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445

38


BY 카모마일 2003-10-16

이태리에서 본 것은은 현실적인 감각과 색체였다.

어떻게 인간이 저런 색을 가구나 건물에 담아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눈을 잠시도 쉴수 없게 만들었다.

호주도 굉장하다고 생각했었는데......각나라 마다 특색이 있겠지만.....역시 대단하다는 생각뿐이 안들었다.

스페인으로 옮겨 가우디 박물관에 잠시 들렀다.

난 가우디 하면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무스탕의 메이커가 생각났다.

그 가우디가 여기 건축가 가우디를 뜻함인가?

가우디 하면 성가족교회 건물이라고 할만큼 ......아직까지 짓고 있는 그 건물은 굉장했다.

마치 옥수수 속대 처럼......돌을 하나씩 올려가면서 짓는다고해서 수난[빠시온]이라고 칭하고 있는데 1882년 부터 가우디가 없는 지금까지 잘 올라가고 있었다.

건축가가 없는데도 중도 포기 없이 지어지는 건물.....장인의 정신을 높이 살만한 일이였다.

스페인 음식은 우리나라 음식과 약간은 비슷하다.

맵고 자극적인게......파스타도 이태리완 달리 더 매콤하고 우리 입맛에 더 맞는것 같다.

같이온 캐빈은 내내 인상을 찡그리며 추운데도 소다수만 달고 다녔다.

에비앙을 건네는 사키에게 싫다며 손을 젓고 있었다.

여기 와서 보니 사키가 남자애들에게 별 관심이 없는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캐빈을 오래전부터 좋아하고 있었다고 한다.

눈치 없는 나.....

캐빈에겐 다른 학교에 다니는 여자친구가 있었다.

지금도 시간만 나면 그 여친에게 전화를 한다.

핸드폰?

가지고 다니기엔 좀 무거워 보이는 워키토키 같다.

삐삐의 시대가 가고 핸드폰의 시대가 온건가 보다.

급한일을 있을때 공중전화를 찾지 않아도 되는 것은 편리한 것 같다.

사키와 재인이도 이번에 알바해서 하나 장만한다고 했다.

가격이 삐삐보다 엄청 비쌌다.

내겐 별로 필요가 없을것 같아.......사지 않겠다고했다.

 

 

저녁을 간단한 해물라이스.....거의 생쌀 수준......로 먹었더니 속이 더부룩하고 입안이 까끌거렸다.

거기에 카페라떼를 마셨더니.....마치 내 속이 진흙탕이 되어버린 기분이였다.

숙소 베란다에 나와 밤바람을 쐬고 있는데 언제 나왔는지 캐빈이 옆에 와 있었다.

금발과 갈색이 썩인 조금은 긴머리인 캐빈은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보는 각도와 옷이 바뀔 때 가끔 눈이 돌아가거나.....가슴이 철렁할 정도로 멋있게 보였다.

보통때 보면.....늘 도서관이나 집에....아님 인턴쉽에 빠져 있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학생이였다.

늘 빠르고 바쁘게 사는 남학생 이였다.

은근히 대단하다 싶어 그 향학열을 본받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끔 하는 진진한 남학생.

 

"뭐해...?밤바람이 찬데...."

별론 대화 할 시간이 많지 않았던 관계로 캐빈이 갑자기 말을 걸어오자 긴장이 되었다.

동경하던 상대라서 인가....?

"그냥......차다는 느낌은 별로 없는데...?"
내말에 보기좋게 입술 끝을 올리며 피식 웃었다.

 

"샤워는 맨 나중에.......늘 그렇게 다른 사람에게 자길 내주는 거야...?"

"응?"
"서인희......너 말야....늘 다른 애들을 배려하잖아......자신의 뜻과는 무관하게......다른애들에게 휩쓸려서 질질 끌려다니 잖아..."

"그게 무슨말야....?"
듣고 있으니 불쾌해진다.

 

"너무 자기 주장이 없다고.......식사를 할때나 다른곳을 보러 갈때나 늘 보면 자기 의사없이 다른애들이 하자는 데로 하고 있잖아......생각이 없는 애처럼....."

"그건.....너도 마찬가지 아냐.....?너도 별다른 말 없잖아...."
정말 그랬다.

여행오기 전에 자기만의 코스를 만들어 가지고 온 애들은 서로 자기가 볼곳을 먼저 가자고 야단이였는데 캐빈은 아무런 소리가 없었다.

물론 올때 어디어디를 방문하자고 모두 약속하고 오긴 하지만.....간혹 시간이 남을때는 자기들이 보고 싶었던 곳을 가자고 제비 뽑기를 하는 친구들이였다.

늘 나와 캐빈만 그 무리에서 빠져 뒤에 서있었다.

자기도 그러면서.......

입을 삐죽이 내미는 날 잠시 내려다 보며 캐빈이 눈에 웃음을 담았다.

 

"난 여기 몇번 와 봤거든........"

"뭐?......근데 뭐하러 또 온거야...?"

"닉 자식이 네게 추근거리는거 지키려구....."
"뭐어.......?"
갑작스런 말에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 늘 달고 다니는 팬던트.......남자친구야?"
".....응..."

"너 여기 온지 꽤 됐는데......한번도 찾아오지 않던데.....무슨 사연있어...?"

".....개인적인 일이야 ......묻지마.대답안할 거니까..."

"흐..음....그래....? 헤어지기라도 했나보지....."

가만히 눈으로 캐빈을 봤다.

내게서 시선을 돌려 창 밖을 보고 있었다.

오늘 왜 이러는건지......

 

"눈에서도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던데.......헤어졌으면 깨끗이 정리하지......가슴에 품고 다니는건 무슨행동이야......?미련이 있다면 다시 도전하던가 해야지...."

"관심 두지마......너 이상하다.....왜 갑자기 그런걸 묻고 하는거야...?지금까지 내게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았으면서....."
"관심이 많았어.....네가 늘 학과 공부에 또는 그 팬던트 에 신경을 쓰고 살기에 눈치를 못챈것 뿐이지.....난 늘 네 주위에 조그만 시선 돌리면 보이는 곳에 있었어..."

 

쿵.

사과 열매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소리가 아니였다.

내 안에서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였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였다.

 

"넌 여자친구 있잖아....?매 시간 마다 전화하는 그.....마리린 인가하는애..."
"애?87세 먹은 어른 보고 애...?동양은 예의지국 이라고 들었는데.......그게 아닌가 보구나.."

"87세.....?무슨소리야..?"
"우리 할머니야.....지금 요양원에 계서.....몸은 아무이상 없는데....약간 치매 증상이 계시거든.....마리린은 우리 할머니야.....내 목소리만 용케 잘 알아들으시는.....표정이 왜그래..?큭...꽤 실망한 얼굴이네....?"

"장난 하지마......너 생각보다 얄밉게 짖궂다......"

정말 그랬다.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이였다.

 

"나랑 한번 사귀어 볼래...?여기 온지 거의 이젠 2년 반이 흘렀는데.....지금까지 연락이나 한번도 찾아 오지 않는 남자는 잊어 버리고......나와 만나보는게 어때...?"

"내 남자친구는 군에 가있어......3년정도 ......그래서 날 만나러 오지 않는거야......군대간 시간을 혼자 견뎌내기가 어려울것 같아 유학온거구..."

그럴듯한 거짓말 같았다.

 

"군...?그렇지 한국은 .......정말 그래서 만나러 오지 않는거야...?"

"응....군인은 휴가를 받아도 나라 안에서만 출입이 가능하거든......이제 답변 됐지...?"

".....좀 아쉽네......나 보기보다 괜찮은 녀석인데......집도 부자고....머리도 명색하고....얼굴도 이정도면 핸섬하잖아....?"

"갑자기 고추장이 생각난다......."

"그 고추를 갈아서 물넣고 만든것.....?아주 맵던데.....그게 왜 갑자기 생각나...?"

한국식의 조크가 여기선 통하지 않았다.

정말 궁굼해 하는 캐빈을 뒤로 하고 안으로 들어왔다.

막 샤워를 끝낸 사키와 재인이 내 뒤에 따라 들어오는 캐빈을 향해 섹시 포즈를 취해보였지만 무반응 하며 지나치는 캐빈탓에 무안해진 얼굴이다.

웃으면 안되는데.......난 고개를 숙인체 얼른 수건과 갈아입을 옷을 챙겨들고 욕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