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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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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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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모마일 2004-01-07

왜 연락이 없는 걸까?

하루종일......벌써 기다린지 사흘이 넘었는데......

금방 이라도 연락을 할 것 같이 굴더니......여직 전화가 없다.

내가 누구라는 걸 이미 알고 있으면서.....

혹 ...준우에게 들은 걸까...?

아님......아주 오래전에 본 것 같은 기억이 되살아 난걸까.....?

어떻게 알았을까.....?

내가 준우 친구라는 사실을......

궁굼했다.

준우가 아님......내가 누구라는 걸 잘 몰랐을텐데....

전에 준운.....그런말 전혀 없었는데....

일부러 알면서 모른척 한걸까.....?

아니지.....한준우가 어떤앤데....그걸 그냥 모른척 넘어 갈리 없지......택도 없는 소리다.

 

사무실 에서 내내......주머니 속의 핸폰을 만지작 거렸다.

왜 일까...?

왜.....아직 연락이 없는 걸까...?

초조했다.

마치 전화 오길 기다리는 것 같다며 서경이 기막혀 했지만.....난 정말 초조했다.

누군가의 전화를 기다리는게 이렇게 신경쓰이고 피곤한 일인줄 정말 몰랐다.

단순 .열정.욱하는 빠른 성미......그래서 일까...?

초조해서 돌아가기 일보직전이다.

 

이번엔 모델 섭외가 떨어져서 오전부터 책상위에 올라와 있는 각 모델의 개인 포토폴리오를 보고 있다.

건성건성 보지 말고....컨셉에 맞는 인물을 찾아 보라는 부장의 말에 고개만 끄덕이고 계속 맥 풀린 얼굴로 일을 하고 있다.

박선배에게 전해 들은 얘기로 근 이틀을 날 들 볶으며 진우 오빠에 대해서 묻던 김선밴....오늘은 잠잠하다.

친구 오빠라고 계속 말하는 내게 더이상 물어보기가 민망한지......아까 점심시간에는 왠지 그 얘긴 안하고 다른 얘기를 했다.

이젠 서서히 아이을 가져야 겠다는.......나와는 아직은 관계가 없는 얘길 했다.

은혜가 또 그런 얘기냐며.....쯧쯧 거렸다.

 

혹....뒷 늦게 정신이 든걸까....?

내가 동생 친구라는 자각.....

자신이 내게 한 행동에 대해 뒷 늦게 후회가 된걸까...?

그런걸까...?

아....정말 짜증난다.

왜 내가 이렇게 초조해 하면서 집착을 하는거지....

그런일 까지 당해 놓고......

설마......내가 은근히 전화를 기다리고 있는거 아냐...?

머리에서 천둥 번개가 쳤다.

미쳤어...미쳤어.....라는 말이 계속 울리고 있었다.

 

 

"아...정말 독립하고 싶다..."

저녁에 만난 서경이 였다.

뜬금없이 독립이라니....?

썰어놓은 참치회를 하나하나 눈으로 세고 있었는데.....서경이 얼굴을 찌뿌리며 말한거였다.

 

"울 새언니......이젠 아예 드러내 놓고 눈치준다.....정말 서러워서..."

"왜.....?"

"근영이 땜에.....그 기집애 요즘 히스테릭 해졌거든.......거실에서 음악도.....비디오도 맘대로 못봐....지옥이 따로 없어......"

"중3 아냐...?아직 시험 볼 시간도 넉넉하잖아....?것도 공불 잘한다며......요즘은 그냥 시험 안보고 들어가던데..."
"특목고 지망 아니냐.....내보기엔 가망 없어 보이는데.....올케가 너무 욕심이 커서 애만 잡는것 같아.."

 

서경인 대전에 내려가 계시는 부모님 탓에 큰 오빠와 함께 있었다.

5남매 중에 막내인 서경인 큰 오빠와 띠 동갑 이였다.

혼자 방 얻어 있겠다는 걸 집에서 극구말려 평수 넓은 아파트를 얻어주면서 함께 있게 한건데......올케 시집살이가 만만치 않나 보다.

어쩜....착하고 순한 서경이 성격 탓도 있을 거다.

서경인 자기에겐 냉정하리 만치 차도 다른 사람에겐 전혀 그렇지 못한 아이니까....

아마 힘들어도 힘든다는 내색은 않고 있을 거다.

서경이 올켄....잘은 모르지만....가끔 만난 바로는 대가 굉장히 센 사람이였다.

대학 내내....연애해서 큰 오빠와 결혼 했는데......교육열이 굉장했다.

보상 심리가 없다고 하지만....내 보기엔 약간의 보상심리도 있어 보였다.

거실 전체에 가득 채워진 책꼿이만 봐도......책을 좋아하는 나도 압사 당할 것 같은데....

근영이와 민영인....오죽할까....싶다.

암튼 서경이가 맘 고생이 좀 있는것 같아 괜시리 신경이 쓰였다.

 

"진우 오빠 한테선 아직 전화 없지....?"

서경이 넌지시 물었다.

 

"아직.....아마 하지 않을것 같아..."

"왜....금방 할 것처럼 굴었다면서....."

"지가 나한테 한 짓이 있는데......쉽게 하겠냐.....?더구나 동생 친군데..."

"하긴......그때 너 술 취해서 정신이 거의 없었는데......좀은 껄끄럽겠지..."

"그렇지 뭐.....만에 하나 준우가 알아봐라......끔찍하지 않겠냐...?"

"당근이지......"

 

그러면서 서경인 왠지 날 지그시 바라봤다.

참치을 집어 간장 소스에 찍어 입에 집어 넣는 날 보며 서경이 뭔가 움츠리는 듯한 얼굴로 날 봤다.

 

"저기....이건 정말 ....궁굼해서 그러는 건데...."

"뭐...."
"진우 오빠......테크닉......어땠어...?"

"......너 정말......"
"아니......말 하기 싫음 말구.......난 그냥........"

"끝내줬다 ....어쩔래....? 아주 좋아서 죽을것 같더라....이제 됐냐...?"
"어머 정말...?정말 그렇게 잘해..?"
"이게 진짜.......너 겨자 소스 입에 뿌려주리.....?"
"ㅎㅎㅎ.....그만 입 다물께.."

 

한껏 눈을 흘기는 날 보며 서경이 장난 스럽게 웃었다.

얄미운 기집애....

물어 볼것을 물어봐야지......

나의 치부같은 얘길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묻다니....

더구나 그때가 언젠데.....지금껏 어떻게 용케 참고 있었던 건지.....

다시 한번 째리는 날 보며 서경이 큭큭 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