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79

그남자가 사라졌다.


BY 써니 2003-07-04

성훈이 돌아가고 경선은 혼자 방에 남겨졌다.

경선은 성훈과 함께 잤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성훈은 경선을 탐하지 않았다.

그런 성훈을 경선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남편은 예전 술에 취해 자는 경선을 가졌었다.

하지만 무방비 상태인 경선을 지켜준 성훈이 고맙기도 하고 조금 의심스럽기도 했다.

어떻게 해석을 할지는 몰라도 경선은  남편에게 못느끼는 감정을 지금 성훈에게서 느낀는 건지도 모른다.

 

 

휴일을 보내고 출근하는 경선은 괜히 뒤를 돌아보고 의식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성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경선씨 무슨일 있어요?"

"아뇨....왜요?"

"안색이 좋지 않네요."

"좀 피곤해서..."

"주말에 뭘했기에 그러셔요?"

"그냥...친구랑 영화봤어요."

"재미있었겠다."

"예..오래간만에 영화관에 가니까 재미는 있던데..."

 

 

 

동료 선희씨가 경선을 부러워했다.

주부로 산다는것이 친구하고 영화보는것도 부러워  할 일이란걸 경선은 새삼스럽게 느꼈다.

경선역시 지금껏 영화구경, 산책, 데이트 ....이런것들을 해 볼시간이 없었다.

하루종일 문자한통도 없는 성훈이 걱정이 되었다.

 

 


경선은 퇴근을 하고 헬스장에서도 성훈을 기다렸다.

그리고 퇴근하는길에 불꺼진 성훈의 방을 보았다.

 

 

'어디 간걸까? 조금 있음 오겠지.뭐....'

 


경선은 잠을 자는둥마는둥 아침이 되고 성훈에게선 연락이 없었다

경선은 성훈에게 전화를 해보았다.

성훈의 전화기는 꺼져 있었다.

경선은 걱정이  되었다.

지금까지 전화기를 꺼놓은적은 없었다.

경선은  3층으로 갔다.

벨을 눌러도 대답이 없는 성훈의 문앞에서 경선은 멍하니 서있었다.

 

 


'도대체 어찌된걸까?'

 

 


경선은 무거운 마음으로 출근을 했다.

몇일 되지않았지만 몇달은 된것만 같은 시간이었다.

사장님께 물어볼수도 없었다.

경선은 자신이 할 수 있는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성훈이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전부이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주말이 되었다.

시골로 가야하는 경선은 마음이 내키지 않았지만 아이들과의  약속도 있었기에 집으로 갔다.

 

 

 

 

"엄마, 우리 엄마왔어요?"

"엉...찬혁이도 말잘듣고 학원잘 다녔어?"

"예, 헝아하고 할부지하고 같이 노랐어요"

"그랬구나...우리 찬혁이 뭐 먹고 싶어?"

"닭고기"

"그래 엄마가 닭고기 사줄께."

 

 


둘째 아들놈의 재롱을 보면서 경선은 그렇게 주말을 보냈다.

어른들의 간식거리와 생필품을 사기 위해 대형활인매장에 들러 쇼핑도 했다.

온통 경선의 머릿속엔 어딘가에서

 

"경선씨 ..."

 

하고 성훈이 부를것만 같았다.

 

 

 

"민혁아빠, 나 요즘 많이 힘드네요..."

"왜 맞선이 진행이 않돼?"

"아니...그냥...."

"힘들면 그만 두고 와."

'됐어.그정도는 아니야. 그냥....힘들었어요."

"당신이 알아서 판단해."

 

 

 

항상 그런식이었다.

남편 현기는 한마디를  하더라도 모든책임은 본인이 져야한다는 식으로 얘기를 한다.

경선은 그런 현기를 원망할때도 많았었다.

무어라 꼭 말로 하기는 힘들어도 항상 경선은 그런 현기때문에 힘들곤 했다.

 

 

원룸으로 돌아온 경선은 다시 한번 성훈의 방앞에서 벨을 눌러보았다.

여전히 아무 대답이 없는 성훈의 방.....

경선은 1층으로 내려갔다.

도처히 궁금해서 못견딜것 같았다.

사장님 식구에게 얘기를 들어보기위해서였다.

 

 


초인종을 누르니 사모님이 문을 열어주셨다.

"어머, 경선씨 어서오세요."

"예...사모님..안녕하셨어요?"

"예. 어서들어오세요."

"아뇨...그냥..뭐좀 물어보려구요."

"뭘요? 그래도 일단 들어오세요."

 

경선은 사모님이 준비한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조심스레 물었다.

 

 


"305호 조성훈씨가 요즘 연락이 되질 않네요."

"아...성훈씨요...집에 일이 생겨서 내려갔다고 하던데요."

"일이요? ...무슨일일까?"

"왜요? 맞선 날이라도 잡았나요?"

".....예...그런데...."

"아마 좀 오래 걸릴거라고 하던걸요.

남편이 얘기한는걸 들었어요.

물어봐드릴까요? 무슨일인지?"

"아뇨 됐습니다.커피 잘마셨습니다."

 


경선은 방에가서 침대에 벌렁 누웠다.

 

 


'무슨일일까?

무슨일?

별일아닐꺼야.

별일 아닐꺼야.'

 

 

그렇게 또 일주일이 흘렀다.

여전히 경선은  성훈의 연락을 받질 못했다.

경선은 하루종일 멍하니 창밖을 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경선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사람이 되어버린 성훈이었다.

남편보다 아이들보다 더 많이 성훈을 그리워 하는 자신을 보며 경선은 몇번을 부정해본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성훈이 더 그립기만 했다.

그렇게 시간은 경선을 병들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