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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같이 살집에 대한 이자부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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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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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렇더라도


BY 봉지사랑 2003-11-06

이제 그녀는 더 이상 겁 많은 여자 이고 싶지 않았다.

눈 앞에서 자식이 저렇게 누워 있는데 엄마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그녀에게는 어떠한것도 두렵지 않다는 생각이 그녀를 용감해 지라고

강요하는것만 같았다.

동네 아줌마들을 등뒤로 하고 집으로 오는 이유는오로지 자식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과도 같은 그것이 그녀에게 또다시 강한 어머니가 되라고

목을 조르고 있는것만 같았다.

그녀는 이제 까지 늘 그랬다.

자식에게서 오로지 편집적으로 남편을 찾으려했고 자신의 모든 삶을 그리려

했던 과거의 몸에 밴 집착을 아직도 그녀는 재산 처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듯 싶게 아직도 그녀의 전부는 아이들로만 정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그녀는 집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리고는 이내 그녀의 손가락은 다이얼을 돌리기에 바빠 있었다.

"학교죠?  어윤기 선생님댁 전화번호가 어떻게 되죠?"

그 녀는 이제 거칠것 없이 묻고 있었다.

그녀의 꿈이고 희망이고 생명인 주원이가 병원에 있는데 그리고 그 곁을

죄없는 우영이가 외롭고 쓸쓸히 지키고 있는 생각을 하면 그녀는 누구

에게도 예의를 갖추느라 긴장하고 싶지 않았다.

"글쎄 전화번호를 함부로 알려 드릴수 없는데요!...."

수화기 너머로 혼탁한 목소리의 수위 아저씨는 약간 짜증 스럽다는 듯이

퉁명스럽게 대꾸하고 있었다.   그녀는 또렷하게 쏘아부쳤다.

"지금 아저씨가 하시는 말은 모두 녹음이 되고 있답니다. 이유는 단 한가지

이구요,  저는 절대로 이 문제를 그냥 넘어 가지 않을꺼예요."

내일 아침이면 교육청으로 가지고 가서 분명히 제출하고 문제화 시킬겁니다."

그녀는 아주 강한 어조로 단호하게 잘라서 또박또박 전하고 있었다.

이윽고 수화기 너머의 그 남자는 잠깐 기다려 보라며 어딘가 슬리퍼를 끌고

가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잠시후 그녀의 귀에는 우영이의 담임이며 그녀의 가슴을 할퀴어 버리고 가버린

무정한 선생님의 전화번호가 똑똑히 전달 되고 있었다.

그녀는 고맙다는 말도 하지 않고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

그리고는 잠시 숨을 고르며 잠깐동안 상념에 젖어야 했다.

참을수 없는 분노 때문에 그녀는 틀림없이 주원이의 담임에게  바른말을

하고 말것 같은 그것을 식히느라 잠깐 동안 그녀는 한박자 멈추기를 하고 있었다.

~~~~~~~~~~~~~~~~~~~~~~~...............................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그녀는  미처 벽에 걸리지도 못하고 자리를 잃고 있는 벽 시계를 쳐다 보았다.

어느새 시계는 8시를 향해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이윽고 다이얼을 돌리고 있었다.

벨소리가 쉬지않고 울리고 있었다.

한번~~~ 두번~~~  세번~~~  그렇게 일곱번째 울리자 수화기 너머에서 인기척을

느낄수가 있었다.

"여보세요! ..."

"거기 어 윤기 선생님댁이죠?"

"그런데 누구 시죠?"

"사모님 이신가요?  학부형인데 선생님과 통화를 해야 합니다."

그녀는 다시 한번 단호한 말투를 쏟아내야만 했다.

"지금 피곤하시다고 전화를 안 받으신는건 피하는게 될텐데요......."

그녀는 거의 덫을 치고 있는 사냥꾼과도 같이 전화를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선생님에대한 존경심이 아주 말라버린 자체를 슬프게

생각하고 있었다.

조금 지루할만큼의 시간이 흐른뒤  담임선생님은 귀찮다는듯이 수화기를

들고있는 모양이 그녀의 느낌에 까지 파고 들고 있었다.

"선생님!  귀찮으신가요?  그런데 어떡하죠?  저는 지금 매우 섭섭한데...."
"........................"

수화기 저쪽에서는 무슨 묵비권 행사라도 하는듯 아무런  답이 없었다.

그녀는 일방적으로 얘기를 했다.

"지금 제 아이가 선생님의 자식이라면 어떻게 하실런지요?....."
"..............."

"지금 듣고 계신걸로 간주 하고 마지막 한마디로 제 결심을 말하겠어요."

"내일 저는 진단서를 첨부해서 학교를 상대로 소송 할껍니다."

"아니 주원이 어머니  그게 무슨 말씀 입니까? 이러심 안되죠...."

참 급히도 대답이 나와서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니 선생님 ! 듣고는 계셨군요. 여태 이 여자가 뭐래나!  하고 살피고

계셨나요?  아니 이건 감시로군요. 그러나 괜찮습니다. 낯선 동네에 온 죄로

신고식을 대신해서 그렇게 가혹한 꼴을  겪은걸 어쩌겠습니까?"

그 녀는 이제 화가 나서 참을수 없는걸 억지로 참으며 거의 푸념을 하고 있었다.

"물과 기름이 어울리지 못하는걸 누구나 다 알지요. 모두가 물일때 저도

물이고 싶습니다. 물론 제 아이들도 마찬가지 이고요.  그렇지만 모두가

너희는 기름이어야 한다고 밀어 부치면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선생님은 가르쳐 주셔야 하지 않았나요? .....흑흑`~~~흑흑흑~~~~""

그녀는 통곡에 가까운 눈물을 흘리며 오열을 하고 있었다.
"......................"

다시 수화기 너머에서 조용해졌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수화기를 내려놓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주원이의 옷을 싸들고 병원으로 가기 위해 문을 나서고 있었다.
.........................................................

병원에 도착을 했다.

주원이는 자고 있는지 지친 얼굴을 하고  우영이는 침대 한귀퉁이에 얼굴을 묻고

엎드려 있었다.  언제나 처럼 그녀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미어지고 있었다.

그럴때마다 그녀는 아이들을 향하여 소리없는 아우성으로 스스로를 경각 시키고

또한 그힘으로 일어서려는 몸부림에 늘 용감한척 했다.

세상으로 나가야 하는 그녀에게는  항상 두려움이 많았지만 아이들을 포개어

생각하면 어디서 나오는지 또다른 에너지가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

"우영아!  우영아! 일어나봐...."

우영이 가 지쳐 있었다. 한눈에 아이들은 오늘 하루에 대한 피곤함으로 작은

어깨위에 힘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그리고는 어김없이 아침이 되었다.

아침이 되도록 그녀는 소외된자의 외로움을 맛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