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명이 건네는 사이다를 받아쥐며 쇼파에 안잤다.
깨끗해 보이는 내부였다.
흰빛에 가까운 파스텔 색조의 도벽......평수에 비해 작은 소품들....그래서 인지 상대적으로 거실이 넓어 보였다.
내가 그렇게 안을 조금씩 둘러 보는데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머리가 아주 짧게 잘려져 있는 우현이였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왜 인지 눈에 울음이 찼다.
슈퍼 봉지를 들고 들어서는데.....뒤에 여자애도 함께였다.
"야 하수현 넌 또 왜 왔어......?엉...?"
적막을 깨고 들리는 재형이 목소리 였다.
뒤의 여자애가 입을 쫑긋 거리며 금새 우현이 등 뒤로 숨었다.
"거기 숨는다고 네 살들이 다 가려지냐...?엉...?어제 내가 그만큼 사랑해주고 예뻐 해줬으면 오늘은 집에서 공불 해야잖아.....?안그래...?엉...?"
웃음이 일었다.
말끝마다 '엉'이라고 붙이는 말투가.......
우현이와 재명인 둘의 그런 모습들을 자주 접하는지 별관심 없어 보였다.
재명이 눈짓에 재형이와 그 여자앤 주방으로 들어갔다.
재명이도 둘을 따라 ......자릴 피해주었다.
곤색 나시티에 같은색 반바지를 입은 머리가 싹둑 잘려져 나간 우현인 또 다른 모습이였다.
큰눈이 더 크게 보였고.....좀 여윈것 같았다.
"언제 왔어....?"
내게 앉으라는 눈빛을 보내며 쇼파 한쪽으로 먼저 안잤다.
"잘 지냈어....?"
멋적은 미솔 지으며 물어보는 우현이에게 난 고개만 끄떡였다.
"나 보고 싶지 않았어....?"
".........?"
"........보고 싶지 않았다고 하면 ......가만안둬...."
웃겼다.
"너랑 연락이 안돼서 나 거의 미칠뻔 했어......여기 머리 봐바...."
갑자기 내게 머릴 내미는 우현이 였다.
순간의 일에 당황하는 내게 우현이 손으로 머리 정수리 부분을 가리켰다.
희미하지만......작은 생체기가 나 있었다.
피 딱지가 있었던 자리 같았다.
"술 마시고 돌아다니다가......전봇대에 인사하다가 찢긴거야....ㅋㅋㅋㅋ"
과일 접시를 들고 나오는 재명이 였다.
재명이 말에 나머지 둘은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