었지? 여기 김사장님께서 너무 착하셔서 저놈 목숨만은 살려주라고 하시는구나. 그럼 말이지, 다리 하나를 부러뜨린 뒤 풀어주도록 해라.]
   [네. 형님.]
   [!]

   마치 어린애들이 메뚜기를 잡아 그 다리 하나를 부러뜨리자고 의논하는 것 같은 말투였다. 운동선수는 뒤 트렁크 안에 갇힌 채 계속 살려 달라고 발버둥을 쳤다. 수희는 너무나 기가 막혀 입을 딱 벌렸다. 그러자 승민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괜찮습니다. 저런 놈들은 이 세상이 무섭다는 걸 똑똑히 인식시켜줘야 얌전해집니다. 난 약한 사람 괴롭히는 놈을 가장 싫어합니다. 더구나 김사장님처럼 마음씨 곱고 아름다운 분 괴롭히는 놈을 보면 참을 수가 없어요.]

   이번에 운동선수는 제대로 임자를 만나게 된 셈이었다. 수희는 지난 날 고수부지에서 겁탈을 당할 때 그를 죽이고 싶은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제서야 그 원한을 갚을 수 있게 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