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녀는 장용산으로 들어 갔다. 물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아직 깨끗하다.
"자, 여기서 부터 걸어가요.."
심씨는 곱녀가 하자는대로 할 수 박에 없었다.
"저 위에 가면 괜찮은 음식점이 있어요"
음식점 이름은 유미정인데 사람들이 허전하다.
"여기, 낙락주두요.."
낙락주라면 먹고 기분 좋았다가 한 없이 떨어진다는 그 술이다.
둘은 술을 마셨다.
"오라버니, 실은 제가 너무 외롭거든요. 제가 이렇게 겉은 멀쩡해도 언제 죽을줄 몰라요.."
"왜, 어디가 어때서?"
"병명도 몰라요..발병하면 한 사흘은 움직일 수가 없는 병이예요. 병원에 가도 원인을 모른다니까.."
곱녀의 병은 일년에 서너차례 발병한단다. 참으로 희귀한 병인데 이 기간동안은 누군가 병간호를 해주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럼, 집도 가깝고 하니까 내가 해주면 되지 뭐..만약 또 아프면.."
심씨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눈치를 살폈다.
"오라버니 정말 고마워요. 그리고 내가 운동장에 안나오거든 빨리 저희 집에 와 주세요"
두사람은 좀더 밀접한 생활애기를 하고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