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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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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 전쟁


BY 항아1 2003-08-23

야야,네 나물 좋아하제?

이것 넣고 비벼 먹어라 맛좋~다.

 

어제 이웃 잔치음식이 나물 몇가지 남았다.

 

우리 노친네가 왜 저러지?

난데 없이 나 보고 맛있으니 먹으란다.

노친네가 나보고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랄 땐,필시 곡절이 있다.

1.아쉬운 소릴 할때.

  (특히,남을 속이려는데 증인이 필요하다거나,시아버지 몰래 삥 칠때.~.~)

2.음식이 상했을때.

  ( 시집 온지 얼마 않되어 맛이간 잡채먹었슴, 본인은 절대 안먹음)

오색나물 한접시가 맛나게 담겨있다.

저녁상에 놓으면 가족모두 맛나게 먹을 수 있는데...

뭔가  수상하다.

 

다같이 먹게 두세요.

니 먹어라 , 고추장 넣고 비벼서...

싫어요

니 먹어라

어머니 왜그러세요.싫다는데...

아범 주세요,비벼먹게

니가 묵으라,맛 좋데이~

어머니 이상하네요.

왜 자꾸 먹으라 하시는데요.

그럼 아범 줘라........

 

아니나다를까, 맛이 약간 간 시큼한 나물이었다.

까막눈에 무식해서 용감하신 우리 노친네는

명문대 나온 며느리 골탕먹이면 본인이 이긴다고 생각하신다.

안타깝다.

쉰 나물이 나를 쓸쓸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