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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현이 행복합니다....


BY 어둠의딸 2004-07-13

  마음한구석에서 웅크리고 있던 일이 조금은 풀렸어 그런지 비현에게도 형영에게 그리고 성주에게도 서로가 조금은 다른 느낌, 다른 눈으로 보는 여유가 생긴것이 비현은 무엇보다 기뻤다.  변함없이 대해주는 성주도 고마웠고,  자신이 누군가를 사랑했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옆에 기꺼이 남아 자신의 남자가 되어준 민혁도 고마웠다.  비온 뒤에 땅은 더 굳는다 했다.  사람의 마음도 그런가...서로가 힘들어 했던 일을 한번 쯤은 터뜨리고 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편해 지는 것은... 이 시간이 행복했다. 

  " 왜 웃어? "  저녘을 먹고 있던 민혁이 자신앞에 앉아서 커피잔을 기울이며 슬며시 웃는 비현에게 물었다. 

  " 그냥. 뭘랄까. 편안해.  참 나 다음주 화요일날 휴가 내기로 했어요.  그때 일본가자..당신 할아버지 허락 받아 내기 쉽지 않을 텐데 걱정이다.  내 비서에게 연락도 해 놓아야겠다.  "

  " 알았어.  예약 내가 할테니 당신은 준비만해라.  할아버지는 내가 제압한다...음 하.하.하." 민혁의 말에 비현이 호호하고 웃었다.

  " 어떨때 보면 당신 어린에 같은 면도 있다니까...당신 귀여워...." 

  " 윽. 남자보고 귀엽다고 뭐냐... 멋지다나. 아니면 섹시하다거나...그런말 많잖아."  투덜거리는 민혁을 보면서 비현은 소리내어 웃을 뿐였다. 

  " 민혁씨 나 피곤하다. 재워주라.."  비현이 졸음 섞인 목소리로 애교를 부리자 민혁은 그런 비현이 그저 예쁘게만 보였다.

 

  행복한 시간은 자신이 느끼지도 못한 사이에 강물처럼 그렇게 빨리 흘러버리는 것일까..할아버지를 마주 보고 앉아 있는 민혁에게서 그리고 자신옆에 앉아 있는 다카시에게서 알수 없는 긴장감이란.  옆에 앉아서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대중을 앞도 할 만 했다.

  민혁을 켤코 편하게 대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한 번 상처받은 손녀가 또다시 남자때문에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비현은 주름진 할아버지의 얼굴에서 읽었다. 

  " 자네에 대해서는 조사를 했네.  미안한 생각은 않겠네.  자네 정도면 비현에 대해서도 어느정도는 조사를 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난 원래 여기 앉아 이는 다카시에게 비현이를 줄 생각이였네만. 저아이 생각이 무엇보다 중요하니 일단은 보류하지...하지만 여기서 한달을 지낸후, 자네에 대해서 판단이 서고 다카시가 자네를 인정 하면 그때 비현을 주겠네.  그리고 비현이 너도 당분간은 일하지 말고 몸조리나 하거라..김 박사가 너 많이 무리했다고 하더구나..현영이도 걱정하고.  서회장 자네 여기 지점에서도 일은 볼 수 있지? " 

  반항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에 옆에서 애써 웃음을 누르는 다카시와. 그런 그를 노려보면서도 할아버지께 반항못하는 민혁의 모습에 비현은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천하의 서민혁 해도 할아버지의 고집을 꺽지는 못 할 것이다.

  " 다카시. 자네는 병원에 나가보고...당부간은 모든 일을 자네가 맡으시게.."  할아버지의 말에서 비현은 할아버지께서 어느 정도는 민혁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리 쉽게 사랑하는 손녀를 내어 주고 싶지는 않은것인지라..나름대로 고집을 피우시는게 아닐까.

비현은 그리 생각했다.

 

  민혁은 자신옆에 기모노 차림으로 앉아 있는 비현을 보자 세삼스럽게 그녀가 다시보였다.  의사까운 차림의 비현은 사람차별하지 않고 누구나 자신의 가족인양보살 피는 편안한 의살의 모습이고, 자신앞에서 편안하게 잠을 자는 비현은 자신의 가슴에 넣어 다니고 싶을만큼 사랑스럽고, 지금의 비현은 남자로 하여금 금단의 열매를 먹게 만드는 요부처럼 아름다웠다. 붉은 기모노를 차려입고 앉아서 차를 우려내고 있는 비현의 모습을보니 일본 귀족이 생각났다.  옛날에 태어 났어면 누구도 번잡하지 못하는 아름다움을 지닌 절대적인 권력을 휘두르며 남자를 자신의 발밑에 두는 귀부인이 되었을 것이다.  지금 비현의 모습이 그러했다. 

  " 여기서는 너랑 같이 지낼 수 있을까?  "

  민혁의 말에 비현이 고개를 저었다.

  " 힘들거예요. 할아버지 보수적이시거든.  하지만 내 방이 당신 앞방이야..그러니 내가 당신보러오지 뭐...킥.킥..."  놀리는 듯한 비현의 말에 민혁이 하는 수 없다는 듯이 웃었다.

  " 당신 그 모습 매력적이다. "

  " 음..알아..내가 한 미모하지." 

  " 하옇던 비현이 너 생각보다 공주병 있다는 것 알고 있지? "

  " 하지만 그런 비현이를 사랑하는 것이 민혁씨일텐데 아마.  나 할아버지하고 얘기좀 하고 올테니 당신 먼저 자요...나중에 봐..."

  차를 내미는 비현에게 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 비현아..사랑한다. "  민혁은 그 한마디가 비현에게 커다란 힘이 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였다.  자신의 이 한마디로 비현이 세상무엇보다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였다.

 

  비현은 정자에 서서 바람을 맞고 계시는 할아버지의 옆에 섰다.

  " 민혁이 좋은 사람이더구나...난 네가 그런 사람을 만나 다행이라 생각이 든다...."  할아버지의 말에 비현은 살며시 할아버지의 어께에 기댔다.

  " 할아버지..비현이 행복해요..이제 더이상 손녀 걱정하지 마세요..저 사람 저한테 한번더 사랑이 어떤것인지 가르쳐준 사람이예요.....저 민혁씨 만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할아버지 저 사람 혼자서 힘들게 살아온 만큼 그 만큼 저 아낄줄 아는 사람이예요." 

  비현의 말에 할아버지는 손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노인의 주책이라도 좋아. 저녀석이나 너나 얼마 동안 이라도 내 옆에서 있어주면 좋겠다. 그리고 병원을은 이제 다카시가 이어받을 것이야.  네가 다카시를 오빠처럼 따른 다는 것 안다. 그리고 그녀석 나에게는 또다른 손자같은 존재잖냐...행복해야한다..아가..." 

  비현은 할아버지의 가슴에 안겨 처음으로 울었다.  제 부모들이 세상을 떨때도 울지 않던 어린 손녀가 가슴이 무너질 만큼 안스러웠던 할아버지였다.  그런 손녀가 이제는 제 사람을 만나서 가겠다 찿아와 이렇게 처음으로 가슴을 내어놓고 울고있다. 그런 손녀가 안타깝고 사랑스러워 노인은 그렇게 가만히 손녀를 가슴에 안았다.

  자신의 여자가 그렇게 한없이 스럽게 우는 모습을 뒤에서 보던 민혁은 자신의 가슴이 쓰라리게 아프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가 흘리는 눈물만큼 그 만큼의 눈물이 알 수 없이 자신의 가슴에 흐르는 것이였다.  자신의 인기척을 아셨는지 비현의 머리를 쓰다듬으시던 할아버지께서 그에게 잔잔히 웃어 보이시는 것이 아닌가..그제서야 민혁은 자신이 비현의 남자로 할아버지가 인정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노인의 고집이 그리 쉽게 비현의 남자로 허락은 하지만 비현은 자신의 여자로 허락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 쳇, 노인네...할아버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비현이 목숨을 대해서라도 지키고 사랑하겠습니다.> 민혁은 할아버님이 자신의 마음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