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나는 모두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내자신를 던져서라도 이제부터 할 일은 오직 복수밖에 없다
너희가 원하는대로 다 해주겠다. 이미 나를 포기했으니 두려울 것이 없어...
나중에 내가 후회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약혼식 준비에 모두들 분주한 모습이다.
의상실에서 가깝게 지내던 친구가 있었는데
참석코자 와줬다,
" 진아? 밖에선 잔치준비로 난리데 넌 왜 이러구 있어?"
" 맘대로들 하라고해 관심없으니깐..."
" 미장원 가야지 머리는 손질해야할 것아냐?"
" 꼭 해야해?"
갑자기 밖에서 누군가 온 것같다.
서울서 직장을 다니던 동생이 온 것이다.
방문을 밀치며 안으로 들어왔다.
동생의 눈초리가 매서웠다.
" 언니 왜 이래?"
" 내가 뭘?"
" 꼭 이래야하는거야? 응?"
" 그래 이길 뿐이잖니?"
" 왜 그러는거야 정신차려!"
" 난 아무치않아..."
" 정말 언니가 원하는거야 처음엔 싫다고 했잖아?"
" 응... 갑자기 맘이 변했어 괜찮을 것같아"
" 무슨소리야 괜찮을 것같다니?"
" 분명히 뭔가 잘 못됐어 이건 아니야"
" 소란 피우지말아 난 괜찮으니깐..."
" 왜 후회할 짓을 하는거야? 엉?"
" 네가 뭘 알아 시끄러워 상관하지 말아"
동생은 그야말로 난리가 아니였다.
" 언니 진짜 후회하지 않을 자신있어?"
" 후회...? 나 한테 어울리지 않는 말을 하는구나 후회라..."
난 빙긋이 웃어보였다.
" 축하해주러온 것아니야?"
" 에이~!!"
" 그러지마 난 괜찮다니깐"
" 뭐가 괜찮아 그럼 민수아저씨는 어떻게해? 응? 언니도 민수아저씨 좋아했잖아?"
" 난 그런사람 몰라 모른다구..."
" 언니 천벌받아 어떻게 이럴 수있어?"
혼자 중얼거려본다.
'''''''' 그래 난 천벌 받을거야 지옥불에 떨어져도 난 이길을 선택해야해...이미 난 죽은 목숨이야 이미 지옥에 떨어진거야..."
친구의 손에 이끌려 미장원에가서 머리손질하고
집으로 돌아와 마춰두었던 약혼식 때 입을 한 복을 입었다.
연한 핑크색에 금박이 찍힌 한복이었다.
입고 서서 거울을보니 거울 속에 나는 웬지 쓸쓸해보였고
아무 표정도 없이 서있는 모습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느껴졌다.
오후에 약혼식을 했다,
우리집에선 무척 신경을 써서 차린 것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얼마나 원하던 사윗감인가...
약혼식이 진행이 될 때도 난 한 번도 밝은표정이 아니었다.
금방이라도 뛰쳐나오고 싶은 심정을 억누르고 눈을 감았다...
'''' 이러면 안되지 안되구말고 내가 너희들을 파멸시켜야하는데 내가 여기서 흔들리면
재미없잖아 그래 참아야해 후후후...''''
애써 태연한 척하며 예물교환을 했는데...
저녁무렵에야 식이 끝나고 오신 손님들을 대접하느라고 엄마는 분주했다.
다들 손님이 돌아가고 방안에서 엄마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내방에서 들으니
뭔가 좋지 않은 일같이 보였다.
곧바로 날 부르는소리가 들렸다.
난 안방으로 들어갔다.
패물 받은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다이아라도 해줄 것으로 알았다며 이것이 뭐냐고 사람을 우습게 본다고 난리를 했다.
" 그게 무슨 상관이야!"
나는 내버리듯 한마디 던졌다.
" 이년아! 넌 자존심도 없냐?"
" 무슨 자존심? 내겐 자존심은 없어 엄마가 내 자존심이지~"
" 이걸 패물이라고 줘 참나!"
" 이게 어때서 멀쩡하기만하네?"
" 남들은 다이아몬드에 뭐에 해주더만 겨우 금반지야?"
" 그럼 그 집이 그렇게 부잔줄 알았어?"
" 땅두 있고 집도 있다고해서 부잔줄 알았지~"
''''''''''''''''점점 기막힌소리만 늘어좋구 있군''''''''''''''''
" 그래서 따지실거유? 아무소리 마슈!"
" 왜 아무소리마 기분나쁜데..."
" 엄마가 그집으로 시집가슈? 가는사람은 나야!"
그래도 참을 수가 없다면서 펄펄뛰고 계셨다.
처음부터 삐걱거리고 있었다.
" 할 말 다하셨으면 저 건너가요"
" 병신같은 년! 넌 더 해달라는 소리도 못하냐?"
" 이건 엄마 아버지가 자초한 일이야 지금 누굴 원망하는거야?"
" 뭐라고!"
" 앞으로 아무소리 마세요! 그 사람한테 그런소리 했다간 나 가만안있어!"
" 벌써 편드는거냐?"
" 그래요 편들어요!"
난 안방을 나와 버렸다 그리고 마당으로 나와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면서
앞으로 나의 인생을 어떻게...
하늘에 별은 유난히도 선명하고 반짝거리는 것같았다 나를 비웃듯이...
이튿날
난 옷가지를 몇 벌 챙겨서 옆집아저씨네 집으로 갔다
나를 보더니 무척 놀라는 눈치였다.
" 놀랄 것없어요~ 이걸 바라지 않았나요?"
" 부모님께서는 아세요?"
" 말 할 것없잖아요. 내 인생 내가 책임져야하는 것아닌가...?"
" 그냥 돌아가요. 이런 건 아니죠 우린 약혼만 한거에요"
" 그래도 상관없어요. 내 맘대 할거니깐 막지 말아요"
" 진짜 왜 이래요 예?"
그래도 양심은 있는가 보네...
잠시 침묵이 흘렀다.
" 나 그냥 여기 세워놓을건가요?"
"기왕 왔으니 들어와요"
정말 방은 너무 좁아서 사람만 살면 딱 좋을 방이었다.
말그대로 콧구멍만했다.
" 둘만 살면 딱이네요"
" 살림살이도 필요없겠네요? 그쵸?"
"...."
" 장롱두 필요없겠네요 들어갈 자리도 없구먼"
" 일단 집에 가세요 그리고 이따 저녁때 아버님 퇴근하시는 시간에 맞춰 내가 갈께요"
" 괜찮아요"
" 내가 불편해요"
그래도 고집을 부리면서 저녁때까지 있었다.
저녁무렵 아버지께서 퇴근하신 것같았다.
담장하나사이로 두 집은 언제든지 왕래가 가능했다.
난 그사람더러 그냥 있으라고 하고 나혼자
집으로 가서 안방으로 들어갔다.
" 엄마 아버지 이젠 내 맘대로 해도 되는거죠?"
" 무슨소리야?"
" 이젠 부모님께서 원하시는대로 다 됐잖아요.
그러니 내가 미리가서 살아도 되는거죠?"
" 너 미쳤니?"
" 아뇨 나 멀쩡해요~ 오늘부터 그 사람과 같이 지낼거에요"
" 안돼!"
" 왜 안돼요?"
" 그놈이 그러라구 하디?"
" 그 사람 뜻 아니에요 내가 너무 그 사람이 좋아서 못 견딜 것같거든요.
그래서 가려구요 이제 됐나요?"
갑자기 아버지께서 따귀를 한대 갈겼다.
난 눈을 부라리며 마구 대들었다
" 왜 때리는거죠? 아버지 원하시는대로 다 됐잖아요? 예?"
" 그래도 이건 안돼"
" 우습군요 왜 안되는지 이젠 내 맘대로 할겁니다. 참견하지 마세요"
그러면서 벌떡 일어나 난 방을 나와서 다시 그 옆집으로 향했다.
아버지께서 따라 나오시면서 내 팔을 잡아채시면서
" 너 왜 이러냐?"
" 내가 뭘?"
" 빨리 네방으로 가 알았니?"
난 할 수없이 내 방으로 들어갔다.
이튿날아침
어처구니없고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내 앞에 기다리고 있었다.