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디 가죠? 지금 집에 가기 싫은데 나.”
“그럼 어디 또 데리고 가야 해요?.”
태식의 얼굴에 장난기가 묻어 났다.
“네. 흐흐. 그러면 안돼요?”
금문교를 넘어 귀여운 마을 소살리또에서 바닷물결 위에 시원하게 미끄러져 가고 있는 색색의 요트들을 바라 보다 은하가 태식의 곁에 다가가 팔에 살며시 팔장을 끼어 보았다. 오후의 햇살을 받아 온통 생선 비늘처럼 은빛으로 반짝이고 있는 눈 앞의 넓은 바다를 바라 보며. 가까이 다가 온 그녀를 보는 태식의 눈에는 “난 네가 좋아.” 라고 적혀 있는데.
골프 연습장에서 본 그녀는 단아하고 고상한 커리어 우먼의 이미지를 풍겨 내고 있었지만 가까이서에 본 그녀는 포근하고 사랑스러울 만큼 감성적인 면도 강한 여자였다. 나이로 보면 활짝 만개한 붉은 장미 꽃이 더 이상 아름답게 꽃을 피워 낼 수 없어 그 감각적인 색 만을 짙게 더해 가는 그런 때 였지만 태식의 눈에 비친 그녀는 귀엽고 청아해서 오래 동안 변치 않고 그 자리에 피어 있는 고운 자태의 한 송이 흰 꽃 처럼 느껴졌다. 열정이 있지만 지나치게 드러나지 않는… 아직 세상에 대한 순수한 마음이 남아 있는… 그래서 그녀를 곁에 두고 함께 있고 싶은지도 몰랐다.
그런 그녀가 좋아 하는 것과 원하는 것이 있다면 뭐든지 다 해줄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지금 사십이 넘은 나이에 들 수 있다는 것이 때론 믿어 지지 않았다. 분명 그녀는 남의 여자 였지만 그녀 앞에 서면 마치 오랫 동안 안아 온 내 여자인 듯 한 착각을 할때도 있고 때론 사춘기 시절 가슴으로 몰래 흠모 하던 단발 머리의 여선생님을 떠올리게 하기도 했고 무조건 아들을 감싸 주시던 부드럽던 어머니를 기억 나게도 했다. 비행기가 낮게 떠 다니던 골프장에서 우연히 그녀를 만나 함께 라운딩 한 뒤 근처의 작은 일식집에서 저녁을 먹을 때 그녀가 지갑 속에서 돈을 꺼내다 보여준 한 소년의 사진이 보기 좋았었다. 그녀와 정아가 후원하고 있는 가난한 소년이라고 하던 그녀...
“우리 또 어디 가는거 맞죠? 네?”
한 동안 태식의 팔장을 끼고 잠자리 날개 같은 투명한 돛을 단 요트들이 빠르게 질주하는 것을 보고 있던 은하가 보채 듯 말했다.
“이럴땐 꼭 여동생 같아요.”
싫지 않은 은하의 재촉에 태식은 “허허.” 하다가 “밥 먹으러 갑시다.” 하고는 성큼 성큼 앞장 서서 커브에 대 놓은 승용차로 갔다. 그녀를 태우고 그가 차를 달려 간 곳은 금문교를 다시 건너 샌프란시스코 서쪽 끝이었다. 태평양이 아득히 펼쳐진.
“우리 끝 까지 왔어요. 이제 더 가려면 바다 속으로 가야 해요.”
“망망 대해다---- 난 수평선 있는 바다가 좋더라.”
높은 언덕 아래로 한 점 섬도 보이지 않는 그야말로 망망대해였다.
길 가에 사선으로 마련된 파킹 줄에 차를 댄 후 두 사람은 눈 앞에 펼쳐진 태평양을 향해 나란히 섰다.
“저 쪽으로 자꾸만 가면 한국이겠죠?”
“네…”
“조금만 걸어요. 우리”
“오전에 많이 걸었을텐데 피곤하지 않아요?”
“괜찮아요 아직. 여기 분위기에 코드를 맞추려면 좀 걸어야겠어요.”
은하는 바닷가 언덕길을 따라 걸어 내려갔다.
그녀의 뒷모습은 아직 예뻤다. 어깨 위 까지 내려 오는 머리카락이 약한 바람에 조금씩 날리우고 있었고 흰색 반팔 니트 가디건 세트에 적당히 피트되게 입은 연 갈색 팬츠, 왼쪽 어깨의 커다란 브라운 숄더백…
걸어 가고 있는 은하를 바라 보는 태식의 마음이 다시 흔들리고 있었다. “이러면 안돼지.” 하면서 마음을 잡아 보려고 했지만 은하에 대한 마음은 이미 어떤 선을 넘어 되돌릴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아내 경희 외에 다른 여자를 마음에 둘 수 있다는 것이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학교 강의실엔 어쩌다 예쁜 여학생들이 눈에 띄였지만 그들을 연애의 대상으로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간혹 동창들을 만나면 “야, 임마 너는 좋겠다. 학교에 젊고 예쁜 애들 많잖아.” 하곤 했지만 태식에게 그들은 모두 학적부에 올라있는 학생들일 뿐이었다.
“거기서 뭐해요?”
은하가 앞서 가다가 뒤를 돌아다 보며 태식에게 손짓을 보냈다. 그녀의 재촉에 보폭을 넓힌 태식이 이내 은하 곁으로 다가서자 그녀는 의외의 말을 건내 왔다.
“나… 이렇게 그 쪽하고 걸어도 되는 거죠?”
그녀의 목소리는 사뭇 명랑한 어조 였지만 그 안에 작은 슬픔이 함께 있다는 알 수 있게 했다. 마치 파란 물결 속에, 부서지는 하얀 파도 속에 이리저리 떠다니는 외로움처럼…
“…”
“아까 정아 아빠에게 전화 왔었어요… 난 그 쪽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데… 마치 큰 죄를 짓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 쪽을 만나러 호텔 로비에 가고 싶었지만 갈 수 없었어요. 혹시나 아는 사람을 만날까 두려웠어요… 우린…”
태식이 은하의 말을 듣다 그녀의 몸을 돌려 세워 마주 보았다.
“…”
“나 그 쪽을 볼 수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게 해 줘요.”
태식의 얼굴이 사뭇 진지한 표정에서 굳은 얼굴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
“…”
“나… 그럼… 그 쪽이랑 함께 있는 지금 현재만 생각할래요… 아무 생각도 안할래요. 그냥 나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싶어요. 나 그래도 되는거죠?”
은하가 태식의 눈을 보았다. 그는 말없이 고개만을 끄덕이므로서 은하의 마음을 위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은하를 보는 태식의 마음이 쓸쓸해 지는 듯 하자 은하가 먼저 “우리 분위기 바꿔 봐요.” 하고는 미소 지으며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어 속삭였다.
“쉿! 우리는 공범자예요. 아무도 모르게 만나야 하는.”
“후후” 태식이 작은 웃음을 입가에 띠워 입술에 검지 손가락을 댄 채 웃고 있는 은하에게 보여 주었다.
농담하듯 짐짓 명랑한 어조의 그녀 였지만 지금 두 사람의 만남은 허락되지 않는다는 현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을 태식은 알고 있었다. 둘의 만남이 금지된 관계라는 것을. 그녀와 함께 있을 때는 느낄 수 없는 것들 이었지만 경희에게서 전화가 온다거나 다 커가는 아들 녀석들과 통화한 직후에는 더욱 그런 마음이 들곤 했다.
그러나 그 누군가를 향한 마음이 관습이나 법, 윤리 도덕에 의해 제약 받는 것 보다 더 강하고 직선적인 욕구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스스로 놀라곤 했다. 자신이 그럴 수 있다는 것에… 은하에게 만나자고 전화한 것에…
누군가를 향한 느낌
멈출 수 없을 것 같은…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 같은…
주변의 여러 사람들과 사회적인 통념을 잊게 하기에 충분한
너무나도 일방적인…
이유와 설명이 필요치 않은…
그녀를 보면 자꾸 허물어지는…
지금 태식에게 찾아온 것은 열병처럼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수그러 들 수 있는 것들인지도 몰랐다. 어쩌면 영원히 계속될지도 모르는 것인지도.
“난 이곳에 와서 바다는 원 없이 실컷 보았어요. 한 때는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집에 한 번 살아 보았으면 했었는데 나 하고는 먼 일이라 생각 했거든요. 이렇게 바다를 가까이 두고 살 줄은 몰랐어요. 그리고 여기서 그 쪽을 만날 줄도.”
‘마히 마히’ 라는 생선과 함께 곁들인 칵테일 한 잔 때문인지 발그스름해 진 은하의 볼이채도 낮은 불빛 아래서도 느껴졌다. 그녀의 눈은 ‘난 당신에게 깃들고 싶어’ 라고 말하는 듯 했고.
두 사람이 식사를 마친 언덕 위 클리프 하우스를 나선 것은 바다와 하늘의 경계를 구분 할 수 없을 만큼 어두워 졌을 때였다. 창가에는 노을이 타다 못해 재를 남기듯 어두움이 함께 드리우던 시간에 둘은 레스토랑에 들어 왔었다.
은하는 오늘 따라 칵테일 한 잔에 약간의 취기가 느껴지는지 볼이 따끈따끈 달아 오르는 것 같고 살짝 눈이 풀려 오는 느낌이었다.
“아이 조금 취하는 것 같애.”
그녀가 양 손으로 볼을 감싸며 태식을 볼 때 밤바람이 부드럽게 스쳐갔다.
“저 얼굴 빨갛죠?”
은하가 수줍어 하며 물었다. 그러자 태식이 어둠 속에서 은하의 얼굴을 살폈다.
“안 보여요… 예뻐요.”
태식이 키를 누르자 깜빡 어둠 속에서 자동차는 빨간 빛을 내 보이며 문이 열렸다는 신호를 해 왔다. 그가 바다 쪽으로 난 자동차의 문을 먼저 열었다.
“타시죠.”
태식은 네온 사인 하나 없이 썰렁하게 어두워진 시내 거리를 달려 가로등이 밝혀진 베이 브리지를 건넜다. 그 동안 몇 번의 전화 벨이 울렸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 은하도 그랬고.
은하가 말없이 운전 중인 그의 옆 모습을 보았다. 어둠 속에서 가까이 보는 그의 얼굴은 편안하게 기대고 싶곤 하던 평소와는 다른 또 다른 면을 보여 주고 있었다. 문득 그가 한 남자로 느껴져 왔다. 어두움이란 묘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완전히 벗겨 버리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는 듯 했다.
어두움…
그리고 자동차 안이라는 밀폐된 공간…
아무도 모르게 둘만 있다는 것…
남김 없이 그를 알고 싶었다.
그가 날 원한다면 모두 주어 버리고 싶었다.
은하가 정적을 깨듯 차 안의 CD 스위치를 눌렀다. 마음 속으로 “이건 아니야.” 하며…
낮에 들었던 최신곡, 트롯 가요에 이어 넣어 놓았던 바리톤 성악가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난 다시 여긴가요? 힘든 일이 있나요
다시 그댈 찾아 지친 날 내려 놓고 울죠
왜 난 다시 여긴가요? 왜 또 그댄 날 받아 주나요
손 내밀어 따뜻하게 나를 감싸 안아주죠
함께 해줄 거란 한마디로 나 또 일어설 테니
그대 눈물만이 내가 다시 돌아갈 길인걸
.
.
.
Detour Crossover Vol 1.에 수록된 너의 눈물만이 (In our tears)
한경혜 작사 김건영.이혜린 편곡 Rolf Loveland 작곡
김동규 노래
노래가 흐르는 동안 태식은 어둠 속에서 별 다른 말 없이 앞만 향한 채 핸들을 잡고 있었다.
“그는 아마 갈등하고 있을지도 몰라. 은하에게 어디 까지 다가가야 하는 건지 마음 속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건지도 몰라. 나 처럼…”
태식이 가로등 없는 버클리의 언덕길을 올라 그의 스튜디오(원룸)가 있는 커브길에 파킹된 은하의 하얀 어코드 자동차 뒤에 차를 멈췄다. 멀리 만을 건너 샌프란시스코의 아름다운 야경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몇 달전 그의 스튜디오에서 보았던 것 처럼.
둘은 차에서 내려 스튜디오의 드라이브 웨이에 마주 보고 섰다.
“…”
“…”
“저 오늘 즐거웠어요.”
“…네…”
그의 마음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짐작할 수 있었지만 애써 모른척하며 짐짓 태연한 어조로 은하가 말문을 열자 그는 잠시 머뭇하다 “네.”라는 간단한 대답만을 내놓았다.
은하는 알고 있었다. 태식이 아무리 감추려 해도 “난 널 안고 싶다.” 라고 말하고 있는 그의 눈빛을. 어둠 속에서도 너무나 생생한… 그의 그런 눈빛을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힐 것 같은 순간이었지만 은하가 먼저 그에게서 돌아서서 자동차 어코드의 키를 눌렀다.
“그럼 갈께요.”
운전석으로 다가가며 가겠다고 하는 은하에게 그는 말이 없었다.
“…”
“인사도 없는 거예요?”
운전석 문을 열며 은하가 투정하듯 일부러 섭섭한 말투로 꼼짝 않고 서 있는 태식을 향해 말하자 그는 그제서야 경직된 자신을 조금 풀어내듯 “밤이니까 조심해서 가요.” 라고만 짧게 대답해 주었다. 푸르스름한, 흐르는 구름에 반쯤 가린 둥근 보름달이 어설프게 헤어지는 그런 두 사람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는 밤에.
마치 20대의 연인들 처럼 헤어지기 아쉬워 하는 그를 밖에 세워 두고 은하는 가볍게 한 손을 흔들어 보이며 갔다. 우두커니 사라져 가는 은하를 보고 있던 그의 모습이 어두운 백뮤러 속에서 곧 사라졌을 때 은하는 “하휴.” 심호흡을 한 번 했다.
“정 은하
네 마음이 변하기 전에 어서 가야해.”
그녀는 운전대를 힘주어 잡았다. 그녀의 아파트가 있는 월넛크릭으로 가는 680번 하이웨이에 오른 은하는 엑셀레이터를 밟았다. FM 101.3 에서는 마크 앤소니의 애절하고도 끈적끈적한 노래가 흐르고 있었다.
I need to know
Tell me baby girl ‘cause I need to know
.
.
“지금 당장 차를 돌려 그에게로 돌아가버리고 말까?”
은하에게는 그에게 안기고 싶은, 누르기 힘든 심한 충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태연한 척 했지만 그녀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완전히 숨길 수가 없었던 그의 표정…
차에서 내려 잠시 마주 서 있을 때의 아찔하던 그 순간…
그런 생각이 다시 들어 오기 시작하자 그녀는 어둠 속에서도 익숙한 FM 스위치를 눌러 꺼 버리고 차창을 조금 내렸다. 열린 틈 사이로 기온 차가 느껴지는 밤 바람이 쉬익 새어 들어왔다. 그녀는 태식이 자신을 가지 못하도록 차라리 잡아 주기를 바랬는지도 몰랐다. 돌아서는 그녀의 손목을 낚아 채듯 붙잡아 흔히 영화에서 처럼 일방적인 입맞춤으로 그녀의 갈등을 애초에 깨끗이 깨뜨려 주기를 원했는지도 모른다.
키를 따고 들어선 아파트에는 썰렁한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전기 스위치부터 올렸다. 정아 까지 없는 아파트의 고요함이란… 메고 있던 커다란 숄더백을 식탁 위에 내려놓고 난 그녀는 발간 불이 깜빡이고 있는 집 전화기 앤서링 버튼부터 누른 후 옆의 미니 책상 위에 있는 노트북 스위치도 눌러 켜 두었다.
“미세스 김 저 미세스 조예요. 요즘 만나기 힘드네요. 조 교수도 걱정해요. 무슨 일 있는건 아니죠?… ”
“This recording is for Eunha Chung.(정 은하씨 레코딩 입니다.) Hi, this is Larry from the Sunglass Company. I’m calling with regards to your black sunglasses.(안녕하세요, 선글라스 컴파니 가게의 래리입니다. 검은 색 선글라스 때문에 전화 드렸어요.) Your sunglasses have been repaired.(맡기신 수선이 다 되었어요.) They are ready to be picked up…(언제든 찾아 가십시오…)”
“엄마 나야. 나 잘 와서 있어. 캠프가 너무 재미있으니까 걱정하지마. 엄마 핸드폰 으로 통화가 잘 안돼더라…”
일련의 전화 메시지를 듣는 동안 백 안에 넣어둔 검정색 고무줄을 찾아 머리를 한데 뒤로 묶고 걸치고 있던 가디건 스웨터를 벗어 식탁 의자에 걸쳐놓은 그녀는 인터넷을 클릭하여 이 메일 체크로 들어갔다.
하루 종일 비운 사이 새로운 이 메일이 몇 개 떠 있었다.
You have 4 unread messages.(읽어보시지 않은 메시지가 네 개 입니다.)
클릭과 동시에 안 미희 라는 서울에 있을 때 친하게 지내던 직장 동료의 이름 위로 윤 태식 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 왔다. 갑자기 그 글씨들이 화면 가득 확대된 것 처럼 보여지며.
작성 시간 10 :50 PM
은하,
바보 같이 당신을 보내고 후회했소.
다시 돌아와 달라고 전화하고 싶었지만
왜 난 당신 앞에 서면 가지 말라는 말도 못하는지 모르겠소.
오늘 당신을 만나면서 내 나이가 정말 사십이 넘은 것 맞는지 의심했소.
잘 자요.
-윤 태식
그의 메일을 읽은 은하는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져 나갔다.
태식,
바보 같이 당신을 떠나고 후회 했어요.
다시 돌아가고 싶었지만…
난 왜 당신 앞에 서서 내 맘을 숨겨야 했는지 모르겠어요.
당신에게 만은 솔직해 지고 싶었는데…
아무것도 숨기고 싶지 않아요.
나 있는 그대로 다 받아 줄 것 같은 당신
따스하게 날 감싸줄 것 같은 당신
나 다음 번에 당신 만나면 내 감정에 솔직해 지고 싶어요.
우리 둘 만의 비밀이니까
아무도 모르는.
-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