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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런 여자[5]


BY 플레이 걸....ㅋㅋ 2009-11-20

저녁내내 고민하고 고민해서 내린 결정.아침에 오자 마자 자판기 두드려서 만들어내 사표.하얀 봉투에 사각으로 접어 넣었다. 출근시간 까진 아직 30여분이 남아 있어 늘 하던 대로 탕비실 가서 따뜻한 차를 우려냈다. 투명한 물에 사르르 제 색깔인 녹색을 풀어내는 녹차.다른 사람들은 냉차를 마시는데 차현석은 늘 따뜻한 녹차다. 커피와그외의 자극적인 것은 싫어하는 차현석이다. 녹차의 맑고 깨끗함을 좋아하는 그런 투명한 사람이,변태성욕자라니,정말 가슴치고 통탄할 일이 아닌가.....?

 

내게 일어났던 일이 아니고 누군가의 입을 통해 전해진 얘기라면 절대 믿지 않았을 사실.오히려 그사람을 비웃고 흘겨 봤을 것이다. 그런 사실이 내게 일어났고 그런 일을 당한자가 바로 나 자신이니 어디가서 하소연도 못하고,마음이 착잡하다.

 

하루종일 비가 내리고 있었다.에어컨의 바람 탓에 뽀송뽀송한 기분을 느끼고 있지만 마음속은 빗물에 만들어진 흙탕물에 빠져 있는 기분이였다. 벌써 몇잔째인지 진한 에스프레소를 가져다 마시며 모니터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수진인 다시 돌아온 내 외모에 정말 다행이다 라며 언니가 정신을 차려 자기가 다 맘이 놓인다고 했다. 권실장은 멋적은 웃음으로 대신하고 차현석은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는 얼굴이다. 웬지 맥이 빠지는 기분.하지만 아는척 하는 것보단 내 맘이 편했다.

 

한참을 망설이다 회장실에 올라간다는 권실장을 따라 나섰다.

 

"제게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 아침부터 내내 절 보시는게 무슨 중요한 얘기라도 있습니까....?"

 

역시 눈치 백단.아무런 말 없이 난 고개만 끄덕였다. 회장실에만 가면 퇴근까지 거의 안내려오는 실장이다. 대체 거기서 무슨 일을 하는지 어디든지 한번 나가면 퇴근시간 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어 이렇게 밖으로 나오길 기다린 거였다.

 

회장실 호츨이라 시간적 여유가 없는 관계로 아무런 말없는 나와 시계를 번갈아 보는 실장에게 난 준비하고 들고 나온 하얀봉투를 꺼냈다. 사직서라고 적혀 있는 봉투.내밀기도 전에 실장이 곤란하다는 얼굴을 하며 날 봤다.

 

"사장님 하고 어떤 일이 있었는진 모르지만, 사표는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사장님과 발령받고 온지 이제 겨우 3개월 지났는데,아직 회사에서 자릴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장신영씨도 잘 아시죠?무슨 말 못할 큰일이 아니라면 사표는 다시 생각해 주십시오. 지금 당장은 장신영 씨를 대신할  사람을 구하지도 못할 뿐더러 민수진씨가 있다고 하나 회사일에 아직 많이 미흡하고 ,급하지 않다면 몇개월만 더 수고해 주십시오.전 그 사표 수리 못합니다. 아마도 사장님도 그럴꺼라고 봅니다만,그럼 바빠서 이만 실례 하겠습니다."

 

'아니...뭐......저런.........'

 

아무런 말 한마디 못하고.이게 무슨,아니 왜 내사정은 하나도 물어 보지 않고 자기 사정만 얘기하고 가버리는 거냐구!!대체 왜 ?그렇게 안봤는데 저 권현준도 좀 이해가 안되는 사람인거야?어제, 그리고 오늘 아침,아니 지금까지 내가 어떻게 보냈는데 이렇게 말한마디 못하고 당하다니,정말!!내가 왜 이런!!

 

홧김에 밤새 내내 생각해서 작성한 사표를 꾸깃꾸깃 하게 손에서 부서버렸다. 어째서 요즘의 난 하는 일 마다 이렇게 강한 태클에 걸리냐는 말이다. 그냥 확 상관의 성희롱이 이유라고 불어 버릴까....?차현석을 변태 상관이라고 여직원 모임인  '다사랑'에 가서 불어 버릴까? 만약 그렇게 되면 ...차현석은 어떻게 되는 걸까.....? 차기 회장 이라는 타이틀을 쥐고 있는 회사의 후계자 인데.아냐,어제도 한 생각이지만 아마도 모두들 내 얘길 믿지 않을 것이다. 증거자료가 없고 내 헝클어진 모습을 봤다고 해도 권실장이나 수진이도 회사의 압력에 의해 아니라고 그런일 없었다고 차현석 편을 들어버린다면,나만 크레이지 걸이 되어 버릴수도 있다.

 

사상 최악의 실업률 이라는데,그 두사람 권실장이야 나와 겨우 3개월 일한 사람 것도 사무실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적은 사람이니 내게 남다른 의리는 없을 것이다. 민수진 또한 마찬가지다.여우띠를 드러내놓고 두르고 있는 수진이 날 위해 자신을 희생해 줄거라는 생각은 절대 안든다.결국 난 맨땅에 헤딩하는 격이 되고 말것이다.

 

언니....밖에서 뭐해....?사장님 호출이야......"

 

문이 열리면서 날 찾은듯한 수진이 얼굴이 보였다.

 

"녹차하고,베이글 있으면 가져다 달라고 하는데,점심 먹을 시간이 없어서 그걸로 떼운다며서 언니더러 가지고 들어 오시라는 사장님 호출......."

 

정말,정말!!두손 가득 주먹이 꼭 쥐어 졌다.

 

렌지에 베이글 두개를 넣어 데우고 따뜻하게 데워진 도자기 컵에 녹차 잎을 넣고 우려냈다. 베이글이 데워지는 시간동안 우려낸 녹차를 다시 잘 데워진 투명한 컵에 붓고 쟁반에 올렸다. 베이글에 쨈이나 버터를 바르지 않는 차현석의 취향,밋밋한 녹차에 텁텁한 베이글,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궁합이 안맞는 음식을 먹는건지 아마도 잎차로 우려내서 뒷맛이 쓴 녹차일텐데,베이글의 밍밍함이 어울릴까....?

 

'똑똑'

두어번 노크에 안에서 '네' 하는 낮은 저음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제의 일 이후로 내가 잠깐 자릴 비운사이에  외근을 나갔다가 바로 퇴근을 해버린 탓에 얼굴을 마주친 시간은 아침의 출근때 뿐이였다. 왠지 긴장이 되는 시간이였다. 하긴,저쪽은 아무렇지 않겠지.어제 그렇게 충격적인 사건을 벌이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민수진이 있는데 내게 간식 심부름을 시키는것 보면.아마도 날 아주 만만한 사람으로 생각하는게 틀림없다. 순간 아무런 준비도 않고 나간 거리에서 찬 소나기를 만난듯한 기분이 들었다.

 

"뭐해...?들어왔으면 내려 놔야지....?보는 사람 위태하게......"

 

번쩍...정신이 들었다.

어느새 책상 의자에서 나와 검은 와인색의 쇼파에 한쪽 다릴 포개어 앉아 있는 차현석이 보였다. 머릴 단정하게 빗어 넘기고 짙푸른 빛의 와이셔츠에 금줄이 가늘게 들어가 있는 넥타이를 조금 느슨하게 풀고 있는 모습.내가 좋아하는 폴로의 남자 배우 같은 모습으로 짙은  눈으로 날 올려다 보고 있었다. 어찌 저런 얼굴을 가진 사람이 변태 성욕자란 말인가....?

 

"베이글은 하나 정도면 될것 같은데.같이 먹을까? 혼자 먹는게 익숙치 않아서 말야....."

 

저 수줍어 하면서 얼굴을 붉히는 사람이 정말 차현석 맞아....?

 

애써 못본척 하며 테이블에 들고온 녹차와 베이글 접시을 내려 놓았다. 베이글 접시를 내려놓고 쟁반을 쥐고 나서려는데 확 하는 끌림이 있었다.

 

순간에 일어난 일이였다. 난 어찌하지도 못하고 차현석의 허벅지 위로 넘어졌다. 세상에 이런!!너무도 놀라 당황스런 나완달리 차현석은 넘어진 상태에서 몸을 바로 세우지도 못하고 어정쩡한 상태로 있는 내게 정확히 말하자면 내 목뒤에 입술을 맞추고 있었다.

 

"흠...향이 아주 좋은데......?무슨 향이야....?"

살며시 닿았던거 같은데 어느새 어제의 아랫 입술 처럼 세게 빨려 들어 가고 있는 느낌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아니,소름이 아니라.불에 덴듯한 아주 묘한 느낌.아, 난 점점 미쳐가고 있나 보다.하지만 난 정신을 차렸다.

 

"이게 지금 대체 뭐하는 짓 입니까....?"

 

"보면 몰라.....?애무 잖아...?왜 첨이야...?"

 

만화라면 아마도 입에서 거품이 뽀글뽀글 나오는 그림이 될것이다. 뒤로 넘어져서 세게 머릴 다친 기분.팔을 들어 올리며 벗어나려는데 입술이 내려 오는가 싶더니 어제와 같던 열정적인 키스신이 벌어졌다. 이번엔 놀라 당황스러움에 열린 입 안으로 촉촉하게 젖은 혀가 미끄러지듯이 들어오더니 이내 내 안의 여기저기를 훝고 지나가고 있었다. 피해 달아나는 내 혀를 끝까지 찾아와 세게 후리고 다시 틈을 다 내 안의 여린 속살을 입안으로 세게 빨아 당겼다가 부드럽게 쓸어내려주고.한꺼번에 세게 빨려 놀랐던 피들이 다시 부드럽게 쓸어주면 한없이 부드럽게 내려가고 그 아찔함이란 나도 모르게 세어나간 소리.낯 뜨겁다던 신음소리.정말 놀랍고 굴욕적이 아닐수 없는 일이 였다.

 

내 신음소리에 더 강하게 격하게 빨려지는 입술이며 혀. 입천장,목젖까지 부드럽게 스치듯 훝어내렸다.머리가 아찔하고 정신이 아득해지는 느낌 이였다. 어찌보면 성희롱인데 이 무슨,그때 가슴 쪽에서 피어오르는 이상 야릇한 감각.살며시 쥐어지는가 싶더니 좀 세게 쥐어지고 다시 풀렸다가 살며시 가볍게 주물려지는 느낌.헉!!놀라는 내 소리가 좋아서 나오는 소리인줄 알았는지 입고 있는 블라우스의 단추 몇개가 풀어지고 란제리의 윗부분이 들려지고 브래지어 안으로 조금은 젖은 듯한 커다란 손이 들어와 맨 가슴의 가슴을 살며시 쥐었다.

 

 

번쩍 놀라 눈을 크게 뜨며 발버둥을 치는 날 향해 눈을 감은 차현석이 내 귓가 에 속삭이듯 말했다.

 

"잠시만.....여기까지만 할께.......오늘은 여기 까지만...."

 

그러면서 다른 손으로는 옷위의 가슴을 마저 만져됐다. 마치 뒤에서 끌어 안긴 상태로 두 가슴을 모두 잡힌 그림이였다.

 

"대체...지금 .....강간하는 건가요....?"

 

겨우 정신을 차려 일어서며 매섭게 쏘았다.

 

그런데,차현석은 아무렇지도 않게 베이글을 집어 입에 넣으며 날 올려다 보았다.

 

"강간.....?지금 이 상황이....?"

 

"......지금,절 성희롱 했잖아요?이게 강간이지 뭡니까....?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지금 뭐......."

 

"강간이라니?말은 바로 해야지.강간은 억지로 당하는 게 강간이야.하지만 이건 화간 이잖아?둘이 좋아서 즐긴거잖아.아냐....?"


"뭐라구요.....?이것봐요....차현석씨....!!!!"

 

"사장님......! 동료가 아니고 상관이야.것도 레벨이 한참 차이나는!!잊었어....?"

 

"지금....장난해요....?왜 저에게 이렇게 함부러 대하시는 거죠?그것도 아주 심하게......"

 

"장난은 아닌데,심하게 대한적도 없고,단지 장신영씨가 너무 내 취향이라 절제가 안되는 상황인지라.그리고 키스좀 하고 가슴좀 만졌다고 강간이라고 하기엔 너무 하지 않아...?"

 

정말 이사람이 끝까지.무섭게 노려 보는 내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말하는 중간중간 베이글과 녹차를 마시며 깐죽 거리는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너무 분해 어쩔줄을 몰라하는 나와 달리 태연한 저 얼굴을 손톱을 세워서 위아래로 확 긁어 버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더이상 상대하고 있다가는 머리가 돌아 어떻게 될지 내가 스스로를 감당 못할 것 같은 상황이 벌어질것 같아 이를 빠드득 갈며 돌아섰다. 당장 나가서 아까 꾸겻던 사표를 다시 작성하고 책상위에 던져 버리리라.

 

"가지고 나가지.....다 먹어 가는데...."

 

진짜......이 인간이.......

돌아서서 문 손잡이를 돌려 잡은 내게 차현석이 그렇게 말했다. 언제 일어 섰는지 내 등뒤로 다가와 내 어깨위로 얼굴을 내리면서 귓가에 속삭이듯 뜨거운 바람을 불어 넣으며 그렇게 말했다.

 

" 만진다고 닿는것도 아니잖아?어차피 죽으면 썩어질 몸인데.아껴서 뭐해......?안그래?만져져서 기분 좋은게 낫잖아......?"

 

들고있던 쟁반을 들어 냅다 머리위로 내리쳤다. 하지만 그것도 실패였다.나보다 얼굴하나는 더 큰 차현석은 날렵하게 몸을 뒤로 빼며 내게서 어느새 멀리 떨어졌다.

 

"말단 직원이 상관을 내리쳐?기막히군!군대로 말하면 하극상이고 옛날 조선시대로 말할것 같으면 하찮은 일개 궁녀가 왕의 용안에 상처를 내는 일이라?이건 그냥 묵과할 일이 아닌듯 싶어......"

 

화간 난듯한 얼굴로 날 쏘아보는 얼굴이라니.저게 진짜 사람맞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