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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소년을 만나다.


BY 진심 2005-05-14

덜컹거리는 전철안에서 소연은 핸드백을 열어 자꾸만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눈가에 잔주름 몇개가 신경에 거슬렸다.

예전에 없던 잔주름... 세월의 나이인가...

화장을 거의 안하고 다녀도 뽀얗고 탱탱했던 자신의 피부가 그리워졌다.

그리고...그를 처음 만났던 그 때가 가슴설레게 그리워졌다...

 

<7년전...어느날>

 

학교수업을 마치고 서둘러 전철을 탄 소연은 전철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확인 또 확인했다.

옷매무새는 괜찮은지...어떤 말로 인사를 건네야할지...그냥 가볍게 인사나 하자고 만나는건데 처음 소개팅 나가는 새내기처럼 마냥 떨리기만 했다.

몇개월전 우연히 인터넷 홈피에 들어갔다가 알게된 사이.

그저 환하게 웃고 있는 주인장의 사진이 맘에 들었고, 조금만 자세하게 보면 알수있는 독실한 신앙심도 맘에 들었고 또 시를 좋아하는 공학도란 점도 마음에 들었다.

그저 그뿐이였다.

몇번의 메일과 답글 그리고 또 무엇이 있었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깊이 빠져드는 매력이 분명 있었다.

서툴지만 진실된 그의 글에서 소연은 그의 마음을 읽고 있었다.

그래서 차츰 그에게 보내는 소연의 편지와 답장 그리고 그에게 보낼 시들을 일고 음미하면서 가슴뿌듯한 행복감을 느꼈을것이다.

광화문역에 도착했다.

소연을 서둘러 교보문고를 향해 걸어갔다.

오늘은 그의 생일날.

어찌하다보니 약속을 이날 잡게된것이다.

그에게 선물할 이해인님의 시집 한권을 집었다.

그리고 약속장소를 향해 걸어가던 소연의 시선을 잡아끄는 무언가가 있었다.

커다랗고 기다란 우산.

종로 한 복판에서 무수히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틈에서 혼자만이 커다란 우산을 들고 서 있는 키 큰 남자.

발그스름한 볼과 홈피에서 보았던 눈부시게 환한 웃음.

그녀...소년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