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지 않은 사람들과의 배어나지 않은 삶!
그녀는 창가에 달겨드는 아침 햇살을 바라보며 갈등 하기 시작 했다.
아이들만 없다면 지금의 이 정들지 않은 이곳을 사정 없이 뒤돌아보지도
않고 도망가고 싶은곳이라 생각했다.
피할수 없다면 부딪쳐야 하거늘 그 녀는 부딪치는것 조차도 그들과는
하고 싶지 않다고 질문 과 답변을 반복 하고 있었다.
어느사이~~~ 아침 회진 시간이 되었다.
미리 준비를 시키느라고 시트커버가 들어오고 가운이 전해지고~~~~~~
그녀의 마음에는 이런 병원에서의 일상적인 행위가 번거롭고 귀찮은것으로
느껴졌다. "주원아! 많이 아퍼? 누나라도 학교에 가야 하는데......"
주원이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저 정신이라도 나간 사람 처럼 천정의 한곳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혼자 무언가 추억하고 있는듯 했다.
"주원이는 아직도 아빠가 보구 싶은애예요, 어제 그랬어요."
"....................."
떨쳐 버릴수 없는 더러운 인연! ............
그녀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느낌이 들었다.
며칠 되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남편을 잊고 있었다.
아주 좋았는데.......
그녀의 가장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그 기억의 한조각을
얼른 도려내어 버리고 싶은 생각이 순간 간절한 바램과도 같았다.
그러면서도 아이들 에게 그런 표현을 할수 있는 건 아닌 문제라는 생각으로
그녀는 표정을 가다듬고 있었다.
"그랬어? 뭐라고 했는데? 주원이는 아빠 한테 보내줘야 겠구나!...."
그녀는 허탈한 마음을 들킬세 라 조심스레 주원이의 눈치를 살폈다.
".........."
"주원아! 아빠가 좋아? 아빠 한테 보내줄까?"
"..........."
이제 앞으로 또다른 이별을 해야 할것 같은 두려움이 그녀를 긴장시키고 있었다.
"우영아! 너래도 학교에 가야 하지 않을까?..."
그녀는 단절된 주원이와의 무안한 대화를 감추기라도 하려는듯 우영이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엄마! 주원이가 일어나는 것 보고 학교에 갈께요......."
주원이가 우영이를 선택한 이유가 분명해졌다.
아이들은 어리지만 인연이라는 것의 소중함을 그녀보다 또한 그녀의 남편이었던
그 남자 보다도 더욱 깊이 알고 느끼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이제 할말을 잃어 버렸다.
아이들에게 부끄럽다는 생각이 자꾸만,..... 자꾸만 쉬지않고 떠올랐다.
그녀는 아무런 말 없이 그저 발길이 닿는 대로 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정말로 아이들을 지켜 줄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묻고 싶었다.
"나는 과연 아이들에게 모든 만족을 줄수 있는가!....."
점점 불안해지기만 할뿐 아직 답을 낼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녀는 조용히 공중 전화 박스로 가서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엄마! 어디다 전화 하실려구 그래요?...."
그 녀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 보았다.
흥건히 눈물이 고인 슬픈 얼굴로 그녀를 책망하듯 우영이는 부르고 있었다.
"응 아냐! 그런데 왜 울었어! 우영이 왜 그래? 왜, 무슨....."
"엄마가 아무말도 없이 나가 버리셔서 무서웠어요........"
그녀는 뭔가 둔탁한 둔기로 머리를 한대 얻어 맞는 느낌이었다.
"아냐! 엄마가 너희를 두고 어딜 가겠어.그런 생각은 절대 하지마........."
가슴이 미어졌다.
"버림받는 것을 어느새 체험해 버린 내 새끼들!......."
그녀는 이제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깨닫고 있었다.ㅣ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끝내는 일어서고 말리라!..........
그리고 저 아이들에게 아비없는 빈자리까지도 아낌없이 채워주는 진실로
뿌리 깊은 나무가 되리라!........
지금 그녀는 어금니까지 지그시 깨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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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가 훨씬 넘어서 우영이는 퇴원하였다.
단 하룻만의 병원 생활이었지만 그녀는 너무나 많은것을 깨닫고 있었다.
부부의 관계.....
부모와 자식의 인연.......
그리고 남남과의 관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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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학교로 갔다.
아이들의 문제를 분명하게 짚고 넘어 가고 싶었다.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지나간 시간에 대해서는 묻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앞으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선 분명한 의사 표현을 하겠다고 엄포아닌
엄포를 놓고 있었다. 그녀의 아이가 정말로 잘못 했을때는 채벌을 하셔도
좋다고도 했다. 하지만 머리만은 때리지 말아달라고도 부탁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런 형식을 빌어서라도 아이들의 길을 닦아 주어야만 했다.
그래도 그녀는 전혀 비굴하거나 비겁한 행동이라고 생각 하지 않았다.
그냥 적절하게 현실과 타협 해야만 새끼들을 지킬수 있을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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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녀는 그 자리를 떠나 집으로 돌아 왔다.
그리고는 아이들과 마주 앉았다.
"이제 부터 엄마가 하는 말 잘 듣고 대답해야해, 알았지?...."
"..........."
"엄마는 이제 너희가 전부야, 엄마가 숨을 쉬는 이유가 너희들이 있는 기쁨으로
숨을 쉬는거야, 그러니까 너희 형제는 싸워도 안되고 울어도 안돼, 그리고
이제 부터는 엄마가 너희의 밀알이 될꺼야, 너희는 열심히 공부만 하면되는거야,
그리고 너희는 엄마를 딛고 일어서야해, 그렇지 않으면 엄마는 숨을 쉴 이유가
없어지게 될꺼야, 너희는 엄마의 꿈이구 희망이구 생명이야,알았지?....."
".......네, 엄마! 엄마 고마워요,..........."
우영이는 울고 있었다.
"네 엄마!......... 근데요 엄마 우리는 형제가 아니고 남매예요."
주원이땜에 그녀와 우영이는 한바탕 배꼽을 잡고 웃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래 엄마가 잘 몰랐네, 느이는 형제가 아니고 남매로구나, 맞어 남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