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한후 첫 주말이다.
긴장했던 첫 출근과 일도 이젠 어느정도 안심이 된다.
그전엔 누굴 가르친다는 직업을 갖게될줄 몰랐다.
그냥, 활달한 성격에 어느 빌딩 숲속에서 캐리어 우먼으로 살겠지..
막연히 그랬다.
아빠의주선으로 졸업전에 한 회사에 운좋게 들어가긴 했지만,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갇혀있는게 답답하고,일이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생각한게 유학이였다.
더이상 부모님께 걱정끼쳐 드리지 않으려고 복자는 이를 악물었는지도 모른다.
돈 한두푼에 벌벌 떨면서 아파도 꾹 참고 견디었던 시절이
새삼스럽다.그래도 유학생활 3년을 통해 자신이 많이 자랐다는 생각을
한다. 늘 부족함 없이 자란 외동딸이였는데...
"엄마아~~ 다녀왔시유~~"
"엥? 오늘은 왠일로 일찍 왔다냐?"
"큭..그렇게 됐수..이 웬수들..고새 나 왕따시켜놓고 남자친구들 하나씩
달았더라구..칫칫..반칙이얏.."
"으이구..당연하지..지지배야..니들 나이가 몇인데..
아직 임자 없음 그게 이상한거지..고로 니가 이상하단 거다.
하기사, 미국남자 안데려온게 다행이긴 하다만...너 정말 미국서
애인 하나 없었다냐?"
"칫..엄마두..참..내 성격이 어디 남자나 사귈 성격이유?"
"엥? 뭣이여? 니 성격이 어디가 어때서 그런다냐?"
"에이..엄마두..나 씻고 쉴래...학교에 제출할것두 작성해야하구.."
<철커덕~~~>
"언니..나 왔수..."
"응..왔냐...으이그..저 웬수...."
"누구? 복자 들어왔어? 벌써?"
"그려...그건 뭐여? 한 보따리 들고?"
"응, 오다가 딸기가 좋길래 좀 사왔지..왜? 복자한테 뭔일 있수?"
"말도마라..지 친구들 만나러 나갔다가 다들 남자친구 만난다고
일찍 왔는가봐..."
"어머...크크크큭..."
"쟤 저러다 노처녀로 늙는건 아니냐? 으휴...한해한해 갈수록 주름이 늘어
야..대책 좀 세워봐.."
"언니! 복자 맞선 함 봐봐?"
"엥? 그랫? 누구여? 누구 좋은 사람 있냐?"
"아니, 나야 잘 모르고..우리 계모임에 잘 아는 형님 한분 계시거든.
아주 짝짓기 선수여..일명 마담뚜래..크크큭..
자기 말로는 뭐 지금짜기 30명 해줬는데 다 됐다고 하더라구.
무슨 엑스파일인지 뭔지 그것두 집에 있다는구만..크큭..웃기지?"
"엥? 믿을만은 하냐?"
"그럼..그 형님 안지 벌써 10년인데, 사람은 진국이여.."
"그려? 그럼 얼릉 주선해봐라..얼릉 전화해봐..."
"언니두..참..급하셨구만...크큭..."
2층에서 내려오던 복자는 이모 목소리를 듣고 쿵쾅쿵쾅 내려온다.
"으이구..야..걸음걸이좀 봐라..저래가지고 시집은 가겠냐?"
"엄마두..참내..뭐 하루이틀 일이셔? 헤헷..이모야..맛난거 사왔수?"
"그래, 딸기 먹어.."
"와..탐스럽기두 하넹..히힛..그런데 두분이서 무슨 모의를 하셔?"
"니 결혼 시키기 추진위원회 결성했다."
"허걱..뭐?? 우띠..무슨 결혼이야?지금 직장에 적응하기도 빠듯하구만.
엄마, 무슨 선같은거 딱 질색이니까 절대루 하지 마..알았지?"
제방에 들어온 복자는 괜시리 열이난다.
결혼..결혼...결혼이 뭘까?
아직은 한 남자에게만 얽매여서 살기는 싫다.
내가 하고싶은 일도 많고 아직 못다한 여행도 해야하는데..
더군다나 맞선만은 제발....
오~~신이시여~~ 제가 결혼을 해야겠습니껴?? 이 와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