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야 어때? 학교 다닐만 하지? 하긴 아직 2달 밖에 안됬으니 잘 모르겠다.
나도 처음엔 정말 뭐가 뭔지 모르겠더라. 고등학교랑은 너무 다르잖아.]
[그래 정말... 그래도 너무 재밌고 행복해.
그리구 네가 많이 도와줘서 별로 힘들지는 않아]
[그래? 없는거보단 아무래도 낫겠지 뭐. 이럴땐 나도 쓸만한단 말야.]
[호호호 애는~~~ 너 땜에 웃고산다.]
[그래도 다행이지뭐야 아르바이트 자리가 쉽게 구해져서.]
[맞아]
둘은 같은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있다.
첨엔 수야 혼자했지만 아리는 며칠동안 사장님을 졸라 기어이 같이 일하는 중이였다. 바늘과 실이라나?
[돈 버는건 좋은데 우리 연인입네하고 유난 떠는건 눈꼴시려 못 보겠더라.
아~~ 난 언제나 앤이 생길라나...... 수야넌 아직도 일편단심이지?]
[........응]
[대단하다 벌써 10년이 된 일인데 아직도냐?]
[그러게, 내가 좀 그렇잖니.]
수야는 5학년 그 날을 떠올려본다.
-용서를 받았어야 했는데... 어떻게 변했을까? 멋진 남자로 변했겠지...
유난히 한가한 날이다.
[수야, 저기 손님 주문 좀 받아라.]
[네~~~]
창가에 앉아 열심히 책만 들여다 보던 남학생이 수야쪽을 쳐다보며 귀찮다는 듯이 말한다.
[시원한 아이스커피요.]
[네]
뻘쭘해진 수야가 돌아오면서 아리에게 눈짓를 해보인다.
재수 없다는 표시다.
[커피 네가 갖다주면 안될까?]
[싫어 네가 갖다줘]
[아리야 한번만~~~~ 선배님아 한번만~~~]
[꼭 저 아쉬울때만 선배님이래. 알았다. 요 미운 후배야]
[헤헤 고마워~~~~]
커피를 들로 갔던 아리가 한참을 얘기하다 재밌다는 얼굴로 되돌아 온다.
[수야 너 더러 와 달래.]
[뭐? 왜애?]
[몰라, 얼른 가봐]
[으휴~~ 재수없는게 재수 없는 짓만 골라하네. 이쁜건 알아가지고....]
[큭.......]
아리는 흥미진진하다는 표정이다.
[저, 손님 여기 커피......]
남학생이 수야의 이름표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정말 본명이 유수야에요?]
[네? 그럼 이런데서 가명쓰는 사람도 있나요?]
자신도 모르게 톡쏘는 말투가 나온다.
[여전하구나 그 성깔은....]
[네? 절 아세요?]
남학생이 보던 책을 덮고 표지를 들어보인다.
[머......]
.......쿵........
의예과 3학년 이 주 현!!!!!!
책 표지엔 그렇게 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