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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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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고배를 맛보며


BY 봉지사랑 2003-11-08

본격적인 이방인 의 생활이 시작 되었다.

그녀와 아이들은 사소한 무엇 하나도 지역민들의 눈밖에 거스르지 않기위해

 조금은 긴장을 해야 한다는것을 잘 알고 있는듯 했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언제나 누구를 만나든 먼저 인사를 하고 다시 또 만나도

새롭게 만난듯이 인사를 하라고 가르치고 있었다.

그럭 저럭 어울리는듯 시간은 잘도 흘러가고 있었다.

그녀도 무언가 해야 했지만 딱히 할수 있는 일을 찾기란 그리 쉽지는 않은듯

속으로는 무척 고심 하고 있는것 같앴다.

그러던 어느날 읍 소재지로 나와서 주위 여건을 살피던중 우연히 전봇대에

붙어 있는 쪽지를 만나게 되었다.

{택시 기사 구함} ............

그 녀는 다이얼을 돌려 보았다.

워낙 여자 기사가 흔치 않던 시절이라 전화를 받는 상대방에서 당황 반 호기심

반으로 면접을 오라고 얘기 하는듯 했다.

그래도 그녀는 용기를 내서 면접을 하러 사무실로 가고 있었다.

역시 택시를 타고 가는데  기사의 말이 또 한번 그녀를 주눅 들게 하고 있었다.

"여자가 택시 운전을 하면 여기는 노가 날껄요, 지금 딱 한명 있는데요,

별명이 오냄비 예요,.................."

"그게 뭔 소리 예요?   오 냄비가 뭐예요........."

택시 기사는 무엇이든지 직접 부딪쳐 보면 답이 나온다며 알수없는 징그러운

웃음으로 답을 대신하고 있었다.

"미친자식!..... "

그녀는 속으로 택시 기사를 욕을 하며 눈으로는 슬쩍 흘겨보았다.

"다 왔어요."

그녀는 택시 에서 내려서 사무실로 들어갈때 까지 기분이 영 말이 아니었다.

안으로 들어갔다.

사무실이라고 해봤자  컨테이너 박스로 엉성하게  꾸며놓은 우습기 짝이 없는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그리로 그녀는 들어섰다.

사무실 안에는  스므살 정도로 보이는  여사무원 한명과  그리 세련되어 보이지

않는 아줌마 한사람이 거울을 보며 입술에 빠알간 루즈를 그리고 있었고                       

그리고 별로 호감이 가지 않게 생긴 아저씨 두명이 탁자를 사이에 두고

장기인지 바둑인지를 두며 옥신각신 하고  앉아 있었다.

"저... 저 조금전 전화드린 사람 입니다..."

그녀는 누구를 상대로 얘기를 해야 하는지 알수 가 없으니 그냥 허공에다가

던지듯  자기의 존재를 전하고 있었다.

그때서야 소가 닭을 쳐다보듯 고개만 삐끗 돌려 그녀를 쳐다보는 남자가 있었으니

아무래도 이남자가 사장인가 싶었다.

그녀는 순간 얼굴이 화끈거림을 느꼈다.

괜시리 수치스러운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뭔가 모르게 감춰야 할것을 들키기라도

한것 처럼 불안하고 낯이 뜨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요?  그럼 이리 와서  앉아보슈,......."

그 남자는 무슨 소설속의 지나가는 행인에게 말하는듯이 관심없는 태도로  툭~`

하며 내뱉듯이  말을 건네 왔다.

그녀는 그리로 가서  한쪽이 꺼진듯 움푹 패여 보이는 꼴같지 않은 의자 귀퉁이

에 엉덩이 한쪽만 간신히 걸치고 앉고 있었다.

"야,  양양아!  딴 의자 갖다 드려라.  이거 숙녀분이 오셨는데 대접이 이래서야

쓰겠니?  저 사장실에 가서 보조의자래두 하나 집어와라........!@#$%^%$#@!~~~~"

그녀는 순간 그 남자의  걸직한 표현력에 잠시 긴장이 조금은 풀리는것 같았다.

"아니 ~~  괜찮습니다, 공연히 저때문에 ........."

"그리고 차도 한잔 가져오구,.....  저 무슨차?  녹차로 하실까? 커피루?..."

그 남자는 공연히 부산스럽게 오버하며 그녀에게 친절을 베풀고 있었다.

"아니 괜찮습니다......"

거울을 보며 입술을 그리고 있던 그 아줌마가 한마디 떠들어 댔다.

"저 웬수 ~~  또 시작 이구만,  어유 지랄~~ 그저 여자만 보면 개침을 흘려요."

그 녀는 순간 모욕감을 느꼈지만 초면이라 그저 가만히 앉아 있을수 밖에 없었다.

"야  오냄비!~~~  오늘 일당 다 채운기야?  허긴 이따가 한따거리면 해결 날텐데..

굳이 남정네들 처럼 쎄빠지게 뺑이칠 필요가 있나?........"

그녀는 알아 들을수  없는 그들의 떠들어 대는 소리가 남의 나라 말처럼 들리고

머릿속은 온통 헝크러져 버리는걸  실감하고 앉아 있어야 했다.

"택시 운전은 해보셨수?..."

불쑥 경험부터 묻는 그 사내의 말에 그녀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기어 들어

갈듯이  대답을 했다.    "아닌데요!......."


"그럼 면허는 있수?  우리는 1종이 아니면 안되는데......"

"네,  면허는 있어요.  그리고 1종이구요,  ......"

"그래요!  그럼  언제 딴건지...... 몇년도 면허유?...."

"작년에 땄는데요......"

"아니 작년!  그럼 운전 해본 경험은 있수?...."

"그냥 쪼금......"

"아유참  나원!  이 아줌마가 장난을 하러 왔나? 여긴 적어도 3년이상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운전으로 밥줄벌던 경력자가 오는곳이예요, 놀이터로 아셨군......"

그녀는  순간 눈앞엔 폭탄이 터지는 느낌이었고 귀에는 굉음만이 들려오고 있었다.

".............."

잠깐 동안 아무도 말을 하지 않고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저!  그러면 전혀 안되겠다는 말씀 이신가요?..."

그래도 미련이 남았는지 그녀는 아직은 올라가지 못할 나무를 쳐다보듯 물어보았다.

"아줌마!  집에서 뭐허다 오신거유?  남편이 뭐하는 사람인지........"

"저는 이사 온지 얼마 안되어서 여기를 잘 모르긴해요......."

"완전 쑥맥이로구만,.....  아줌마 이거 택시 운전 아무나 하는거 아니예요..."

"테레비도 안봐요?  택시강도도 못들어봤어요?  이 아줌마 혹시 삼팔따라지 아냐?

"..........."

그녀는 눈믈이 핑 돌았다. 어떻게 말로 표현 할수 없는 서러움이 그녀의 동공에

기어이 눈물이 고이게 하고 있었다.

아까 거울을 보면서 입술을 그렸던  그 아줌마가 한소리 했다.

"자 갑시다. 내가 나가는 길에 시내까지 태워다 줄테니까, 일어나요..."

그녀는 일어서야 했다.

첫번째 시험관문을 보기좋게 자격미달로 단번에 미끄러져 버렸다.

그리고는 돌아서 나오는데 등뒤에서 한마디 섬짓한 소리가 들려왔다.

"하!~~~  아깝다.  기회가 조~~~ㅎ았는데....흠~~~"

"야!~~  너!  저 지랄~~~  좋게 말할때 아가리 닥쳐라.  느 마누라한테

 주뎅이 놀려버리기 전에......"

그녀를 나가자고 하던  입술을 그렸던 오냄비 아줌마는 발악을 하듯

그 남자에게 악을 쓰고 있었다.

" 이런! 이런!~~~  "

그녀는 취직이 안되길 잘되었단 생각이 들었다.

오 냄비 아줌마는 시내로 나오면서 이런저런 애로사항을 얘기 하며 그녀에게도

이런저런 사정을 묻고 있었다.

"버선목이 아니니 까보이지도 못하고  병든 남편과 시어머니와 애들을 기르자니

안할수도 없고 그래서 지금 6년째 택시를 몰고 있는데 내년만 꽉 채우면

개인택시 가 나오니 무슨 험한 소리가 나와도 자기는 꿈쩍 안하고 이일을

계속 하는거라고............그녀에게는  절대 여자가 할 일은 아니라면서

다른일을 찾아 보라고  친절한 충고 까지 한마디 곁들여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