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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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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스런 선물의 의미


BY 봉지사랑 2003-11-25

에코팀의 밥을 해 주는 동안 그녀는 항상  마음이 즐거울수 있었다.

일단 명윤이는 너무나 넉넉한 밥값을 지불했고  아이들의 학용품까지도

보호자인양 아낌없이 사주었다.

어느날 이었다.

이제  에코팀과의 여름 보내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  명윤이는 이른 새벽에

그녀의 집을 찾아왔다.

"아니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렇게 일찍 왔니? 무슨일 있니?..."

그녀는  명윤이가 별로 좋은 기분이 아니란걸 한눈에 알수 있었다.

명윤이는 전날 술을 아주 많이 마셨는지 아직도 눈이  불그스레 했다.

"누나!  우리  이제 일주일 안에 철수 해요.  방학이 끝나면 우리도 썰물처럼

빠져나가거든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누나에게 보여 줄것이 있어서 온거예요."

그리고는 아이들을 깨우러 방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뒷 머리를 한대 맞은것처럼 허망한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마구 허물어져 내리고 있었다.

그동안 정명윤 이 때문에 얼마나 편한 생활을 했나! .....

등뒤에서 명윤이가 차의 크락숀을 울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이미 차에 타고 앉아 있었다.

그녀는 운전석으로 갔다.  그리고는 명윤이에게  묻고 있었다.

"어디를 갈껀데?....."

"그냥 일단 타세요,  나쁜 일은 아니니까......"

그녀는 차에 올랐다.

프라쟈가 가까이 있는  동네로 차는 마구  내달렸다.

그리고는 어느 깨끗하게 지어진 조그마한 집앞에  미끄러지듯이  세워졌다.

"자!  누나 이제 다왔으니까 내리세요......"

그녀와 아이들은  차에서 내렸다.

명윤이는 앞장서서 그 집으로 들어갔다.

그 집은   비어있는 집 이었다.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명윤이는 이 집이 어떠냐고 그녀에게 묻고 있었다.

그녀는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

명윤이는 또 다시 말을 하고 있었다.

"누나하고 아이들 하고 이집에서 살아요......."

"............."

"이제  이 여름이 가고나면 가을이 오겠죠.   물론 겨울도 올꺼구요,....

"그 겨울이 되어야 우리가 다시  이곳에 올텐데,  그때 밥 먹으러 다니기가

너무 먼 생각이 들어서  여기에 우리 숙소겸 해서 마련한 집이예요....."

그녀는 불쑥 내민 명윤이의 제의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막막한 심정이었다.

"........"

"기분 나뻐 하지 마세요,  어차피 지금 집이 누나네 집은 아니잖아요......"

울컥 치밀었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가장 아픈곳을 찔림을 당한 기분이었다.

"좀 생각 해 볼께,....."

"뭘 생각 해 봐요. 그렇게 쪼끄만 머리로   머리 아프게 뭘 생각 해요?..."

"애들은 이미 알고 있는 일이예요.  누나만 모르고 있었던 일이라구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그녀는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저 멀리로 보이는 개울이  오늘 따라 많이 휘어져보이고 있었다.

어느새 명윤이는 그녀의 등뒤에  까지 와 있었다.

"누나!  나는 이제껏 너무 많이 잘난척하며 세상을 살았어요, 하지만 누나를

보면서 나는 가슴속이 뻥 뚫어지는게 뭔지 알게 되었어요,  누나!  나 정말

누나 많이 좋아해요.  하지만 누나가 그런나를 용서 하지 않을꺼라는것도

잘 알고 있어요.   이 집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전에 저 한테 분배해 주신

제몫 의 재산으로 산거예요.  하지만 아이들을 잘 지키고 순수한 마음을

간직 할수 있도록  잘 돌보고 있는 누나가  돌아가신 우리 엄마 같애서

자꾸만 누나가  남같지 않다는 생각이예요. 그냥 아무소리 하지 말고 그냥...."

그녀는 명윤이의 떨리는 음성을 들으며 눈물이 흐르는걸 참고 있었다.

아이들도 어느새 그녀의 곁에 와 있었다.

"삼촌!  이집 정말 우리 줄꺼야? 진짜 주는거야?"

"그래!  가짜루  주는것도 있니? 진짜 이제 우영이랑 주원이랑 엄마랑 살아!...."

명윤이는 그녀와 아이들에게 너무나 엄청난 선물을 하고 있었다.

감히 받기가 부담스러운 선물을........

"생각해 볼께....."

"이제 누나 생각은 필요 없어요,  누나가 생각 해 봐야 결론이 나지 않는다는걸

내가 모를까 봐서요?  그냥 부담 같지 말아요.  겨울이 되면 내가 미워도 다시

얼굴을 봐야 할테니까 그때 까지 애들이나 잘 돌보고 있으세요.  공연히 다방

주방일이나 한다고 돈 몇푼에 엽차잔이나 뒷통수에 날라오게 하지 말구요...."

"아니 그럼 도대체 언제 부터 나를 지켜 본거야?.  기분이 좀 그러네...."

"누나는 뛰어야 내 손바닥 안에 있어요....하하하하하하............"

명윤이는 그렇게 잘난척을 하며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리고는 아이들은 다시 태워 가지고 나가버렸다.

아침 시간이 한참을 지나도록 에코팀은 오지 않았다.

그녀는 은근히 걱정이 되고 있었다.

저들이 행사를 끝내고 나가 버리면 또다시 무엇 인가 시작 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