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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야, 주현을 만나다...


BY 아가둘 2003-07-23

 수야는 이제 4학년이 됬다.

작년에 엄마가 돌아가시고 어떻게 일년이 지났는지...

엄마가 돌아가실땐 금방 죽을 것 같았지만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다는 것이 그저 쓰라리고 안타깝다.

아이들의 놀림이 싫어서 겉으론 명랑한 척, 활발한 척 말괄량이처럼 행동하지만 마음 속에는 지울 수 없는 너무도 큰 슬픔이 자리잡았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언니는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었다.

저러다 언니도 잘못되면 어쩌나하고 수야는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도 언니는 형부를 만나 결혼을 하고 지금은 배불뚝이가 되있다.

큰 오빠는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 때문에 집을 떠났고 이젠 작은 오빠와 아빠,수야가 가족의 전부다. 그나마도 아버진 일이 바빠서 집에 오시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그러나 엄마의 빈 자리를 채워주는 아버지의 사랑이 있지만 집안 살림만은 수야의 몫으로 남았다.

 벌써 시간은 여름을 향해가는 5월에 와있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 수야에게는 슬프기만하다.

오늘이 엄마의 첫번째 제사날이다. 아무리 명랑한척 하려해도 기분이 자꾸만 가라앉고 슬픈맘만 든다. 집에가면 언니가 와 있을텐데도 하나도 기쁘지 않다.

 웅성거리던 애들의 소리가 조용해지자 수야도 정신이 들었다.

[오늘은 전학생이 있어서 여러분께 소개하겠어요. 주현이 들어오너라.]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 한 남학생이 교실안으로 들어섰다.

깔끔한 체크무늬 남방과 청바지 차림에 잘 생긴 얼굴을 하고서 주현이 들어선다. 벌써부터 반 여자애들이 웅성이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두근두근...

수야는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린다.

[애는 서울서 전학온 이주현이라고 한다. 주현이 인사해야지.]

[안녕하세요. 이주현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또렷또렷하고 당당한 말투.

잘생긴 외모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맑은 목소리.

주현이의 모습만이 수야의 눈에 들어온다.

주현이 뒤의 칠판도, 선생님도 아무것도 수야는 보이지 않는다.

오직 주현이 밖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