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혼자눈뜨는 아침에 이은 후편으로 보심이 ~~~~~~}
인간은 망각의 강을 건너며 성숙해지는걸까?
그녀는 새로운 곳에서의 또다시 시작해 보는 생활도 과히 나쁘지는 않으리라고
상상을 해 보았다.
그리고는 그 저녁에 밤차를 타고 갔던 길을 다시 되오고 있었다.
마지막 한 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사람처럼 그녀는 상처가 많았던 그곳
으로 지금 이렇게 다시 오고 있었다.
어느새 밤은 퍽이나 무르익어 주위는 온통 어둠으로 가득찼다.
차라리 좋았다.
어둠속에서 아이들과 지나간 시간을 기억해보며 아팠던 기억들을 한점씩 꺼내어
잘게 찢으며 걷고 있었다.
그리고는 어느새 집앞에 도착 하였다.
대문을 들어서기전 그녀는 대문너머로 자리한 자신의 집을 쳐다보았다.
정든 집이라 어디든지 가서도 눈감고도 찾아올수 있을것 같던 집이 지금의 모습은
괴기전에나 나올법하게 무서운 모습으로 보여지고 있었다.
"그래! 이젠 집조차도 내가 주인이 아님을 전하고 있지 않느냐?....."
그녀는 스스로에게 다시 한번 다짐을 받아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자 들어가자........."
그녀는 아이들에게 힘없이 짧게 한마디 하고 앞장서서 문을 열었다.
현관을 들어서며 그녀는 마지막 밤의 기념이라도 하듯이 온 집안에 불을 켜기 시작 했다.
'엄마? 왜 불을 다 켜구 그러세요? 엄마 마음이 심란 하세요?"
우영이는 그녀의 마음을 너무나 잘 느끼고 있었다.
거실에는 여전히 부서진 피아노가 신음을 하듯 자리 하고 있었다.
"느이는 얼른 들어가서 잠을 자야해, 그래야 아침일찍 엄마 짐 쌀때 도와줘야지..."
그 녀는 조용히 아주 잠깐 동안 혼자 있고 싶었다.
우영이는 주원이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분명 아이들은 지금 공포스런 마음을 가슴에 안고 있는 듯 했다.
그녀는 그런 생각이 들자, 아이들만 들어간 그 방으로 따라 들어갔다.
그리고는 두 아이의 가운데서 잠을 청하기 위해 누웠다.
그녀는 이내 품속으로 파고 드는 아이들을 더듬으며 중얼중얼 거렸다.
"내가 기어이 일어서리라, 보란듯이 키워서 네앞에 떳떳히 일으켜 세워 주리라."
"내 피 같은 자식을 푸대접 한것을 무덤까지 가도록 후회하게 만들어 주리라."
그 녀는 지금 분노의 눈물을 훔쳐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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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저 멀리 한줄기 햇빛이 창가에 머물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는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아이들에게 인기척을 들키지 않고 일어서려고
조심스레 이불을 들쳤다.
우영이는 그녀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같이 일어나 앉고 있었다.
"엄마! 지금 몇시예요? 벌써 가는 거예요?"
그녀는 두번째 손가락을 펴서 입에다 대고 "쉿~~~~ 주원이 깰라...조용히...."
~~~~~우영이는 그녀를 따라 거실로 나와버렸다.
잠시 소파에 몸을 기대고 편안한 자세로 기대었다.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직 자냐? 우영아? 문좀 열어봐!........"
고모 였다. 우영이는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열었다.
"그래, 집은 구한거야? 어디다 구한거야? 너무 멀리 가지 말지....."
고모는 한번에 쉬지도 않고 계속 말을 이어 갔다.
그래도 그녀는 답변을 하지 않고 눈을 지그시 감고 있었다.
"우영아? 어디에 집을 얻었니? 자주 다닐수 있는곳으로 가지!........"
고모의 보채듯 하는 소리가 약간 거북했는지 그녀는 퉁명스럽게 대답을 했다.
"고모가 너무 자주 오시면 또 복잡해 질까봐서 좀 멀리 가요........"
고모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눈물을 훔쳐내고 있었다.
바로 이즈음 전화벨이 울렸다.
우영이가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우영이랑 주원이네 집 입니다."
엄마좀 바꿔봐!...."
"엄마 지금 아빠 덕분에 짐싸느라 바쁘신데요........"
"그래도 바꿔봐............"
"우리엄마하고는 더이상 얘기하지마세요. 저한테 말씀하세요....."
우영이는 그녀를 바라 보았다.
그녀는 누구냐고 물었다.
"쉿!..........."
우영이는 조금전의 그녀처럼 두번째손가락을 입에다 대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고모가 수화기를 바꿔 들었다.
"왜그래? 나한테 말해.........."
"!@#$%^&*@#$~~~~~$^#&@~~~~~~~~~~~~~~"
"그건 니가 걱정할 문제가 아니야 이 미친 자식아! 이젠 끝났잖아!......."
고모는 뭔지 모르지만 그녀가 들리도록 다시 한번 끝난 관계를 주지시켜주고 있었다.
그녀는 못 들은체 그냥 주방으로 갔다.
그리고는 이른 아침을 지으려고 수도물을 틀고 있었다.
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주원이가 방문을 열고 나왔다.
고모는 수화기를 주원이에게 바꿔주며 "느 애비다. 니가받어라..."하며 주원이를
주어 버렸다. 주원이는 눈을 부비며 수화기에다"아빠! 아빠!"를 부르고 있었다.
언제나 늘~~~ 아빠에 목 마른 애! 그애가 주원이 였다.
그녀는 이제 부지런히 아침을 지어 먹고 이삿짐 아저씨를 부를 생각이다.
"주원아! 전화 대강끊어 ~~~~ 엄마 전화 걸어야해~~~~~~......."
그녀는 일부러 전화를 끊도록 주원이를 다그쳤다.
"네 엄마!.... 아빠! 이제 엄마가 전화 쓰셔야 한대요.아빠 안녕!..사랑해요......"
주원이는 결국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그렇게 표현 하고 있었다.
고모는 한마디 했다.
"주원이 너는 가지 말고 아빠하고 살아야 겠다. 우영아! 주원이는 두고 가라....."
주원이는 얼굴이 빨개지며 "싫어요 , 누나 따라 갈꺼예요." 라고 또 누나를
선택하고 있었다.
.............
"엄마! 저 잠깐만 갔다 올께요......"
"어디를 가는데? ....."
"잠깐만 아빠한테 갔다 올께요."
주원이는 아빠를 만나고 오겠다고 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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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짐 쎈터죠? 여기 00번지 우리수퍼 뒷집 이예요. 이사 하려구요........."
그녀는 전화를 하고 있었다.
벌써 오후 3시에 접어 들고 있었다.
사촌들도 들어섰다.
"제수씨! 제수씨!...." 효원아빠는 또다시 그녀앞에서 울고 있었다.
사촌 시동생들도 울고 있었다.
"형수님 ! 형님 하고는 이래도 저희하고는 유감 없는겁니다. 연락 주실꺼죠?"
그녀는 그저 무관심한듯 대꾸도 하지 않았다.
아침에 고모와 남편이 주고 받던 전화 내용만 조금 궁금하여 머릿속에 맴돌고
사촌들의 슬픈 마음은 귓전에 들리지도 않았다.
드디어 쎈터 차가 도착을 했다.
그녀와 사촌들은 짐을 싣기위해 이리저리 움직였다.
"이거? 이것도 옮깁니까?"
그녀는 쳐다 보았다.
우영이의 부서진 피아노였다.
"아니요? 그건 싣지 마세요.버릴꺼예요........."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가볍게 말해버렸다.
우영이의 표정을 애써 외면 하면서...................
한참후~~~~~~~~~~~~`````````
짐은 도와주는 손길이 많아서 인지 생각보다 일찍 차에 실려졌다.
"우영아? 주원이 한테 연락좀 해봐 얼른 가야지!....."
그녀는 우영이에게 재촉 하고 있었다.
30분쯤 지나 주원이가 왔다.
손에는 사과가 담긴 가방을 하나 들고 .....
"아빠가 가면서 먹으라고 사주셨어요. 그리고 울었어요...."
그녀는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것이 그녀와 그녀의 아이들이 남편에게 받은 사랑의 전부 였다고 할수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