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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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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밥장수


BY 봉지사랑 2003-11-25

아이들은 밤이 깊은 연후에나 돌아왔다.

선물을 이것 저것 잔뜩 사들고 명윤이는 아이들을 데리고 밤이  깊어갈 즈음

돌아왔다.  그리고는 아침이 되면 6명이 두차례에 걸쳐 올꺼라면서 친절하게

이것저것 일러두고  숙소로 돌아갔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물어 보았다.

하루도 안되는 짧은 사이에 아이들은 정이 들었는지 명윤이를 많이 좋아 했다.

아빠한테서 받아보지 못한 사랑을 명윤이에게서 느낀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밤은 약간 들뜬 기분으로 그녀는 좀처럼 잠이 오지 않을것 같았다.

아이들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지 뒤척거리며 끙끙 거리고 있는듯 했다.

그렇게 밤은 쉼없이 잘도 흘러가고 있었다.

새벽 6시경이 되었을까?..............

그녀는 더 이상 누워있을수가 없었다.  아니 거의 밤을 새웠다고나 할까?....

그녀는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대문앞 마당을 깨끗하게 쓸었다.

그러는 사이 아이들도 벌써 일어나 세수를 하는지 안에서는 물소리가 났다.

그녀는 다시 안으로 들어왔을때 어제의 일이 생각이 나서 주원이에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주원아!   너 아빠 한테 전화좀 해봐,  그리고  엄마가 그랬다고 하지 말고

니네반 아이 삼촌이라고 하고 거기 기술학교에 추천장좀 써주라고해....."

그녀는 불편했지만 주원이를 시켜서라도 학교에 입학 시켜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것 같았다.  그렇게라도 그녀는 자신의 초라함을 덜고 싶었던것이다.

주원이는 전화를 했다.  그러는 사이 그녀는 잠시 주방으로 나왔다.

우영이는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내고 그녀에게 툴툴 거렸다.

"엄마는 안된다고 하시지.... 왜 맨날 그런일에 거절을 못하시고 .........."

그녀는 우영이를 나무랬다. 그게다 좋은일 하는거니깐 아무말 하지 말라고....

그러는 사이 전화가 끝났는지 주원이는 그녀를 불렀다.

그녀가 방으로 들어갔더니  수화기를 받으란다.  그녀는 수화기를 받아들었다.

그리고는 잠깐을 망설였다.  이내 귀에다 갖다대고 그녀는 며칠전의 난리를

잊어버리기라도 한듯이 수화기너머에다가 신호를 보냈다.

"여보세요,......"

"주원이 한테 내용은 대강 들었는데  그 사람한테 직접 전화 하라고 그래, 그리고

이제 그런 부탁은 아이들 시키지 말고 직접 전화하는게 낫지않나? 직접해...."

그리고 그 남자는 전화를 끊어 버렸다.

아니 지금 이 남자가 뭔 말을 하는건지.... 나에게 직접 전화 하라고?....

그녀는 헤어진 그 남자가 그리 나쁜 남자는 아닌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서 .......... 잠시후.........

명윤이네 팀원은 어김없이  그녀의 집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미리 준비된 반찬을 꺼내고 그녀는 익숙지 않은 아침밥상을 차리고 있었다.

우영이와 주원이는 그녀의 일을 도우려고 주방으로 나왔으나  어느새 명윤이는

아이들을 방으로 불러들였다.  그리고는 여자 팀원을 그녀에게 지원 해 주었다.

그렇게 그녀의 엉터리 밥장사는 시작 되었다.

"진짜 누나가 한 밥!  무지 맛있다.  으와 죽인다,  ......."

에코팀들은 어느새 그녀를 누나라고 부르고 있었고 아이들은 에코팀을 삼촌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나서 그들은 또다시 아이들을 데리고  프라쟈로  가버렸다.

그녀는 이제 집에 혼자 남았다.

그녀에게는 혼자 있는 시간이 감정적으로 항상 치명적 이었다.

웬지 고립된 느낌을 어쩌지 못하고 정신적인 공황을 견디기 힘들어 했다.

그녀는 방의 한가운데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리고는 기도 를 했다.

"아이들을 지킬수 있는 힘을 주시고 흔들리지 않는 엄마가 되게 도와 달라고......

 

다시 저녁때가 되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명윤이는 들어섰다.

"누나!  여기 누나네 집이예요?..."

뜬금 없이 명윤이는 그녀의 아픈곳을 건드리고 있었다.

"아니예요,  임시로 살고 있는거예요, ......"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명윤이는 오늘 저녁 밥은 그녀와 아이들 까지 모두  시내로

외식을 가기로 했단다. 

그리고는 한시간내로 다시 올테니 준비를 하라는것이었다

부담스러웠다.  익숙지 않은  호강이 자꾸만 그녀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명윤이는 나가 버렸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명윤이를 따라 가서는 무엇을 하고 오는지 물어 보았다.

"말도 못하게 사람이 많아요,  그 사람들  모두 놀러온 사람 들이래요."

"프라쟈에 직원들이 명윤이 삼촌한테 모두들 굽신거려요......"

그녀는 하여간 뭔지 몰라도  명윤이네 팀이 하는일이  부정한일은 아니란걸

짐작 했다.    잠시후  명윤이가 다시 그들을 데리러 왔다.

그리고는 어느 예식장에 딸린 부페식당으로 안내 되고 있었다.

그곳에는  에코기획 팀원 모두가  한꺼번에  모여 있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들이  앉아 있는데로  명윤이의 안내를 받으며 갔다.

"짝짝짝~~~~~~~짝짝~~~"

한 참을 박수치는 이사람들!  왜 그럴까?......

그녀는 얼굴이  화끈 달아 올랐다.

"아!~~  놀리지 말아,  그냥 누나일뿐이야,......"

그녀는 정말 놀랐다.  명윤이가 뭘 어떻게 했길래 이 사람들이 박수를 쳤을까?

"야!  정명윤!    넌 원래 연상의 여자가 좋다구 그랬잖아....."

"너의 이상형이라고  잠꼬대 했잖아 임마!    이실직고해!......"

말 하는 내용이 거의 난장판  이었다.

명윤이는  그녀보다 8살이나 적은  총각이었다.

그녀가 한마디 했다.

"남의집 귀한 아들  혼사길 막히게 그런말들 함부로 하지 마세요."

"큰일 나겠는걸.........."

"이미 큰일 났네요.  저애 명윤이  이미  상사병 걸렸어요......."

난처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슬그머니  환희가  피어올랐다. 

"야!  우영아 !   니 엄마  결혼해도 되니?  명윤이 아저씨  어떠니?....."

우영이와 주원이는 단번에 좋다고  박수를 쳤다.  이게 뭔일이래!.......

그녀는   갑자기 어지러웠다.    그러나   과히   싫지는   않았다.

그렇게 그날 저녁은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알수 없는

저녁밥을 먹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