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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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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런여자[15]


BY 플레이 걸....ㅋㅋ 2009-12-10

재즈 카페 '새벽을 밝히는 여명' 으로 들어서자 툴바에 앉아 있던 유미가 내게 손짓을 해보였다.우리가 잘아는 마스터인 '광' 이 들어오는 날 향해 미소를 띄웠다. 웃는 모습이 너무 멋져 광채가 난다고 해서 광 이라고 불리우는 마스터 였다.유미앞의 푸른빛의 칵테일이 놓여 있었다. '이슬 머금은 잎새' 라는 라임향이 나는 칵테일 이였다. 나도 같은걸 부탁하고 툴바에서 내려 깊숙히 파묻히는 등깊은 쇼파가 있는 곳으로 갔다.

 

"왜 이렇게 늦은 거야?혼자 청승 떨고 앉아 있기가 심히 부담스러운 금요일 오훈데...."

 

정말 그랬다. 어두운 조명이 깔리 카페안엔 온통 끈적 거리는 연인들 투성이 였다. 기분도 울적한 유미가 혼자 감당하기엔 부담스러운 분위기 였다.

 

"갑자기 사장과 실장이 들어와서 좀 늦었어."

 

"그래.수진이 무슨일 있니? 목소리가 많이 가라앉아 있던데...."

 

"좀.넌 ...무슨일 있어?기분이 너무 않좋아 보인다.아까 한말도 신경이 쓰이구...."

 

"그래...사실 나 요즘 좀 힘들어...."

 

"왜...?무슨일 있어....?"

 

자리로 가져다주는 칵테일을 받으며 고맙다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혀끝에 와 닿는 톡쏘는 듯한 맛은 기분을 묘하게 해주었다.

 

"한번의 실수가 평생을 좌지우지 할 수도 있다는걸 요즘 몸소 체험하고 있는 중이야...."

 

계속 모를듯한 말만 하는 유밀 보고 있다가 생각나는게 있어 먼저 물었다.

 

"너 이렇게 힘들어 하는 거에  윤동진과 이혜리도 걸려 있는것 맞지..?"

 

내말에 유민 잠시 날 보더니 고갤 돌리며 끄덕였다. 그냥 한번 찔러 본건데 이런 반응이 나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갑자기 복잡해지는 기분이였다. 아까 수진이에게 들은 얘기도 있어 혼란이 왔다. 마치 수진이 얘기론 둘사이에 유미가 낀것 같은 말투였는데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신경이 곤두섰다.

 

샘브라운의 '스탑'이 나오고 있었고 유민 말 꺼내기가 힘든지 잠시 침묵하고 있었다. 그사이난 갈증을 느껴 얼음이 가득 담긴 냉수를 부탁해 한컵을 다 비우고 있었다.

 

"수진이 에게 아까 나오다가 윤동진씨에 대해 물었더니, 의외의 대답을 하더라..."

 

기다리기가 좀이 쑤셔 먼저 말문을 열었다. 유민 무슨말인가 궁굼해 하는 얼굴로 날 봤다.

 

"그사람 굉장한 플레이 라며? 완전 선수라고 하던데 ? 결혼 따로, 연애 따로 라는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던데,알고 있어?"

 

"그런가 보더라.나도 진경이에게 얼마전에 들었어.사실 동기 모임 자주 가져도 차현석씨 못지 않게 바쁜 사람이라 얼굴 내미는 횟수가 거의 드물잖아.회장이라고 해도 회사일에  시간이 안나 별로 나오지 않았거든.회사에서도 거의 마주치는 일이 없어 잘 몰랐어.그냥 만나면 실없는 농담 따먹기나 하는 정도 였지...."

 

".....근데,너 전에 보니까,윤동진과 좀 살벌한 듯해 보여도 꽤 친근해 보이는 분위기 였는데,둘 사이에 불꽃이 일던데 둘이 무슨 일 있는거 아냐?"

 

" 불꽃은 무슨,그사람 원래 말투가 그래.그냥 아무 생각 없이  툭툭 던지듯이 말해.나쁜 남자의 전형적인 케이스지.근데도 인기있는것 보면 정말 이상해...."

 

".....원래 남자고 여자고 착한것 보단 나쁜쪽에 더 끌리기 마련이잖아.암튼 그사람 상당히 잘 논다고 하던데, 너 걸린것 같다는 덫이 윤동진이니.....?"

 

또다시 고갤 숙여버리는 유미였다. 점심때와는 좀 나아진 분위기 이긴 한데 표정 변화가 없어서 인지 속을 알수 없어 답답했다.뭐라고 쉽게 먼저 말을 걸 상황이 아니라 기다렸다. 칵테일 대신 찬 물컵을 들어 입술을 살짝 뎃다가 띄며 유미가 한숨과 함께 고뇌가 가득 담긴 음성으로 말문을 열었다.

 

"얼마전에  영애랑 만났는데,나랑 같은 동네에 살다가 뉴욕으로 유학간 내 친구 강영애 기억해?"


" 그럼. 걔 뉴욕에 있다더니 다니러  온거야.....?"

 

"응 결혼한데.약혼하고 같이 떠났던 남자랑 다음달에 결혼을 한다며 다니러 나왔어"

 

"그랬구나...결혼한다던 남자 공분다 끝난거야..?"

 

"...아직 학기가 좀 남았는데,우리 나이가 벌써 얼마냐? 영애네 집에서 서두르는 것 같더라구.암튼 영애가 심야영화 보고 싶다고 해서 함께 시내에 나갔다가 영화 끝나고 잠깐 들른 바에서 윤동진을 만났어......."

 

"....정말....?"

 

"응....더 웃긴건 영애랑 결혼한다던 남자랑 같이 있더라구.나한텐 말없이 영애가 영화 끝나고 만나자고 했나봐.그남자랑 같은 대학 동기 더라구,정말 세상 참 좁더라..."

 

정말 신기했다. 어떻게 또 일이 그렇게 얽키는지,지구는 넓지만 서울은 좁다더니 그말이 딱 맞았다.

 

"나도 그렇고 윤동진도 그렇고,좀 당황 스러웠어. 안으로  들어가자 두사람은 우리가 영화 볼시간에 벌써 시작을 했었는지 둘다 기분 좋은 정도로 취해 있더라구."

 

"계획된 만남 아녔어? 너랑 윤동진 이랑 소개팅 해주려고 했던거 아냐?"

 

"그건 아니였어. 나랑 영애가 영화 보고 있을때에 잠깐 만나기로 했었는데 그쪽도 오랫만에 만나는 거라 얘기가 길어 졌던 거야.그래서 그냥 합석 했어. 서로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해서. 나랑 윤동진이 같은 회사 라는 거에 그 둘도 놀라는 얼굴 이였고. 자연스럽게 함게 하게 된거였어."

 

목이 타는지 유미가 바닥을 보이는 물컵을 들어 보였다. 금방 서빙을 보는 사람이 와서 빈컵에 물을 가득 채워 주었다. 몇모금 입안으로 물을 흘러 넣는 유밀 보자 나도 목이 말라 물을 마셨다.

 

"첨엔 그냥 서로의 일상에 대해 말들을 주고 받았는데 어느순간 보니까, 그 특유의 여자 깔보는 말투의 윤동진이 내게 딴지를 걸고 있는거야.말려 들지 말아야지 하면서 조심하고 있었는데,한 발끈하는 내 성격에 일이 터진거야....."

 

"무슨일....?"

 

"그냥.분위기에 휩쓸려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마시던게 포장마차 까지 가게 된거야.뭐 할말이 많다구.영애네는 먼저 들어가고 나랑 윤동진만 남아있었는데......"

 

"............?"

 

"......아침에 일어나 보니까.호텔인거야.둘다, 알몸으로 마주 한거야....."

 

소리가 새어 나갈까봐 난 빠르게 입술을 물었다. 세상에,세상에....!!!!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내 주변에서.더구나 내 친구에게 일어 났다니 정말 믿기 힘든 일이였다. 엉겁결에 나도 모르게 들고 있던 칵테일을 한번에 입에 털어 넣었다.순간의 화끈 거림으로 눈물이 찔끔 나왔다.술에 약한 나와달리 유민 한주량 하는데,더구나 술취한 상태에서 서로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나이들이 적은 철부지도 아니면서,정말 어떻게 이런일이 뭐라 할말이 없었다.

 

"......내가 처녀란게 좀 놀랍다는 얼굴이더라 ?진짜 기막혀서!! 시집안간 처녀가 순결한게 당연한거지  이상 한거야? 정말, 그 놀랍다는 얼굴 이라니 마치...."

 

"............?"

 

"지뢰라도 밟은 듯한 얼굴인것 알지 ?재수없는 자식......"

 

갑자기 욕을 하며 열변을 토해내는 유미였다. 시집안간 처녀가 순결한게 당연한건 맞지만 요즘의 세태에선 좀 이상도 하겠지.그게 우리사회의 병페니까.하지만 지뢰를 밟은 듯한 얼굴이라니.참 할말 없게 했다.

 

"걱정 말라고 했어.처녀성 운운하며 책임지라는 소린 하지 않을거라고 했더니 그자식 뭐라는줄 알아....?"

 

".............?"

 

"당연한거 아니냐며, 서로 원해서 한건데 처녀 였다고 책임을 지라고 하는건 말도 안되는 어불성설 이란다.것도 자긴 별로 생각없는데 내가 미친듯이 달려 드는 바람에 내가 욕구가 많이 쌓여보여 자긴 순전히 봉사정신이 투철해 내게 봉사한다는 맘으로 했다는 거야.아 진짜 재수없어 개자식!!!"

 

말하면서 그때 그 상황이 떠오르는지 유민 갑자기 머릴 잡아 당기며 괴로워 했다. 정말 나쁘다.윤동진 그렇게 안봤는데.정말 나쁘고 재수없다. 어떻게 그런말을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할수 있는건지,정말 실망이다.

 

" 더 웃기로 기막힌건 나도 몰랐는데,혜리하고도 관계가 있었나봐......."

 

".....무슨소리야...?"

 

"혜리하고 사귀는 사이라고 소문이 나  있더라구.혜리에게 뭐라 했는지 혜리가 며칠전에 날 찾아 와서는 윤동진하고 무슨 관계냐고 묻는거야.난 그날 일에 대해 누구에게도 말한적 없는데.혜리가 날 보고 윤동진 하고 사귀는 거냐고 묻는거야.정말 기막혀서.그렇지 않다고 했더니 윤동진이 나랑 사귀기로 했다는 거야.정말 기막혀서. 너 아까 봤지? 날 보는 이혜리 눈빛.내가 나이들어서 이게 무슨 꼴이니.정말 사표내고 싶은건 네가 아니라 나야.요즘 같아선 어디 절간이나 들어갔다가 나오고 싶어 정말...."

 

정말 그러고 싶겠다는 생각이 전적으로 들었다.수진이가 한말이 딱 들어 맞았다. 새로운 놀이상대가 그럼 유미란 말인데.정말 몹쓸사람이였다. 윤동진 그렇게 안봤는데,완전 쓰레기 같은 녀석이 아닌가....?근데 유민 혹 알고 있을까?윤동진이 차현석의 사촌이라는 얘기?알고 있을까....?

 

"전에도 봤지?그런일이 있은후 애써 피하는 날 이상하게 찾아 다니는 거야.어떻게 같은 회사 여직원에게 그렇게 쉽게 손을 대니....?것도 두명이나 !!아니지 아마 서너명은 되지 않을까? 그자식 은근히 인기잖아?정말 기막히고,기분 더러운거 있지...."

 

많이 괴롭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민 내가 오기전에도 전작이 있어 보였는데 서빙 보는 알바에게 레드비어를 또 주문했다.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일부러 유미가 살고 있는 원룸 가까이에서 만난거긴 하지만.기분이 않좋을때 마시는 술은 치명타를 입히는 독술 이라는데,걱정이 되었다.

 

".....근데 그날 보니까.너 차현석이랑 없어졌더라?핸폰 연락도 안되고 둘이 무슨일 있지...?전에 찜찔방에서 했던 얘기도 그렇고,설마...아니지? 너 처한 상황,설마 나랑 비슷한건 아니지....?그럼 정말 우리 둘다 최악의 상황인데.설마 그런거야? 그 두사람 잘 어울려 다니는데 넌 그런거.......아니지....?"

 

고갯짓 까지 하며 경악스러운 표정을 짓는  유미였다.금방 눈에 물기가 도는 유미였다.

 

" 소개 받은  여자랑 잘되어 간다고 전에 그랬거든.근데 ,너 한테 그런것 보면 차현석 그자식도 제 정신은 아닌거지?미친 자식이지.정말 어떻게 된거야? 너도 당한거야?그런거야?"

 

유미가 너무 흥분 하는거 같아 난 얼른 고갤 흔들었다.금방 이라도 충격으로 뒤로 넘어갈 것 같은 유미 였다.

 

"아냐....난 ...그런거 아냐...."

 

"정말.....? 근데 왜 너랑 차현석 사이가 그렇게 어색하고  불편해 보이는건데? 차현석은 안그런데 너 그날 많이 당황스러워 하던데.더구나 내게 말도 없이 사라지구.평소의 너랑 많이 달랐단 말야....."

 

"그게......"

 

".....뭔데, 그만 뜸들이고 말해봐......."

 

".......나도 알게된건 얼마 안되서 네게 미처 얘길 못한거니까 오해 하진 말아....."

 

".....뭔데 그래....?뜸 너무 들이면 타는 것 알지....?"

 

유미의 말에 난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물을 한모금 마신뒤 지금까지의 일들을 차분하게 얘기했다. 유민 안그래도 커다란 눈을 더욱 크게 뜨며 많이 놀라와 했다. 차현석이 내게 보인 엽기변태 적인 행동이 사실은 나와 혼담이 오고 가는걸 알고 했던 행동이라는 말에 유민 놀라와 했다.얘기를 다 마친 난 무언가 내안에 꽉 막혀 있던 날 조이고 있던 실타래가  풀어져 나간듯 가슴속이 펑 뚫린 기분이 들었다. 혼자만 홀가분해져 유미에게 미안했다.

 

내 얘기를 다 듣고 난 유미의 반응은 좀 미묘해 보였다.착잡한 표정 같기도 하고, 좀 복잡한 표정이였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예전에 유민 차현석을 좋아하고 있었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가끔 모임에 갔다온 후면 차현석의 얘길 많이 했었다. 꼭 한번 고백해 보고 싶다고.용기를 내 보고 싶다고,술 취한척 하고 기횔 봐서 고백이라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었다.괜히 유미에게 미안해 지는 기분이 들었다.

 

유민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한 얼굴이더니 눈가에 돌았던 물기을 지우고 웃음을 담으며 편해진 얼굴로 말했다.

 

"그래도 다행이다.나와는 다른 상황이여서,좀 놀랍기는 하지만.정말 전무님이 다릴 놓은거라 말이지......."

 

"...응.......근데 아직 어떻게 될지는 몰라....."

 

"그게 무슨 말야....? 결혼해서 살집까지 고치고 있다면서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른다니?왜?무슨 문제가 있는 거야.....?"

 

"문제라고 까진 아니고 너도 알다시피 우리는 서로에 대해 잘 모르잖아 ?같은 사무실에 있다고 해도 회사일이 좀 많아야지.늘 외근이며 출장이고 너무 바쁘잖아.내가 모임에 얼굴 비춘것도 몇번 안되고 비추더라고 매번 만나면 서로 못 잡아 먹어서 원수 보듯이 대하고 그랬잖아.서로 알 기회가 없었고,시간도 없었잖아. 그래서 좀더 시간을 두고 보기로 했어.아직 결론이 난건 아냐."

 

내말에 유민 좀 생각에 잠긴 얼굴이더니 이내 수긍이 간다는 얼굴로 고갤 끄덕였다.

 

"좀 놀라운 얘기긴 하다. 나 사실 윤동진 씨와 얽키면서 차현석도 나쁘게 생각하고 있었거든. 그둘 은근히 챙겨주는것 같으면서 선을 확실히 긋잖아. 몇번 모임을 통해 어울리면 분명 차거나 냉정하진 않은것 같은데 모임 친구가 아닌 다른일로 다가서면 선을 분명하게 긋는다는 느낌 있었거든.첨엔 콩깍지가 씌여 멋있게 보였는데, 전에 네 얘기 듣고 내가 이렇게 당하고 보니까,진짜 무서운거 있지?소름이 돋을 만큼...." 

 

 정말 많이 놀랐는지 유민 양 팔을 손으로 쓸었다. 왜 안그럴까 싶었다.둘에게 받은 충격이 아주 컸나 보다. 쉽게 수긍이 갔다.

 

"넌 ,차현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데...?결혼 얘기 오가고 나서 둘이 따로 만날 시간도 없는데 어떤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거야?"

 

정말 궁굼해서 묻는 다는 얼굴의 유미 였다.좀 전과는 많이 차분해진 얼굴 이였다. 내가 자기완 다른 상황 이라는 거에 안심이 되었는지 평소의 궁굼증 가득한 유미로 돌아와 있었다.

 

"글쎄, 아직은 잘 모르겠어. 말 그대로 그냥 시간을 두고 본다는 거지."

 

"차현석에 대한 네 감정은 어떤데? 그걸 묻고 있는 거잖아."

 

"...첨엔, 사실 나도 차현석에 대해서 남자로써의 매력을 느끼고 있었는데....지금 고백하자면, 나도 너 처럼 혼자 생각하고 있었거든."

 

갑작스런 내 고백인데도 유민 놀라와 하지 않았다. 마치 전 부터 알고 있었다는 얼굴이였다.

 

"차현석의 매력을 몰라라 하는 여자가 이상한 거지.네가 이상한건 아냐.그 사람 진짜 괜찮잖아?인정해."

 

빠르게 수긍하며 끄덕이는 유미 탓에 맘이 조금 편해졌다. 괜히 혼자 아닌척 숨겨 왔던 마음이였는데 사실 많이 미안하고 했었는데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받아 주니 유미가 고마웠다.

 

"서로 생각할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면 앞으로 자주 만나고 해야 겠다. 아, 갑자기 슬퍼지려고 한다."

 

"왜?"

 

"너, 이젠 주말 마다 차현석 만나고 그러면 난 혼자 놀아야 하잖아. 벌써 부터 외로워 지려고 해."

 

한숨까지 내 쉬는 유밀 보고 웃음이 났다.

 

"아직은 그럴 단계가 아냐. 나 사실 조금 불안 하거든....."

 

내 말에 유미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냥 겉모습에 끌려 마음이 흘렀는데 조금씩 겪어보니까 내가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더라. 생각지도 못했던 당황스런 부분도 있고,그건 차현석도 마찬가지 인거 같고.그래서 시간을 두고 보자고 했어. 정말 서로에게 잘 어울리는 짝인지.아님 인연이 아닌지.시간을 두고 지켜 보기로 한거야."

 

차분하게 가라앉은 내 말에 유민 좀 복잡한 얼굴을 하더니 알겠다는 뜻의 고개짓을 했다.남녀 사이에 맞는 정석은 없는 거니까 신중한 판단 잘 하라는 얼굴 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