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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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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을 수 없는 섬1


BY 재인 2007-03-22

준형은 재인에게 가는 길이 갑자기 멀게만 느껴진다.

경리를 내리게 한후 준형의 마음은 무겁다 못해 가라 앉는다.

'이제 어떡한다

순순히 물러 설 여자가 아닌데...'

자신이야 무슨일을 당해도 살 수 있다지만

여린 재인은 어떡하나 싶었다.

차라리 자신이 죽고 싶었다.

자신의 한 순간 아니 몇년간의 방탕함과 몰염치 때문에

재인에게 피해를 주는것이 너무 괴로웠다.

그래도 어차피 부딪쳐서 넘어야 할 산이었다

자신은 재인이 어떠한 처분을 내리든 달게 받아야 할 사람이기에...

 

그날 밤

준형에게 경리의 얘기를 듣는 재인은 아득해졌다.

아무리 담대해 질려 해도 가슴이 떨린다.

"그래 그애는 어떡하겠대요?

진짜 이혼했나?"

"모르겠지만 지말은 그래, 당신에게 혹여 연락이 오더라도 담담하게 대처해 주면

고맙겠어..."

"글쎄... 자신이 없네"

"미안해, 이런말까지 하게 되어서..."

"아직 어떤 얘기가 없으니 우리 기다려 봐요"

우리라는 재인의 말에 목이 메인다.

 

인준을 바라보는 재인의 눈가에 눈물이 고인다.

그것을 바라보던 준형은 말없이 재인을 껴안는다.

준형의 가슴에 안긴 재인은 막막한 마음에 할말을 잊는다

재인을 안은 팔에 힘을 주며

준형이 나직히 "미안해, 미안해.."라는 말을 한다

재인은 말업이 준형을 토닥여 준다.

'그래, 어차피 우리의 인연은 선연이 아니라고 생각해었지..

부딪쳐 보는 수밖에...

대체 그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아일까?'

문득 경리라는 여자애가 가련해 진다.

인생을 그렇게 밖에 살지 못한다는게...

언젠가 후배 인희가 얘기했었다

"그 기집애 평생 그렇게 밖에 못살거예요

우리 동창들 알만한 애들은 다 알아요...

완전히 걸레라구요..

근데 신기한게 걔한테 한번 걸린 남자들은 빠져 나오지 못한다네요

지가 시컷 가지고 놀다 버려야만이 끝난다나 뭐래나...

절대 상대가 걜 버리지는 못하나 봐요..

한번 빠지면 절대 못헤어나오는 늪이라나 뭐래나

오죽하면 동창들이 그 계집애한테 붙힌 별명이 뭔가

하면 황금 팬티라고요

어떤 동창한테 들은 얘긴데

그게 글쎄 동창 모임에 저는 하룻밤이라도 남자가 없으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하더래요

하루라도 하지 않으면

잠을 고사하고 다음날 아무 일도 못한다고 하더래요.

그러니 지 남편에게 어떻게 만족하고 살겠어요, 바람을 피울 수 밖에

하여튼 더러운 년이에요"

그말을 듣고 재인은 웃었었다

준형과 살때 생각이 나서

언젠가 준형이 자다가 그애의 이름을 잠꼬대로 불렀었다.

이까지 갈면서...

무슨 운동을 그렇게 까지 하나 할 정도로 기진맥진해 했었다. 당시의 준형이....

 

준형은 생각에 잠겨있는 재인을 바라보며

죄책감에 쌓인다.

'나는 왜 이 여자에게 고통만 주는걸까?

늘 참기만 하는 이 여자는 내게 어떤 존재인가?

나는 또 이 여자에게 어떤 존재인가?'

 

생각에 잠겨있다가 갑자기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준형이 깜짝 놀란다

불안해 하는 마음을 간신히 누르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니 자기네.. 왜 거기가 있나? 이혼한걸로 알았는데

그새 다시 합친건가?"
"왜 전화했냐?"
"알면서 뭘 그래, 자기가 날 섭섭하게 하니 이렇게 라도 하는 수 밖에"

재인이 다가오더니

눈으로 묻는다. 준형이 끄떡이자 손을 내민다

전화기를 받아든 재인이

"누구신가요?" 묻자 경리는 놀라 얼른 전화를 끊었다.

아무리 대담해도 재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수화기를 떨어뜨릴뻔 했다

자신이 잘못을 인정한것 같아 끊고 나니 분하고 화가 났다.

다시 전화번호를 눌렀다.

"여보세요"

그년이었다. 늘 고고하고 주위에서 참한 우러러는 그녀...

언젠가 준형 몰래 재인을 보러갔었다.

자신에게 빠져 있는것 같으면서 몸만 있던 남자였다.

과거의 다른 남자들은 자신에게 몸과 마음이 다 있었지만

준형은 달라었다.

절대 마음 만큼은 얻을 수 없던 남자였다.

그래서 자신이 더 집착하는 지도 모를 일이었다.

문득 그의 아내가 궁금해진 그녀는 같은 직장에 근무하는 동창에게 일 없이

찾아갔던 적이 있었다.

그때 재인을 보면서 경리는 고개를 끄떡였었다.

여자인 자기가 봐도 참 맑고 깨끗한 얼굴이었다.

메마른 표정에서만  그녀의 고통이 보일뿐 티를 찾아 볼 수 없는 얼굴이었다

자꾸 재인을 바라보자 인희가 나직히 속삭였다

"우리 선밴데 예쁘지?

맘은 얼마나 여리다고...

저 선배 참 부러워

세상에 저 선배처럼 부자가 없어. 늘 긍정적이고 핑크빛이거든

우리가 다 핑크공주라고 하잖아"

"왜?"

"애기같은 면이 있어서...

일할때는 칼인데 다른면은 순진 그자체 아니냐

순진무구 그자체거든...."

속으로 경리가 코웃음을 쳤었다

'순진무구 좋아하네, 가면이지'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도 그녀가 미웠다

'저러니까 태과장이 나한테 맘을 주지 않는구나. 니가 아무리 그래봐야 니 남편은 내옆에

있지 내가 주기전에 넌 그 남자 못가져...' 스스로 자신을 달래며 돌아 왔었다.

"나 누군지 알라나 모르겠네?"

"아~~~ 잘알지. 근데 아직 우리 그이에게 볼일이 남았나요?"

"볼일이라면 아직 많이 남았지, 그이나 바꾸줘."

"내게 얘기해요, 무슨일인데요"

"난 니년에게 볼일없어"

"무슨말을 그렇게 하니?

너 아주 싸가지가 없구나"

의외의 반격이었다

"뭐라구? 싸가지?"

"그래, 아무리 그래도 예의를 갖춰서 말을 해야지

어디서 누구에게 버릇없이 굴어"

할말을 잊었다. 교과서 처럼 꼬박 꼬박 따지는 재인이

가소로웠지만 무시할 수는 없었다.

"버릇?"

"그래, 이 좁은 바닥에서 그렇게 얘기하면 되니?

내가 한참을 너 보다 선밴데"

"선배가 뭔데?"
"얘, 전화로 이러지 말고 너 우리집으로 와 몇혼지는 알지?

전화번호 아는것 보니까 집도 알겠지

30분내로 들어와 알았니?"

"그러면 누가 겁낼줄 알고 그래 간다.

너 후회하지마"

"너나 말 조심하고 빨리와 어디서 이게 꼬박꼬박 반말이야

30분내로 와"

전화기를 놓는 경리의 손이 덜덜 떨린다.

아무리 몰염치한 인간이지만 양심은 있는 모양이다.

그날 결국 아파트 앞에서 2시간을 재인을 집을 노려보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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