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그때 호출기가 한참 유행이였어요.. 그녀석과 나도 하나씩 장만 한 상태
였구요. 그 핑계로 더 연락을 자주했던것 같아요. 난 상고를 다녀서
고3에 취업이 되어 회사에 출근하게 되었고 그녀석은 대입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었죠. 난 어린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적응하는 시기였기에
서로 힘들어 했죠. 그러다가 대입 100일전 떡이라도 줘야 할것 같아서
연락을 했지요. 우리집은 한창 이사준비를 하고 있어서 월차를 내서 난
내짐을 정리하고 있었고 잠시 떡과 초코릿만 전해주려고 했어요.
약속시간이 되어 난 그를 만나러 갔는데. 그는 말끔하게 차려입고 나와
있더라구요.. 난 짐정리하다 말고 트레이닝 복으로 나갔었어요. 그녀석
은" 야!.. 너 이렇게 나오면 어떻해" 난"왜" "아이참! 난.. 음.. 그러니까..
어딜 같이 가려고 했지?" " 어 그래 미리 얘기를 하지.. 난 이사짐 정리하다
말고 와서...." "그래 알았다. 별수 없지 뭐.. 그럼 조금 기다릴 테니까
갈아입고 올래?" "얘는 짐정리하다 왔다니까.. 다음에 보자 그럼 나 먼저
들어간가" 그러면서 헤어지고 오는데.. 기분이 좀 묘했어요. 괜히 거절
했나 싶기도 하고요. 그러나 그녀석에게 맞추어 꾸밀려면 최소 2시간은
걸려야 했어요. 그당시에는 화장도 서툴렸고 그렇다고 맨얼굴로 나가자니
그것도 그렇고해서 이사짐 핑계를 됬는데 기분은 영.. 그렇더라구요.
남자..
음... 고3때 그녀는 2학기에 여상이라 춰업을 나갔어요. 공부는 좀 했나
봐요 ..훗.. 그러나 그녀는 항상 지쳐 보였어요. 난 대입준비로 그녀는
회사생활로 시간이 없어 호출기에 음성을 남기던지, 전화통화를 많이
했던것 같아요. 그러다가 대입 100일전 사촌형이 애인을 소개 시켜준
다면서 멋있게 차리고 나오라는 거예요. 뭐 시험도 잘보라고 보신도
겸해서 말이예요. 그래 준비하고 있는데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형과의 약속시간은 7시였는데 장소가 집에서 1시간정도 걸리는 곳이라
5시 40분쯤 출발하려 했는데... 그녀가 5시쯤 보자고 하더라구요.
난 그녀가 100일 주라도 사주러나 하고 내심 기대를 했죠. 그리고
직장에 다니니싸 어느정도 차려 입고 올줄 알았어요. 약속장소가 실내가
아니라 페스트푸드점 앞이라 좀 걸리기는 했지만요. 그래도 설마했
는데.. 트레이닝 복에 모자를 푹 눌러 쓰고 나타난 거예요. 그래서
내가 기다려 줄테니 갈아 입고 오라했어요.. 형에게 같이 가려구요.
그녀의 답은 이사짐을 싸야 해서 시간이 없다고 다음에 보자하고는
떡과 초코릿 그리고 시험 공부 열심히 하라는 카드를 주고는 가버리
더군요.. 어찌나 허탈한지.. 형과의 약속시간보다 30분이나 늦었고
만나서도 그리 기분이 나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