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 죽음으로 교실이 술렁거렸다.
아이들은 쑥덕거리며 진주의 죽음에 대한 얘기를 했고..
희정이와.. 음악실 사건에 대한 소문이 암암리에 퍼졌다.
아이들은 모두 두려워했다.
많이든 적게든 희정을 안건드려본 아이는 없었기 때문이였다.
그리고 몇일이 흘렀다.
진주의 책상위의 국화다발이 제법 말라가던 어느날..
유난히 무덥던 날 선생님은 열변을 토하며 수업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유난히 이 교실분위기가 싱숭생숭하다는걸 알기에
더 열강을 하였는지도 모르겟다.
털털거리며 도는 선풍기로는 더위가 식혀지지 않았고
창문이며 앞뒤 교실문이며 활짝 열어놓고 수업을 하고 있었다.
수연의 머리속에 수업이 들어올리가 만무하였다.
하루하루..
진주처럼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입이 말라왔다.
'나쁜년.. 그렇다고 사람을 죽여? 아니지.. 아닐거야.
희정이가 그랬다는 보장이 어딨어? 그럴리가 없어.
귀신이.. 귀신이 어딨냐구?'
공부잘돼냐. 젠장. 기분 드럽다.
수연은 은주에게 날릴 메모를 적었다.
쪽지몇번 날리다 보면 기분도 좋아질 것이었다.
은주쪽을 보는순간 수연은 깜짝 놀랐다.
은주는 마치 무서운 어떤것에 붙들린모양 미동도 하지 않고..
약간 고개를 내리깔고 울고있었다.
아까 부터 운 모양이었다.
책이 흠뻒 젖어있었다.
은주의 짝은 졸고있었고 선생님의 열강탓에 마치 조는것 처럼 보이는 은주가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었다.
수연은 아이들을 시켜서 은주를 깨우게 했다.
여전히 미동도 하지않고 은주는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주변이 웅성대자 선생님이 저기 뭐냐고 화를 내셨다.
순간 은주의 몸이 풀린듯 은주는 무너지며 엉엉 울었다.
주변을 신경쓰지 않는 커다란 울음소리..
선생님은 당황한 모양이었다.
"선생님.. 은주가 아침부터 몸이 많이 안좋았는데 힘든가봐요.
제가 양호실로 데리고 갈께요"
재치있는 수연이 무마를 하고 은주를 데리고 나왔다.
은주는 심하게 떨고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이야?"
"...."
은주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사시나무떨듯 떠는 은주를 양호실 침대에 눕혀놓고 나오려했다.
은주는 수연의 손을 꽉잡았다.
손이 아플정도의 강한 힘이었다.
"가지마. 수연아. 옆에 있어.. 제발.. 제발.."
수연은 당황했다.
옆에서 양호선생님이 가지말고 은주옆에서 있어주라고 얘기했다.
수연은 은주의 손을 잡아주었다.
은주는 아주 지쳐보였고 수연이 손을 잡아주고 머리도 만져주자
살풋 잠이 들었다.
한 삼십분정도 졸았나.
옆에서 같이 잠들어버린 수연을 은주가 조용히 깨웠다.
"괜찮아? 은주야?"
"응.. 것보다 얘기좀 해.. 잠깐 나가자.."
두아이는 건물밖 벤치에 앉았다.
"왜그랬어? 아팠어? 아침엔 멀쩡하더니.."
은주의 얼굴이 헬쓱해 보였다.
"수연아.. 놀라지마.. "
"?"
"희정이가 왔었어,"
"뭐?"
"수업을 듣는데 앞문에서 검은그림자 같은게 들어오더라.
아무도 못본것 같았어. 너도 그런거 못봤지?"
"응"
"스르르 들어오는데 희정이였어. 끔찍했어. 얼굴이 마치..
가부키 배우처럼 하얗고.. 몸쪽은 잘 보이지 않더라."
"말도 안돼."
"가만히 들어오더니 니 옆에서 널 노려보더라. 난 기절하는줄 알았지.
어떻게든 너한테 말해줘야 할것 같아서... 쪽지를 쓰려고 종이를 찢었어."
"근데.."
"종이를 찢고 널 다시 한번 보는데.. 내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날 올려다 보고있더라.
기절하는줄 알았어.
걘 날보고 한번 웃더니 내 등뒤에서 내 목을 조르면서 고개숙여서 내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어."
수연은 부들부들 떨었다.
"얼마나 그랬을까.. 난 눈물만 흘렸지.. 가슴이 답답했어.
너무 무서웠어.
그때 선생님이 뭐라고 말씀하셨고..
희정이는 목을 풀고 가면서 니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 앞문으로 다시나갔어. 손을 흔들더라. 환하게 웃는데.. 죽는줄 알았어."
"상상일거야. 은주야 맘 강하게 먹어.."
"얼마 안있으면 우리 차롈거야.. 어떡해.. 수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