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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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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햇살 2003-08-08

아침부터 해피가 보이지 않았다.
어제는 좀 늦게까지 공부를 했고
분명히 해피는 말똥거리는 눈을 깜박거리며 주인의 옆에서 주인을 지켰던 것이다.
그런데 없다.

부모님께 전화를 했지만 조용해서 수연의 방을 살짝 열어보고 그냥 출근을 하셨다고 했다.
이상해..
수연은 종일 동네를 돌아다니며 해피를 찾았다.
자꾸 드는 불길한 예감을 어쩔수가 없었다.
설마.. 희정이가..
아닐거다. 한낱 강아지가 아닌가..
수연은 해피를 찾으면서 동네 벽이며 전봇대에 해피를 찾는다는 전단을 붙였다.

하루종일 해피를 찾다가 온몸의 힘이 빠져버렸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않고 해피만 찾았으니.. 그럴만도 했다.
집에도착해서 쓰린속을 달래기 위해 밥을 먹었다.
대충 국만 뎁혀서 밥을 먹고는 힘없이 쇼파에 앉았다.

따르릉..
엄마의 전화였다.

"수연아 해피는?"
"없어.. 아무리 찾아도.. 미치겠어.. 엄마 어떡해."
"어떡하긴.. 때되면 나타날거야.. 그렇게 찾았는데 뭐."
"그럴까.. 엄마?"
"그럼.. 그나저나.. 밥은 먹었니?"
"응 엄마. 대충먹었어."
"엄마가 아침에 바빠서 반찬도 못해놓고.. 미안해."
"엄마두.. 나 밥하고 국이면 되는거 알잖아. 괜찮아 뭐. 바쁜데.."
"국? 무슨국?"
"소고기국 끓였던데? "
"무슨소리야? 어제 된장국 다먹구.. 아침에 바빠서 국 못끓였는데?
도대체 무슨국을 먹었다는거야?"

툭.
수연은 전화기를 떨어뜨렸다.
아아아악
수연의 단말마의 비명.
수연아 수연아.
전화기너머로 다급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수연은 빨갛게 끓인 국통을 뒤적였다.
냄비바닥에 물컹하니.. 무언가 집혔다.
들어보니..
털도 뽑히지 않은 해피의 머리였다.
몸은 없고..
머리만 있었다.

이제..
모든게 끝이다.
내차례가 온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